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보헤미안 人터뷰
울산 HD FC
FW 윤일록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프로 축구 선수 입장에서 포지션 변경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성장 과정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하며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위치를 찾기도 하지만, 이런 시도는 주로 프로 커리어 초창기에서 그칩니다. 팀 사정상 가끔 맞지 않는 포지션에서 뛰어야 할 때도 있지만, 보통 이런 시도는 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프로는 이미 기량이 완성된 선수들이 경쟁하는 무대이기 때문에, 포지션을 바꾸는 선수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습니다. 본래 뛰어야 할 포지션에서는 기량을 인정받지 못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24시즌 울산 HD FC에는 이런 통념을 깨뜨리며 선전하는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윤일록입니다. 2011년 경남 FC에서 데뷔해 FC 서울, 요코하마 F. 마리노스, 제주 유나이티드, 몽펠리에를 거쳐 2021년부터 울산에서 뛰고 있는 윤일록은 K리그에서 한때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았던 측면 공격수였습니다. 하지만 2024시즌 그의 자리는 날개가 아닌 라이트백, 오른쪽 측면 수비수입니다.
윤일록에게는 이 위치가 상당히 어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풋볼 보헤미안을 만났던 윤일록 본인도 이 포지션에서 뛸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울산에서 팀 내 입지를 다지기 위해, 무엇보다 경기에 나서고 싶다는 열망 때문에 과감히 포지션을 바꾸었습니다.
꽤나 어려운 임무를 부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윤일록은 다행히도 팬들의 박수를 받을 만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윤일록은 과연 어떤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포지션에서 뛰고 있을까요? 2024년 8월 1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구 FC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이후, 윤일록과 나눈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Q 대구전 승리 축하합니다. 소감은?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 휴식기 동안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감독님이 바뀌면서 준비할 시간이 있었고, 그 결과를 오늘 경기에서 보여줄 수 있어 좋은 경기였다고 생각합니다.
Q 베테랑으로서 여러 시즌을 뛰어봤겠지만 윤일록 선수에게는 올해처럼 힘든 시즌은 없을 것 같아요. 새로운 포지션에서 뛰고 있으니까요.
솔직히 말하면 작년이 더 힘들었던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어떤 포지션에서든 경기에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새로운 포지션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면서 동기부여가 되었고, 점차 몸 상태가 좋아지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이 나이에 포지션 변경할 거라 생각했나요?
솔직히 말해서 포지션 변경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체력적인 부분은 아직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점차 적응하고 있습니다. 바뀐 포지션에 점점 맞추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설영우의 자리를 대신하는 거라 다소 부담이 있을 듯한데요.
(설)영우가 팀에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며 사랑받아온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면 점차 적응도 되고,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팬들도 응원해주실 거라 믿으며,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Q 지금도 훌륭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어야 ‘라이트백’ 윤일록이 완성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솔직히 말해서 지금은 수비든 공격이든 제가 할 수 있는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큽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김판곤 감독 부임 후 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을 것 같아요.
모든 선수들이 훈련할 때마다 감독님 스타일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이 단합이 더 잘 되고, 감독님 스타일에 맞추려고 말도 많이 하면서 팀이 조금씩 더 끈끈해지고 단단해지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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