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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 기자회견 후 아스트로 아레나 TV와 단독 기자회견에 임한 김판곤 감독 @풋볼 보헤미안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최근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 김판곤 감독이 지난 20일 말레이시아 최대 스포츠 채널 아스트로 아레나 TV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2년 6개월 동안 말레이시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오던 김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임 발표는 말레이시아는 물론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사임 기자회견 직후 현지 스포츠 전문 채널과의 깊은 인터뷰에서 어떤 말을 남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울산 HD FC 감독 부임설 등 여러 현안에 대한 반응도 궁금했지만, 김 감독이 어떤 마음으로 말레이시아 사령탑으로 활동했는지를 알 수 있어 굉장히 의미 있는 인터뷰였다고 생각합니다. 약 40분 정도 되는 방송 인터뷰를 정리하는 것이 꽤 힘들었지만, 축구인 그리고 지도자 김판곤 감독을 알 수 있는 좋은 내용이라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꽤 긴 인터뷰이니 시간을 가지고 읽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올해 11월 예정된 AFF 챔피언십에 입으려 했다는 셔츠 입고 기자회견에 나선 김판곤 감독 @풋볼 보헤미안

“저는 이제 반(半) 말레이시아인이 된 것 같습니다.”
 
Q. 감독님, 현재 상황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사임 후 일상이 100% 바뀌었다고 들었습니다. 사임 후 일상은 어떠신가요?
“네, 조금 바뀌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사무실에 가기 위해 준비하곤 했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일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지금은 일어나도 일이 없어서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에요. 네, 그래서 지금은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Q. 지금 입고 계시는 셔츠는 올해 남겨두고 있는 두 대회(메르데카컵·2024 AFF 챔피언십)를 위해 마련하신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예. 지난 월드컵 예선 홈 경기(6월 대만전) 이후 생각했습니다. 말레이시아 팬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요. 그래서 말레이시아 전통적 디자인의 셔츠를 입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준비해봤는데요. 결국 이 셔츠를 대회에서 입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인터뷰에 입고 나왔고요. 다시 한번 팬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셔츠를 입고 있으면 팬들과 더 가까워지고 마음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좀 더 말레이시아인이 되신 것 같은가요?) 그런 것 같네요. 반(半) 말레이시안이 된 것 같습니다.”
 
Q. 기자회견 때 내일이 오면 이 결정을 후회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 후회하시나요?
“그런 것 같네요. 제 마음을 반으로 가를 수 없으니까요. 저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여기 있고 싶었고 말레이시아를 위해 더 많은 역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기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기서 멈추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했습니다. 그래서 후회감도 듭니다. FAM(말레이시아 축구협회) 스태프들과 제 국가대표팀 지원 스태프들을 그리워하게 될 것입니다. 울트라 말라야(대표팀 서포터스)도 그리워할 것이고요. 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후회할 것 같습니다. 다툭 하미딘 FAM 회장도 정말 그리울 것 같고요.”
 
Q. 쿠알라룸푸르에서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죠. 여기서 저를 돌봐주시고 지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시간을 보내고, 제가 좋아하는 레스토랑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홍콩으로 돌아가기 전에 먹고 싶습니다. 한 레스토랑에 가고 싶고, 또한 두리안 가게도 방문할 예정입니다. 네, 가능하다면요. 여기서 좋아하는 것들과 사진도 찍을 것입니다. 하늘이 맑고 구름이 많은 날씨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홍콩으로 돌아가기 전에 좋은 추억을 만들려고 합니다.”

말레이시아 감독 시절 @말레이시아축구협회

“현재 여러 제안을 받았습니다.”
 
Q. 많은 성과를 이루신 만큼 여러 팀에서 제안을 받으셨을 것 같습니다. 다음 행선지는 클럽인가요? 아니면 국가대표팀인가요?
“제 코칭 경력은 26년입니다. 한국에서 코칭을 시작했고, 26년 중 14년은 국가대표팀에 참여했습니다. 홍콩과 말레이시아에서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했고요. 한국에서는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일했었죠. 총 14년간 국가대표팀에서 일했고, 12년간 클럽에서 일했습니다. 음… 저는 국가대표팀을 더 선호하고 즐기는 것 같습니다. 매우 집중적이고 짧은 기간 동안 모두가 열심히 일하고 그 후에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까요. 클럽도 좋습니다. 매일 필드에 있고, 풀 냄새를 맡으며 선수들과 함께 걷고, 매주 개선할 수 있습니다. 차이점이 있겠지만, 저는 대표팀을 지도하는 걸 좀 더 즐겼습니다.”
 
Q. 혹시 틀렸다면 바로 잡아 주세요. 어쩌면 감독님은 다음 울산 감독님일 수도 있습니다.
“현재 저는 여러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무엇을 제안하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어떤 프로젝트로 저를 끌어들일 수 있는지 제안을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모든 세부 사항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프로젝트는 중요합니다. 그들이 열정적이고 예산을 가지고 있길 바라며, 저는 팀을 운영할 완전한 권한과 힘을 필요로 합니다. 제게 온 모든 제안이 최고 수준일 겁니다. 아마도 울산이 강력한 제안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결정 난 건 없습니다. 저 역시 그들에게는 후보 중 하나일 것이니까요. 아직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Q. 울산은 현역 시절 뛰었던 팀이었죠?
“제 친정팀입니다. 저는 28년 전에 선수로서 그곳에서 뛰었습니다. 선수로서 뛰다 28년 전에 울산을 떠났고, 전북 현대에서도 한 번 더 뛰고 은퇴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코치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말레이시아 선수단과 훈련하는 김판곤 감독 @말레이시아축구협회

“선수들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Q. 당신의 꿈과 커리어를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저는 큰 꿈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항상 어디를 가든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을 더 나은 사람, 더 나은 선수로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훈련을 하고 팀을 관리하면서 저 역시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물리적으로 이렇게 되고 싶다는 큰 꿈은 없습니다. 영감을 주는 사람,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만드는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게 제가 가진 지도자로서의 제 목표입니다.”
 
Q. 그런 아이디어를 말레이시아 대표팀에도 적용했나요?
“네, 어디를 가든 제 전술을 세우는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 측면도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선수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건 자신을 통제하고, 자기 동기부여가 강한 사람을 의미합니다. 그런 면모를 갖추는 게 앞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절반의 시간은 전술적, 기술적인 것을 가르치고, 나머지 절반은 그들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영감을 주고, 때로는 아무도 말하지 않아도 그가 느끼도록 합니다.”
 
“선수를 사랑합니다. 제가 선수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선수도 제게 무언가를 주기 위해 동기부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홍콩, 한국, 말레이시아 어디를 가든 많은 부분이 있습니다. 지난 2년 반 동안 믿을 수 없을 만큼 멋진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좋은 소리도, 애정 어린 소리도 들었고, 그런 관계와 시간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그런 관계를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Q. 농담 섞인 질문인데요. 대표팀 라커룸에서 모하마두 수마레 같은 선수는 늘 재미있는 캐릭터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경기 전에 선수들을 웃게 하는 선수가 누군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그럼요. 수마레는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는 친구죠. 모두가 그를 좋아합니다. 그의 캐릭터도 모두가 알고 있죠. 파이살 할림과는 마치 톰과 제리처럼 싸웁니다. 할림이 항상 이기고 수마레가 맨날 집니다. 우리는 그걸 보고 즐겼습니다. 훈련 캠프 내내 그들이 함께 웃으며 즐겼으니까요.”
 
“샤멜 쿠티 아바, 이 친구도 재미있는 선수입니다. 경기와 훈련 때는 진지하지만, 식사 후 팀 빌딩 게임을 하면 그저 장난꾸러기가 됩니다. 사파위 라시드도 그렇습니다. 이 선수는 동료들을 가까이 두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멋지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진 선수입니다. 우리는 좋은 캐릭터를 가진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 선수들이 많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말레이시아-한국전 경기 모습 @말레이시아 뉴스트레이츠 타임즈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한국전 3-3 무승부가 최고의 경기였던 이유
 
Q. 이 얘기를 하는 감독님 미소를 볼 수 있어 기쁩니다. 2년 6개월 동안 선수들과 함께 보낸 최고의 추억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 여러 순간이 있습니다. 최고의 순간은… 2022년 6월 아시안컵 예선 첫 경기에서 투르크메니스탄에 3-1로 승리한 것입니다. 믿을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우리는 게임을 통제하고 지배하고 싶다는 우리 팀 특성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공격적이고 강력한 모습을 보였고, 3-1로 이겼죠. 놀라운 경기였습니다. 이어 방글라데시를 이기고 43년 만에 AFC 아시안컵 본선행에 성공했습니다. 그때 경기 후 뒤풀이를 잊을 수 없습니다. 또 하나의 기억은 AFF 챔피언십 싱가포르전이었습니다. 그때 부킷 잘릴 경기장이 가득 찼었습니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때 한국전도 잊을 수 없습니다. FIFA 랭킹 22위 팀을 상대로 그런 경기를 할 수 있어 정말 상상도 못했거든요. 그때 우리는 먼저 실점했고, 후반에 동점과 역전골을 넣어 2-1로 앞서 갔습니다. 한 88분쯤까지 2-1로 앞서다가 2-2가 됐죠. 2-2로 경기를 마치고 싶었지만 후반 추가 시간에 페널티를 내줬습니다. (그때 그 결과에 행복해하는 유일한 한국인이 아니었을까요?) 물론 그랬겠죠. 제 한국인 스태프도 이 결과에 행복했고요. 경기가 끝나기 직전에 3-3이 되었고, 이 경기를 잊을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사람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 경기였기 때문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거의 포기할 상황에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말고 싸우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누군가는 힘들어하고, 누군가는 포기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그 경기는 그처럼 힘들어하는 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망이 있다면, 모든 영혼을 다한다면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 말이죠. 아이들이 책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울 수 있었던 경기였습니다. 그런 건 오직 국가대표팀만이 전달할 수 있죠. 이게 축구고, 이게 국가대표팀입니다. 그리고 이건 국가대표인 우리에게 주어진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이 순간을 제가 좋아하게 된 이유죠.”
 
Q. 처음 말레이시아에 왔을 때 어느 정도 계실 생각이었나요?
“사실 제 첫 목표는 4년이었습니다. 4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말레이시아 대중이 저를 좋아하는지, 저도 그들을 좋아하는지를 보고 결정을 내리려고 했습니다. 아시안컵 예선 결과가 좋아 좋은 분위기였을 때 우리 회장님이 더 오래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10년 동안 여기 머물고 싶었습니다. 이곳을 좋아하고 사랑합니다. 놀라운 시간이었습니다. 아름다웠습니다.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모든 파티가 저를 격려해 주었습니다. 심지어 정부도 제게 많은 지지를 해주고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오랫동안 여기 머물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2년 반만 하게 되었네요.”
 
Q. 그런데 감독님 2년 반은 성과를 내기엔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국가대표팀은 더 그렇죠. 대회도 많이 없었고요.
“대표팀 캠프에서 두 경기씩 하면 1년에 열 경기 정도밖에 안 됩니다. 뭔가를 성취하기 어렵고, 즉시 개선하기도 힘들죠. 그래도 저는 만족합니다. AFC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했고, AFF 챔피언십에서도 4강에 올랐습니다. 또,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최종예선 직전까지 나아갔죠. 이번 2차 예선 때 우리가 얻은 승점 10점은 말레이시아의 FIFA 랭킹을 올리는 데 좋은 기반이 될 것입니다. 제가 여기에 처음 왔을 때 154위였는데, 지금은 130위입니다. 자랑스럽습니다.”
 
“2년 반이라는 시간은 길진 않지만 제겐 아름다운 여정이었습니다. 결과를 떠나 대표팀의 특성을 바꿀 수 있어 기쁩니다. 저는 이게 가장 자랑스럽습니다. 우리는 매우 좋은 철학을 가지게 됐다고 봅니다. 이제 말레이시아는 중동팀이나 동아시아팀과 맞서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강하게 그들과 싸우게 되었습니다. 제가 말레이시아에서 세운 특성입니다. 그래서 자랑스럽고 행복합니다. 결과보다 더욱 그렇습니다.”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과 함께 하고 있는 김판곤 감독 @말레이시아축구협회

“먼 훗날 누가 알겠습니까? 언젠가 제가 이곳을 그리워할지 모릅니다.”
 
Q. 진심으로 다시 묻겠습니다. 우리를 떠날 준비가 되셨나요?
“네. 슬픕니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 삶의 끝이 아니고, 우리 관계의 끝도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 저는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도 제 유산은 여기에 있습니다. 제 마음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말레이시아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기회가 된다면 기여할 것입니다.”
 
“먼 훗날 누가 알겠습니까? 언젠가는 제가 이곳을 그리워할지 모릅니다. 돌아오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 순간 저는 팬들에게 매우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여러분도 그 결정에 놀랐겠지만, 모두가 미래를 기약했으면 합니다. 저는 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국가대표팀은 한 사람이 떠나더라도 흔들리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팬들이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만 보길 바랍니다.”
 
“모두가 FAM을 지원하고, 국가대표팀을 지원해야 합니다. 저는 다툭 하미딘 FAM 회장을 지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는 훌륭한 리더입니다. 그가 저를 지원했을 때 매우 확고하게 지원해 주었습니다. 그는 국가대표팀을 지원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또한 모두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슬퍼할 시간은 없습니다. 오늘만 슬퍼하고, 내일부터는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을 지원해야 합니다.”
 
“메르데카컵을 준비하고 AFF 챔피언십을 준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2회 연속 AFC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해야 합니다. 모두 집중해서 지원하길 바랍니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100%를 도와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지원입니다. 저는 간혹 우리 결과 때문에 일희일비할 때마다 슬펐습니다. 이런 건 지원이 아닙니다. 지지자는 내 마음을 100% 주는 것입니다. 비록 이기지 못하더라도 좋은 축구를 하지 않더라도 100%를 주는 것입니다. 이게 지지이자, 힘입니다. 저는 그런 울트라 말라야를 원합니다. 경기에서 졌을 때도 우리를 여전히 지지해주는 것, 그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Q.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에게도 큰 숙제가 아닐까 합니다. 당신의 유산을 이어가야 할 텐데, 쉽게 성공할 수 있을 거라 보시나요?
“그에겐 많이 힘들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이미 우리가 잘해낸 성과가 있으니까요. 일례를 들자면, 비슷한 상황이 베트남에서 있었죠. 베트남 감독(박항서 감독)이 큰 성공을 거두자, 그의 후임자는 큰 압박을 받았습니다. 정말 큰 압박이었죠. 그는 팬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성과를 내야 했습니다. 이런 압박을 파우 마르티에게 주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그에게 시간을 줘야 하고,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응원해야 합니다.”
 
“어느 정도의 압박은 그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너무 많은 압박은 그를 망치게 될 것입니다. 파우 마르티는 좋은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바르셀로나 출신이며 좋은 배경도 가지고 있습니다. 선수들, 그리고 남은 스태프들과도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죠. 저는 파우 마르티가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Q. 많은 이들이 감독님이 떠난다는 소식에 실망했습니다. 이별에 대해 한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이런 종류의 지지, 사랑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 애착이 느껴집니다. 저는 말레이시아가 저에게 많은 사랑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나는 모든 사람은 웃으며 저를 격려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감사하고, 감사하고,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해온 모든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부킷 잘릴 경기장에서 당신을 위해 싸웠고, 당신은 우리를 위해 싸웠습니다. 울트라 말라야와 팬들, 미디어, 정부, 말레이시아 축구협회 등이 그랬죠.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잊지 마세요.”
 
“저도 잊지 않을 겁니다. 매일 깊이 감사할 겁니다. 말레이시아를 위해, 국가대표팀을 위해 기도할 것입니다. 팬들도 축복받고 행복하기를 기도할 것입니다. 즐기길 바랍니다. 저에게도 이건 축제이자 기쁨입니다. 그래서 매우 감사합니다. 여기에는 많은 기쁨과 행복이 있었기에 잊지 않을 것입니다. 말레이시아 국민들과 울트라 말라야께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했습니다. 말레이시아 국민, 울트라 말라야, 모든 클럽들, 정부에게 감사드립니다.”

김판곤 감독과 애제자 파이살 할림 @말레이시아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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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전 말레이시아 감독과 그의 후임이 된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 @말레이시아축구협회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말레이시아 축구계는 최근 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놓은 김판곤 감독 후임 문제 때문에 꽤나 떠들썩합니다. 김 감독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2년 6개월 동안 수행했던 말레이시아 감독직을 ‘개인적 이유’ 때문에 그만두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현재 말레이시아 A대표팀은 김 감독을 곁에서 도왔던 스페인 출신 파우 마르티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한동안 이끌 계획입니다. 일단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 체제로 9월에 예정된 메르데카컵에 임할 것으로 보이는데,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이 정식 사령탑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때문에 말레이시아 내에서는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매체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술라이만 후신 쿠알라룸푸르축구협회(KLFA) 기술 이사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김판곤 감독의 후임으로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언급해 시선을 모았습니다. 술라이만 기술 이사의 견해는 이렇습니다.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은 김판곤 감독에게서 많이 배운 인물인 만큼 단기적으로는 적합한 인물입니다.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이 김판곤 감독의 유산을 이어받아 대표팀 전력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말레이시아 축구협회(FAM)는 우리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경험 많은 감독을 데려와야 합니다.”

2022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준결승에서 만났던 김판곤 감독과 박항서 감독 @베트남 PHAPUALT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을 더욱 수준 높은 팀으로 만들었습니다. 박항서 감독이 국가대표팀 감독이 된다면 필요한 지원을 받길 바랍니다. 나는 박항서 감독의 성격뿐만 아니라 실력적 측면에서도 적합한 후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의 접근 방식이 다소 가혹한 만큼 우리 선수들은 이에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베트남 사령탑에서 물러난 지 1년 6개월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지역에서 박항서 감독의 가치와 위상에 변함이 없음을 알 수 있는 주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김판곤 감독은 누구를 감독으로 세우는 것만큼이나 어떻게 지원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흥미롭게도 술라이만 이사처럼 베트남을 언급했습니다. 김판곤 감독은 지난 20일 말레이시아 최대 스포츠 채널 <아스트로 아레나>와 단독 인터뷰를 가져 말레이시아 사령탑으로 활동하며 느꼈던 소회를 남겼는데요. 이 자리에서 말레이시아 축구팬들에게 간곡한 당부를 남겼습니다.

“이런 상황은 베트남에서도 발생했습니다. 감독(박항서)이 성공을 거두자, 그의 후임자(필립 트루시에)는 큰 압박을 받았습니다. 그의 후임은 많은 압박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우리는 파우 마르티에게 그런 압박을 가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에게 성공할 시간을 줘야 합니다. 적정한 수준의 압박은 괜찮겠지만, 지나치면 그를 죽이게 될 것입니다.”

후임자가 제 색깔을 낼 수 있도록 인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레이시아 팬들에게 강조한 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과연 말레이시아 팬들은 김 감독의 후임자를 위한 부탁을 들어줄까요? 

이상 풋볼 보헤미안이었습니다.

말레이시아축구협회 건물 내에 있는 김판곤 감독의 사진 @풋볼 보헤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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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마시 감독 선임 소식을 알리는 캐나다 축구협회 @캐나다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대한축구협회가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홍명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이번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해 뒷말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어 이례적으로 타임라인까지 공개하며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하는데요. 대한축구협회가 공개한 내용 중 가장 시선을 모으는 대목은 미국 국적의 A감독, 즉 제시 마시 현 캐나다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대한축구협회는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여러 후보들과 면담 및 협상을 통해 최종 후보를 선정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쳤다라며 미국 국적의 A감독과 협상은 국내 거주 요건과 세금 문제로 결렬되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단 마시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의 기준에 상당히 부합하는 지도자였다는 건 인정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전술적 플랜과 지도 스타일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1순위 협상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협회는 해당 감독이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협상을 진행했다라고 협상 배경을 묘사했습니다.

이어 협상 초기에는 마시 감독 에이전트 측에서 연봉 규모와 국내 거주 요건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라며, “그러나 이후 세금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질의와 협상이 진행되었고, 결국 지연되었다. 협회 측 요청 시한이 지나 협상이 결렬되었고, 최종적으로 A감독 측은 국내 거주 문제와 세금 문제로 인해 감독직 제안을 포기한다고 회신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풋볼 보헤미안은 마시 감독에게 협상 결렬의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이 표현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대한축구협회가 마시 감독과 손을 잡을 생각이 있었으면, 감독과 합의점을 찾는 노력을 했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현안을 둘러싼 이견 차 때문에 협상이 계속 지연되다 결국 감독이 포기했다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는 건, 반대로 뒤집으면 협회의 허들이 지나치게 높았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면서 대한축구협회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외국인 감독들과의 면담을 통해 그들의 축구철학과 전술적 선택을 평가했다. 그러나 외국인 감독들의 철학이 협회의 기술철학과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홍명보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대표팀 운영 방안과 한국축구 기술철학 연계에 대해 논의한 후, 홍 감독을 최종 선임했다라고 홍 감독 선임 배경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어찌 됐든 일은 벌어졌고 현실적 측면에서도 사령탑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수렴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해명도 그리 매끄럽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해명 자체가 지금 필요한지도 의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또 마시 감독이 도마에 오르고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무적 감각이 전혀 없네요.

 

이상 풋볼 보헤미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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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전 이후 이장관 감독의 모습 @풋볼 보헤미안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이장관 전남 드래곤즈 감독의 성품은 정말 온화합니다. 현역 시절부터 늘 웃으며 팬들을 응대하는 것으로 유명했고, 지도자가 된 이후에도 그 자세는 변함이 없습니다. 팬은 물론, 프런트나 기자들에게도 진심으로 대합니다.

 

예를 들어, 이 감독은 전남 사령탑 부임 후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본인이 먼저 광양 지역 조기축구회를 찾아 연고지 축구팬들과 교류하려고 했습니다. 프로축구단이 지역민들에게 사랑받아야 한다는 그의 신념 때문이었습니다.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그리고 여유가 있다면 더 열심히 교류하면 프로로서 사랑받을 수 있다고 믿고 행동하고 있습니다. 또, 성적이 좋다면 더 큰 박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최근 그의 표정이 좋지 않습니다. 20일 부산 아이파크전 2-3 패배 이전까지 11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며 FC 안양과 함께 2024시즌 K리그2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전남의 상황을 생각하면 그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이 이해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남의 홈 관중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성적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지금, 그는 기뻐해야 할 시기입니다.

 

그럼에도 그의 말에는 진한 아쉬움이 배어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처럼 승승장구하는 현실 때문에 더 큰 상실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말을 했을까요?

 

“저희들은 꾸준히 잘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장 언급하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관심 받지 못하는 우리 팀, 관심 받지 못하는 우리 스태프, 저 포함해서 관심 받지 못하는 우리 선수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끈끈한 힘으로 뭉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2위를 달리고 있지만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게 자극이 됩니다. (중략)”

 

“비록 오늘 2-3으로 졌지만, 선수들이 그래도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건 큰 힘이 됩니다. 아까 관심을 받지 못하는 걸 얘기했지만, 우리 지역민들의 사랑을 대신 더욱 많이 받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미디어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 지역의 많은 분들이 우리를 주목해주시고 있으며, 많은 팬들이 우리 경기를 찾아주시고 계십니다. 앞으로 더욱 지역 팬들과 함께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는 지난 720일 광양 축구전용구장에서 있었던 부산 아이파크전 이후 그의 소감 중 일부입니다. 참고로 경기 전에도 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그는 전남에 대해 좋은 성적을 내고 훌륭한 경기를 해도 관심 받지 못하는 팀, 주목 받지 못하는 팀이라고 말하며 강한 유감을 표했습니다.

 

취재하는 입장에서, 심지어 전남 드래곤즈에 자주 출입하고 관심을 가지는 입장에서 그의 말은 뼈아프게 느껴졌습니다. 섭섭하다기보다는 미안함이 더 컸습니다.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연맹이 주관했던 K리그 동계 훈련 미디어 캠프. 구단별로 꽤 편차가 심했던 기억이… @풋볼 보헤미안

그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현상은 비단 전남만의 일이 아닙니다. 남부권 클럽들의 홍보 관계자들은 좀처럼 찾아주지 않는 취재진들의 분위기에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남부 지역 클럽들이 수도권 팀에 비해 지리적 약점이 있어 미디어의 조명을 덜 받는다는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요즘은 유독 심합니다. 한두 명이라도 있으면 다행이고, 아예 기자가 없을 때도 심심찮게 있습니다. 그래서 종종 몇몇 구단 홍보 직원들은 기자들에게 와 달라며, 아마도 속이 무척 쓰릴 부탁을 하기도 합니다.

 

K리그1 다툼을 벌이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HD FC도 수도권에 비해 현장을 찾는 기자들이 극히 적은데, 하물며 K리그2는 오죽할까요? 그나마 전남은 최근 지역지 기자들이 의욕을 가지고 현장을 찾는다고 해 다행이지만, 일부 팀들은 그마저도 없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혹자는 김영란법이 시행된 후, 기자들의 숙박을 지원해주던 구단의 홍보 정책이 사라지자 기자들의 발길이 끊겼다고 말합니다. 기자 한 명이 현장을 찾는 데 따른 비용적 부담이 커지자 언론사들이 기자들에게 현장 취재 업무 지시를 하지 않거나 기피한다는 얘기입니다.

 

또한, 현장 취재가 무의미하다는 인식이 기자들 사이에 퍼졌습니다. 현장을 돌아다니며 취재원과 교류하고 좋은 정보를 찾아 팬들에게 제공하는 전통적인 업무 방식은 이제 고지식한 일로 여겨지는 것같습니다. 경기 취재? 현장에서 경기를 보고 쓴 몇몇 기사를 우라까이(베껴쓰기)’ 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분위기도 있으며, 이런 기사들이 현장 기자들의 기사를 제치고 포털 뉴스 상단에 오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현장 기자들의 의욕을 꺾는 상황이죠.

대전 월드컵경기장을 찾았던 어느날 @풋볼 보헤미안

또한, K리그 경기 취재보다는 커피 한 잔 하며 손흥민 외신 기사를 받아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여기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분위기는 완전히 자리 잡았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기획 기사나 인터뷰로 승부를 보던 기자들이 제법 있었는데, 요즘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럴 에너지에 다른 것을 하라는 얘기죠.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그래도 직접 취재해서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기자로 유명합니다. 그는 기자입니다. 그런데 로마노의 정보를 마치 올림픽을 하듯 1초라도 빨리 받아쓰는 것을 기자의 소양이라고 여기는 이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발로 뛰어 취재한 K리그 기사보다 소셜 미디어나 해외 축구 사이트에서 긁어 온 기사가 더 잘 팔립니다. 그래서 발로 뛰어 취재하겠다고 하면 쓸데없는 회사 비용을 사용하는 '내부의 적'이 되는 기묘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요컨대 효율성 측면에서 현장 취재보다는 이런 기사가 더 낫다고 여기는 분위기가 이미 자리 잡았다는 얘기입니다. 비단 풋볼 보헤미안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어쩌다 보니 깊은 얘기까지 하게 되었는데, 미디어가 이런 상황이니 15년 전 허정무 감독이 전남을 이끌고 FA컵 우승했던 시절만 해도 광양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던 기자들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이 당연한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 감독이 설령 K리그1 승격을 이루고 코리아컵 같은 대회에서 우승한다고 해도 광양에 현장 취재 기자가 자주 찾아올까요? 안타깝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상황이 옳다고 볼 수 없습니다. 정상적이지도 않죠. 이 감독이 느꼈을 상실감도 충분히 이해됩니다. 저도 이런 미디어 환경이 과연 정당한지 회의감이 듭니다. 세상이 변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변해서는 안 될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 분위기를 보면 제가 틀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답답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상, 풋볼 보헤미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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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 위도도 대통령에게 인사하는 신태용 감독 @보이스 오브 인도네시아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엄청난 대우를 약속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약 한 달 동안 한국에서 휴식을 취한 신 감독은 오는 24일 자카르타로 돌아가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직무를 이어갑니다.

그런데 신 감독이 이번 귀국 때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커다란 선물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신 감독에게 이른바 '골드 비자'를 수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른바 A1이라는 등급으로 알려진 이 골드 비자는 최근 인도네시아 축구의 돌풍을 연출했던 신 감독의 편안한 입출국과 인도네시
아 현지 체류를 돕기 위한 외교적 조치입니다.

신 감독은 향후 5년 동안 한국과 인도네시아를 오가면서 인도네시아 체류 허가 서류를 따로 챙길 필요가 없습니다. 이를테면 인도네시아 출입을 위해 반드시 작성 제출해야 할 인도네시아 단기 체류 비자 전자 서류를 따로 처리하지 않고 쉽게 입출국을 할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머물 때 원하는 만큼 체류가 가능합니다. 또한 이 골든 비자를 소지할 경우 특권적 혜택도 정부 차원에서 보장합니다.  사실상 영주권을 부여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실로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엄청난 혜택을, 위도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신 감독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굉장히 크다 할 수 있겠습니다. 당연히 신 감독의 인도네시아 내 위상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신 감독은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2024 AFC U-23 아시안컵 준결승 등 여러 성과를 내면서 현재 인도네시아 축구의 대부로 올라선 상태입니다. 인도네시아가 현재 동남아 지역 내에서 최고의 축구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절대적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6월 인도네시아와 재계약을 한 바 있습니다.

재계약에 이어 골드 비자까지, 아직 만들어나가야 할 업적이 많은 신 감독이지만 그 위상은 실로 2002년 한국의 거스 히딩크 감독에 견줄 만하다는 느낌마저 줍니다.

이상 신 감독 소식이었습니다. 풋볼 보헤미안이었습니다.

신태용 감독 @보이스 오브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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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선수가 된 야고를 만났습니다. @풋볼 보헤미안

풋볼 보헤미안 터뷰

 

울산 HD FC FW

야고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울산 HD FC 유니폼을 입은 야고는 2024시즌 K리그 여름 이적 시장을 뜨겁게 달군 선수 중 한 명으로 기억될 겁니다. 강원 FC의 돌풍을 선봉에서 이끌었던 야고가 빅 클럽인 울산으로 오는 과정에서 여러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죠. 과연 강원에서 보인 훌륭한 퍼포먼스가 울산 유니폼을 입고도 재현될 수 있을지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몰렸습니다. 특히 여름 이적 시장 때 마틴 아담을 잃어버린 울산 팬들은 야고가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일지에 대한 궁금증이 컸을 겁니다.

 

야고가 드디에 베일을 벗었습니다. 지난 17일 저녁 7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벌어졌던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선발로 출격해 울산 공격을 이끌었습니다. 골은 없었고, 세 차례 결정적 찬스를 놓쳐 팬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는데요. 어떻게든 골을 넣으려고 하는 야고의 모습에 울산 팬들은 질타보다는 웃음으로서 받아주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경기 직후 야고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지금 야고는, 행복합니다.

데뷔전 후 야고 @울산 HD FC

Q. 인천 유나이티드전을 통해 울산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경기 소감부터 듣고 싶네요

우선 오늘 경기에 대해서는 정말 뭐라 할 말이 없을 만큼 정말 완벽한 경기라고 표현할 수 있겠고요. 제가 비록 골은 넣지 못했지만 그래도 저희들이 가고자 하는 그리고 이제 다음 세미파이널에 꼭 진출을 했기 때문에 저로서는 정말 만족스럽고 방금 말했다시피 정말 완벽한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Q. 울산 선수들과 처음 호흡을 맞추었는데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2주 동안 함께 훈련하며 동료들이 많은 응원을 해주어었요. 서로 믿음을 주고 받았기 때문에 오늘도 긍정적인 요소가 경기에서 나왔던 것 같습니다. 이런 것들이 계속 되풀이된다면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농담인데 오늘 집에 돌아가면 잠을 못잘 것 같아요. 결정적인 찬스를 세 개나 놓쳤잖아요.

“(웃음) 일단 공격수로서 이렇게 미스를 한 것에 대해서 그리고 공격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 아쉬운 일이죠. 그래도 분명히 다음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다음 기회에 꼭, 제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골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의 최고 목표는 우리 팀의 승리이고요. 그것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습니다. 물론 골을 못 넣은 것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아쉽다고 표현을 할 수 있지만, 골은 분명히 자연스럽게 나올 겁니다. 그래서 부담은 없고, 분명히 다음 경기에서 꼭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역시 가벼운 농담인데, 심판이 마지막에 옵사이드 했을 때 정말 조금 미웠죠? 그 짧은 순간에 말이에요.

그 순간에는 정말 너무나 행복했어요(웃음). 그 분이 밉진 않았지만, 그래도 정말 아쉬웠던 순간입니다. 앞으로 최선을 다할 테니 그것만 더 집중하려고 해요.”

 

Q. 팀 내 경쟁 얘기를 해볼게요. 주민규는 지금 한국 국가대표이며, 전임자인 마틴 아담은 헝가리 국가대표였던데다 울산에 우승을 안긴 골을 넣은 선수라는 점에서 상징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비교가 될 것 같은데 자신 있나요?

이런 경쟁은 정말 빅 클럽의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경쟁은 울산뿐만 아니라 어느 팀을 가더라도 경쟁은 항상 있기 마련이죠. 우선은 이렇게 멋진 선수들과 같이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정말 좋고요. 그리고 이제 각 선수마다 특징이 있고 개성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존중을 하다 보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고, 서로 협력하면서 경기를 뛰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울산에 정말 어렵게 왔으니까 정말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메시지를 남긴다면?

울산에 오게 돼서 정말 너무나 행복하고요. 그리고 제가 앞서 관중들 앞에서 마이크 잡고 얘기했듯이 정말 팬들이 좋아할 만한, 기대할 만한 그런 결과들을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잠깐 행복했었다네요. @울산 HD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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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취임식을 가진 조성환 감독 @부산 아이파크

풋볼 보헤미안 터뷰

 

부산 아이파크

조성환 감독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최근 한국 축구계를 뒤덮고 있는 굵직한 이슈가 워낙 많아 가린 감이 있지만, K리그에서 손꼽힐 만한 소식이 있다면 아마 조성환 감독의 거취였을 듯합니다.

 

조성환 감독은 인천에서 환상적인 4년을 보냈습니다. K리그1 잔류를 걱정하던 팀을 이끌고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안기며 인천 팬들의 자부심을 안겼죠. 올해는 꽤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었는데, 지난 75일 갑작스러운 사임 소식을 팬들에게 전해 안타까움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김천 상무와 홈 경기에서 헹가래를 받으며 눈물의 이별을 알렸습니다.

 

4년 동안 인천과 함께 앞만 보고 달렸던 지도자이기에 한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듯했습니다. 그런데 9일 뒤, 조성환 감독은 놀랍게도 부산 아이파크의 새 사령탑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토록 빨리 재취업을 하는 경우가 없었기에 팬들 사이에서도 좀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지난 16일 부산 클럽하우스에서 공식 취임식을 가진 조 감독을 만났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부산과 함께 생애 첫 K리그2에 도전하는지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조성환 감독과 이별을 알리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공지 @인천 유나이티드 소셜 미디어

재충전하려다 부재 중 전화를 받고 부산행

 

Q. 부산에서 만나니 반갑습니다. 부산 사령탑 취임 소감부터 부탁드립니다.

전통을 가지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 25대 감독으로 취임하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여기 온 목적과 이유를 달성해 팬 여러분께 즐거움과 행복을 드리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도전을 택한 만큼 모든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Q. 이 질문부터 먼저 하고 넘어갔으면 합니다.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9일 만에 부산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갑작스러운 사임과 결과적인 측면에서 이적이 되었는데 어떤 일이 있었나요?

인천의 변화를 위해서 제가 좋게 사퇴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저도 당분간 재충전을 하고 싶었고, 휴식을 취하며 제가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구상하고 있었죠. 쉴 때, 제게 정말 많은 격려 메시지가 왔습니다. 이렇게나 사랑받았나 싶을 정도로 많이 연락을 받았죠. 그런데 사실 모르는 전화번호가 몇 개가 있었어요. 모르는 전화번호를 받으면 실례가 될 수 있잖아요? 전화를 걸었는데 제가 누구세요 하면 실례잖아요. 그런데 문자로 김병석 부산 아이파크 대표님이 전화 한 통 부탁드린다고 다시 연락이 왔어요.”

 

전화를 통해 이야기가 진행됐어요. 그때 부산의 철학과 비전을 말씀해주셨고요. 고민 끝에 얻은 결론은 재충전보다는 한번 여기서 초심으로 돌아가서 새롭게 도전을 해보는 게 해보고 싶었습니다. 만약 제안이 K리그1에서 왔다면 고민도 했겠죠. 구단과 얘기를 했었을 것이고, 무엇보다 도의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럴 자신도 없었고요. 인천에서 4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인천을 상대로 게임을 한다는 경기를 한다는 거는 저는 좀 많이 두려웠습니다. 물론 1부에서 오퍼가 오진 않았지만 올까봐 많이 두려웠습니다.”

 

, 부모님께서 또 가까이 계시고 좀 연로하십니다. 모든 어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또 잃을 수 있는 부분들이지만, 모든 목표와 상황이 부합해 이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Q. 4년 동안 인천에서 활동하며 많이 지쳤을 텐데 워커홀릭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며, 프로는 결과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인천 팬들에게도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조성환 감독 @부산 아이파크 소셜 미디어

K리그2는 처음, 쉬운 무대라고 생각한 적 없어

 

Q. K리그2는 프로 지도자 커리어 중 처음입니다. 어떤 무대인 것 같나요?

지금 순위가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아요. 거의 갭이 없죠. 어떻게 보면 우리가 지금 9위를 하고 있지만, 엊그제 경기에 1위 팀 안양과 경기해서 2-0으로 이겼죠. 물론 K리그1K리그2든 변수가 많고 전력의 격차가 또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어떻게 경기에 임하느냐에 따라서 또 그 결과도 또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K리그1이든 K리그2든 감독으로서 느끼는 애로사항과 힘든 부분이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코치들이나 아니면 분석관들과 함께 짧은 시간 내에 팀을 더 잘 파악하는 게 실패를 줄이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말씀하신대로 K리그2에서는 경쟁의 강도가 다릅니다. 누구나 1위가 될 수 있습니다. 가장 강력한 승격후보라는 수원 삼성도 저렇게 힘든 싸움을 벌이기도 합니다.

저는 K리그2라고 해서 쉬운 무대라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여기가 더 어떻게 보면 치열하고 어렵고 힘든 곳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임하면 두려울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북 현대 U-18(전북 영생고) 창단했을 때 얘기를 하자면, 아무 것도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도 결과를 이뤄냈던 경험도 있습니다. 그런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겠습니다. 이곳의 구성원들이 저를 많이 도와줄 거라 생각합니다. 함께 만들어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Q. 부산 데뷔전이 현재 11경기 연속 무패인 전남 드래곤즈를 상대하는 원정 경기인데, 부담스럽지 않나요?

할 수 없다고만 생각하면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있게 승부에 임해야죠. 전남이 2위이긴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1위 팀(안양)도 이겼습니다. 못할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 선수들이 남은 준비 기간 동안 어떤 준비를 하느냐, 그리고 어떤 자세로 임하느냐는 생각으로 임해야 합니다. 47일 우리가 0-1로 졌죠? 그렇다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경기 결과에 대한 걱정이 많다? 그래서 두렵다? 그러면 결과를 못 만들어냅니다.”

인터뷰 중인 조성환 감독 @부산 아이파크

인천에서 그랬던 것처럼 부산 팬들에게도 좋은 선물 드리고 싶다

 

Q. 그렇다면 부산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영상으로 경기를 좀 봤고요. 안양 원정 경기를 직접 가서 봤습니다. 기술적으로 상당히 좋은 선수라고 생각하고, 제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보태고 싶습니다. 선수들의 멘탈을 잘 아우르고, 매니지먼트 측면에서 선수들을 잘 관리하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Q. 그렇다면 선수들의 마인드셋은 어떻게 변화시킬 생각이신지?

강해져야죠. 프로 축구에서는 체력이 중요하지만, 그보다 멘탈이 더 우선한다고 봅니다. 우리는 챔피언이 아니고, 1위 팀이 아닙니다. 그래서 도전하는 자세로 승부해야만 합니다. 더욱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고 훈련도 열심히 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 점을 더 선수들에게 주문하고 싶습니다.”

 

Q. 부산이 오랜 역사와 화려했던 과거에 비해 현재는 조금 아쉬운 감이 있는 팀입니다. 인천처럼 달콤함을 전해주실 수 있을까요?

도전해서 성취를 이루면 그 쾌감은 감독으로서 정말 크죠. 그래서 인천 팬들에게도 감사한 게 제게 좋은 추억을 많이 주셨기 때문입니다. 지금껏 살아오며 많은 일이 다 기억에 남지 않지만 그때는 기억에 남습니다. 그래서 부산 팬들에게도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요. 이번에 안양 원정에 정말 많은 팬들이 오셨더라고요. 부산 팬들에게도 좋은 추억을 남겨드리고 싶습니다. 반드시 그리 되도록 하겠습니다.”

 

Q. 올해는 팀을 알아가는 시즌으로 여겨야 할까요? 아니면 곧바로 순위 경쟁하실 생각이신가요?

카메라가 이렇게 돌고 있는데 어떻게 그걸 얘기해야겠습니까. 하하. 일단 저는 선수들에게 얘기했습니다. 특히 주장인 이한도 선수에게 목표가 무엇인지 물었는데요. 승격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승격할거냐고 되물었어요. 말 그대로 목표만 잡지 말고 승격을 위해 디테일하게 어떻게 준비할지 고민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자랑삼아 얘기한 게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다이렉트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요. 그리고 플레이오프라는 다른 길도 있죠. 아직 우리에게도 길이 열려 있으니 노력하자고 얘기했습니다. 물론 저 혼자 이런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되죠. 모든 구성원이 그래야 합니다. 우리의 목표가 승격이라면 올해부터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년에 승격할 수 있다는 보장이 어디 있습니까?”

 

Q. 부산 팬들이 기대가 큰 듯합니다. 팬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남겨주세요.

기대가 크신 걸 압니다. 저도 책임감이 있어야 하고요. 프로스포츠에서 팬이 없으면 우리가 존재할 수 없다고 봅니다. 저는 단순히 성장하고 커리어를 키우기 위해서 온 게 아닙니다. 팬들의 간절한 바람과 꿈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충족시켜드리려고 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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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감독 @말레이시아축구협회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김판곤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오늘 아침자 기사로 모처럼 단독 터뜨렸는데, 팔로업 기사가 많이 따라오네요. 어쨌든 이후 울산 HD FC 감독직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급물살이라는 게 이런 느낌인 건가요?

 

어쨌든 혹시나 있을 수도 있으니, 김판곤 감독과 관련한 현재 상황에 대해 제가 아는 바를 조금 설명을 드릴까 합니다. 지난해 11월과 불과 한 달 전, 두 차례 김판곤 감독을 말레이시아 현장 취재했던 처지에서 그에게 들었던 얘기를그리고 작년 10월 이후 알게된 말레이시아 기자들을 통해 들은 얘기를전부 다, 전해드리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알아도 크게 문제없는 TMI 수준의 얘기만 일단 해보려고 합니다. 울산은, 가는지 안 가는지 모릅니다. 감독님이 저한테도 블러핑을 하셔서 하하. 여하튼 제가 아는 말레이시아의 김판곤 설명드리겠습니다.

하미딘 모흐드 아민 말레이시아축구협회 회장 @인도네시아 매체 인도스포츠

1. FAM(말레이시아축구협회) 회장과 불화?

단언하건데 이건 절대 사실이 아닙니다. 다툭 하미딘 회장은 김판곤 감독을 직접 선임한 사람입니다. 김 감독은 5월 카타르 도하에서 저와 만났을 때 셀랑고르 서포터스로 시작해 구단 직원, 구단 대표, 협회 사무총장을 거쳐 협회 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인 하미딘 회장의 이력과 어떻게든 도와주려는 하미딘 회장의 지원에 굉장히 감사했습니다. 실제로 하미딘 회장은 김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만류했습니다. 김 감독은 사임 기자회견에서 총 네 번 그만두고 싶다고 말한 끝에 허락을 받았다고 직접 언급했습니다.

 

툰쿠 이스마일 이드리스 조호르주 왕자 @말레이시아 매체 하이퍼 MY

2. 조호르 다룰 탁짐 구단주인 조호르주 왕자 툰쿠 이스마일 이드리스와의 관계

이건 확실하게 안 좋았습니다. 김 감독은 조호르주 왕자인 툰쿠 이스마일 이드리스가 소유한 조호르 다룰 탁짐에 여러 차례 방문해 대표팀 운영에 대한 협조를 구했지만 그는 꿈쩍도 안했습니다. 말레이시아 기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툰쿠 이스마일 이드리스는 말레이시아의 직전 집행부의 수장인 회장을 맡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독단적 협회 운영에 들고 일어선 말레이시아 축구팬들의 거센 항의 때문에 16개월 정도 재임하다 불명예스럽게 물러나야 했습니다.

 

툰쿠 이스마일 이드리스는 떠나면서 자신의 밑에서 일했던 하미딘 사무총장을 회장으로 남겼습니다. 이후 대표팀 운영에 강력하게 방해하고 있었다는 게 말레이시아 기자들의 설명입니다. 왜냐하면 현 집행부의 성공, 특히 대표팀의 성공은 그의 권위와 위상에 커다란 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툰쿠 이스마일 이드리스는 염산 테러를 당한 말레이시아의 한국전 영웅 파이살 할림의 테러 배후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일종의 음모론인데요. 이와 관련된 포스팅은 일전에 남겨놨습니다. 링크로 설명을 대신할게요.

 

김판곤 감독과 파우 마르티 코치 @말레이시아 매체 아스트로 아레나

3. 스페인 출신 수석 코치 파우 마르티와 그의 코칭스태프

일단 김 감독만 떠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축구협회가 새 감독을 선임했을 때, 그들이 김 감독의 스태프와 함께 일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동반 퇴진을 하게 되면 혼란이 커질 것 같아 김 감독만 일단 나오는 모양새인데, 김 감독이 제게 내가 볼 때 한국에서 최고의 실력을 지닌 친구들로 말레이시아로 데려왔다라고 여러 차례 칭찬했던 걸 떠올리면 여건이 된다면 다시 함께 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파우 마르티 코치, 몇몇 분들이 이력을 살피고 바르셀로나 B팀 수석코치라는 이력에 큰 관심을 보이는 걸 커뮤니티에서 봤습니다. 실제로 파우 수석코치는 김 감독이 정말 공들여서 수혈한 외부 자원입니다. 어느 정도냐고요? 본인 연봉의 일부를 잘라서 말레이시아로 데려왔다고 말씀드리면, 김 감독의 신뢰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겠죠?

 

김판곤 감독 @말레이시아축구협회

4. 트렌드를 얼마나 잘 쫓아가는가?

김 감독은 한국에서 게임 모델의 중요성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 거의 첫 번째의 인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억하시겠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 선임 당시에도 그 게임 모델을 정말이지 강조했었죠. 김 감독은 벤투 감독이 한국에서 재임했을 때, 그리고 월드컵 이후 떠났을 때 게임 모델의 일부를 가져가서 말레이시아에서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트렌드와 관련해서는 정말 공부하는 지도자가 맞습니다. 김 감독과 함께 일했던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의 비디오 분석관은 말레이시아 축구와 상관없는, 유럽 선진 축구와 관련한 트렌드 보고를 최소 월 1~2회는 하라는 명령을 받고 일했습니다. 참고로 대충 보고만 했다가는 크게 혼날 수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김 감독이 경기를 보거든요. K리그도 시간 날 때마다 계속 체크했습니다.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정효 감독이 K리그에서 선풍적인 돌풍을 일으킬 때 단번에 로베르토 데 제르비 브라이튼 감독에게서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고 대뜸 반응했던 건 바로 이런 것 때문입니다.

 

여튼 어느 팀에 갈지 모르겠지만, 김 감독의 다음 큰 도전에도 언제나 행운이 따르길 바랍니다.

사임 기자회견에 나선 김판곤 감독 @말레이시아 매체 가제타 말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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