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12대 사령탑으로 최근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김판곤 전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했습니다. 울산은 김판곤 감독이 성적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성장을 도모하고 발전을 이끄는 거시적 관점을 가진 지도자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습니다. 김판곤 감독도 울산 보도자료를 통해 취임 소감을 밝혔습니다.
“울산의 상황과 전력에 가장 적합한 게임 모델을 제시하고, 울산만의 플레잉 스타일을 확립하여 빠르게 경기력과 성적을 확보하겠다. K리그에서 처음으로 정식 감독을 맡게 됐는데, 긴장과 기대가 공존한다. 먼 길을 돌아온 느낌도 있지만, 그만큼 성숙한 경기력을 한국 축구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 - 김판곤 감독, 2024년 7월 28일 울산 HD 보도자료
김판곤 감독은 29일 한국으로 돌아와 울산에 합류한 후 본격적으로 선수단을 지도할 예정이며, 오는 8월 5일 오전 11시 서울 아산정책연구원 1층 강당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입니다. 김판곤 감독의 K리그 정식 감독 데뷔전은 오는 8월 10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예정된 하나은행 K리그1 2024 26라운드 대구 FC전입니다.
김판곤 감독이 직접 언급했듯, K리그 팀을 이끄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 감독은 과거 부산 아이파크에서 세 차례 감독 대행을 맡아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마다 뛰어난 지도력과 좋은 성과를 내며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또한, 지난 2011시즌 경남 FC에서 최진한 감독을 보좌하는 수석 코치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식 감독으로 K리그 무대를 누비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심지어 K리그1 디펜딩 챔피언인 울산의 지휘봉을 맡았다는 점에서 엄청난 도전이 될 듯합니다. 해외가 아닌 한국에서도 ‘판곤 매직’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8월 10일 대구전부터 김판곤 감독에게 몰릴 시선이 대단히 뜨거울 것으로 보입니다.
사임 기자회견 후 아스트로 아레나 TV와 단독 기자회견에 임한 김판곤 감독 @풋볼 보헤미안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최근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 김판곤 감독이 지난 20일 말레이시아 최대 스포츠 채널 아스트로 아레나 TV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2년 6개월 동안 말레이시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오던 김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임 발표는 말레이시아는 물론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사임 기자회견 직후 현지 스포츠 전문 채널과의 깊은 인터뷰에서 어떤 말을 남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울산 HD FC 감독 부임설 등 여러 현안에 대한 반응도 궁금했지만, 김 감독이 어떤 마음으로 말레이시아 사령탑으로 활동했는지를 알 수 있어 굉장히 의미 있는 인터뷰였다고 생각합니다. 약 40분 정도 되는 방송 인터뷰를 정리하는 것이 꽤 힘들었지만, 축구인 그리고 지도자 김판곤 감독을 알 수 있는 좋은 내용이라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꽤 긴 인터뷰이니 시간을 가지고 읽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올해 11월 예정된 AFF 챔피언십에 입으려 했다는 셔츠 입고 기자회견에 나선 김판곤 감독 @풋볼 보헤미안
“저는 이제 반(半) 말레이시아인이 된 것 같습니다.”
Q. 감독님, 현재 상황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사임 후 일상이 100% 바뀌었다고 들었습니다. 사임 후 일상은 어떠신가요? “네, 조금 바뀌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사무실에 가기 위해 준비하곤 했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일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지금은 일어나도 일이 없어서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에요. 네, 그래서 지금은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Q. 지금 입고 계시는 셔츠는 올해 남겨두고 있는 두 대회(메르데카컵·2024 AFF 챔피언십)를 위해 마련하신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예. 지난 월드컵 예선 홈 경기(6월 대만전) 이후 생각했습니다. 말레이시아 팬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요. 그래서 말레이시아 전통적 디자인의 셔츠를 입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준비해봤는데요. 결국 이 셔츠를 대회에서 입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인터뷰에 입고 나왔고요. 다시 한번 팬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셔츠를 입고 있으면 팬들과 더 가까워지고 마음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좀 더 말레이시아인이 되신 것 같은가요?) 그런 것 같네요. 반(半) 말레이시안이 된 것 같습니다.”
Q. 기자회견 때 내일이 오면 이 결정을 후회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 후회하시나요? “그런 것 같네요. 제 마음을 반으로 가를 수 없으니까요. 저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여기 있고 싶었고 말레이시아를 위해 더 많은 역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기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기서 멈추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했습니다. 그래서 후회감도 듭니다. FAM(말레이시아 축구협회) 스태프들과 제 국가대표팀 지원 스태프들을 그리워하게 될 것입니다. 울트라 말라야(대표팀 서포터스)도 그리워할 것이고요. 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후회할 것 같습니다. 다툭 하미딘 FAM 회장도 정말 그리울 것 같고요.”
Q. 쿠알라룸푸르에서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죠. 여기서 저를 돌봐주시고 지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시간을 보내고, 제가 좋아하는 레스토랑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홍콩으로 돌아가기 전에 먹고 싶습니다. 한 레스토랑에 가고 싶고, 또한 두리안 가게도 방문할 예정입니다. 네, 가능하다면요. 여기서 좋아하는 것들과 사진도 찍을 것입니다. 하늘이 맑고 구름이 많은 날씨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홍콩으로 돌아가기 전에 좋은 추억을 만들려고 합니다.”
말레이시아 감독 시절 @말레이시아축구협회
“현재 여러 제안을 받았습니다.”
Q. 많은 성과를 이루신 만큼 여러 팀에서 제안을 받으셨을 것 같습니다. 다음 행선지는 클럽인가요? 아니면 국가대표팀인가요? “제 코칭 경력은 26년입니다. 한국에서 코칭을 시작했고, 26년 중 14년은 국가대표팀에 참여했습니다. 홍콩과 말레이시아에서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했고요. 한국에서는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일했었죠. 총 14년간 국가대표팀에서 일했고, 12년간 클럽에서 일했습니다. 음… 저는 국가대표팀을 더 선호하고 즐기는 것 같습니다. 매우 집중적이고 짧은 기간 동안 모두가 열심히 일하고 그 후에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까요. 클럽도 좋습니다. 매일 필드에 있고, 풀 냄새를 맡으며 선수들과 함께 걷고, 매주 개선할 수 있습니다. 차이점이 있겠지만, 저는 대표팀을 지도하는 걸 좀 더 즐겼습니다.”
Q. 혹시 틀렸다면 바로 잡아 주세요. 어쩌면 감독님은 다음 울산 감독님일 수도 있습니다. “현재 저는 여러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무엇을 제안하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어떤 프로젝트로 저를 끌어들일 수 있는지 제안을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모든 세부 사항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프로젝트는 중요합니다. 그들이 열정적이고 예산을 가지고 있길 바라며, 저는 팀을 운영할 완전한 권한과 힘을 필요로 합니다. 제게 온 모든 제안이 최고 수준일 겁니다. 아마도 울산이 강력한 제안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결정 난 건 없습니다. 저 역시 그들에게는 후보 중 하나일 것이니까요. 아직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Q. 울산은 현역 시절 뛰었던 팀이었죠? “제 친정팀입니다. 저는 28년 전에 선수로서 그곳에서 뛰었습니다. 선수로서 뛰다 28년 전에 울산을 떠났고, 전북 현대에서도 한 번 더 뛰고 은퇴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코치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말레이시아 선수단과 훈련하는 김판곤 감독 @말레이시아축구협회
“선수들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Q. 당신의 꿈과 커리어를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저는 큰 꿈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항상 어디를 가든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을 더 나은 사람, 더 나은 선수로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훈련을 하고 팀을 관리하면서 저 역시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물리적으로 이렇게 되고 싶다는 큰 꿈은 없습니다. 영감을 주는 사람,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만드는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게 제가 가진 지도자로서의 제 목표입니다.”
Q. 그런 아이디어를 말레이시아 대표팀에도 적용했나요? “네, 어디를 가든 제 전술을 세우는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 측면도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선수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건 자신을 통제하고, 자기 동기부여가 강한 사람을 의미합니다. 그런 면모를 갖추는 게 앞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절반의 시간은 전술적, 기술적인 것을 가르치고, 나머지 절반은 그들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영감을 주고, 때로는 아무도 말하지 않아도 그가 느끼도록 합니다.”
“선수를 사랑합니다. 제가 선수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선수도 제게 무언가를 주기 위해 동기부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홍콩, 한국, 말레이시아 어디를 가든 많은 부분이 있습니다. 지난 2년 반 동안 믿을 수 없을 만큼 멋진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좋은 소리도, 애정 어린 소리도 들었고, 그런 관계와 시간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그런 관계를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Q. 농담 섞인 질문인데요. 대표팀 라커룸에서 모하마두 수마레 같은 선수는 늘 재미있는 캐릭터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경기 전에 선수들을 웃게 하는 선수가 누군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그럼요. 수마레는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는 친구죠. 모두가 그를 좋아합니다. 그의 캐릭터도 모두가 알고 있죠. 파이살 할림과는 마치 톰과 제리처럼 싸웁니다. 할림이 항상 이기고 수마레가 맨날 집니다. 우리는 그걸 보고 즐겼습니다. 훈련 캠프 내내 그들이 함께 웃으며 즐겼으니까요.”
“샤멜 쿠티 아바, 이 친구도 재미있는 선수입니다. 경기와 훈련 때는 진지하지만, 식사 후 팀 빌딩 게임을 하면 그저 장난꾸러기가 됩니다. 사파위 라시드도 그렇습니다. 이 선수는 동료들을 가까이 두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멋지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진 선수입니다. 우리는 좋은 캐릭터를 가진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 선수들이 많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말레이시아-한국전 경기 모습 @말레이시아 뉴스트레이츠 타임즈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한국전 3-3 무승부가 최고의 경기였던 이유
Q. 이 얘기를 하는 감독님 미소를 볼 수 있어 기쁩니다. 2년 6개월 동안 선수들과 함께 보낸 최고의 추억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 여러 순간이 있습니다. 최고의 순간은… 2022년 6월 아시안컵 예선 첫 경기에서 투르크메니스탄에 3-1로 승리한 것입니다. 믿을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우리는 게임을 통제하고 지배하고 싶다는 우리 팀 특성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공격적이고 강력한 모습을 보였고, 3-1로 이겼죠. 놀라운 경기였습니다. 이어 방글라데시를 이기고 43년 만에 AFC 아시안컵 본선행에 성공했습니다. 그때 경기 후 뒤풀이를 잊을 수 없습니다. 또 하나의 기억은 AFF 챔피언십 싱가포르전이었습니다. 그때 부킷 잘릴 경기장이 가득 찼었습니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때 한국전도 잊을 수 없습니다. FIFA 랭킹 22위 팀을 상대로 그런 경기를 할 수 있어 정말 상상도 못했거든요. 그때 우리는 먼저 실점했고, 후반에 동점과 역전골을 넣어 2-1로 앞서 갔습니다. 한 88분쯤까지 2-1로 앞서다가 2-2가 됐죠. 2-2로 경기를 마치고 싶었지만 후반 추가 시간에 페널티를 내줬습니다. (그때 그 결과에 행복해하는 유일한 한국인이 아니었을까요?) 물론 그랬겠죠. 제 한국인 스태프도 이 결과에 행복했고요. 경기가 끝나기 직전에 3-3이 되었고, 이 경기를 잊을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사람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 경기였기 때문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거의 포기할 상황에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말고 싸우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누군가는 힘들어하고, 누군가는 포기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그 경기는 그처럼 힘들어하는 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망이 있다면, 모든 영혼을 다한다면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 말이죠. 아이들이 책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울 수 있었던 경기였습니다. 그런 건 오직 국가대표팀만이 전달할 수 있죠. 이게 축구고, 이게 국가대표팀입니다. 그리고 이건 국가대표인 우리에게 주어진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이 순간을 제가 좋아하게 된 이유죠.”
Q. 처음 말레이시아에 왔을 때 어느 정도 계실 생각이었나요? “사실 제 첫 목표는 4년이었습니다. 4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말레이시아 대중이 저를 좋아하는지, 저도 그들을 좋아하는지를 보고 결정을 내리려고 했습니다. 아시안컵 예선 결과가 좋아 좋은 분위기였을 때 우리 회장님이 더 오래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10년 동안 여기 머물고 싶었습니다. 이곳을 좋아하고 사랑합니다. 놀라운 시간이었습니다. 아름다웠습니다.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모든 파티가 저를 격려해 주었습니다. 심지어 정부도 제게 많은 지지를 해주고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오랫동안 여기 머물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2년 반만 하게 되었네요.”
Q. 그런데 감독님 2년 반은 성과를 내기엔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국가대표팀은 더 그렇죠. 대회도 많이 없었고요. “대표팀 캠프에서 두 경기씩 하면 1년에 열 경기 정도밖에 안 됩니다. 뭔가를 성취하기 어렵고, 즉시 개선하기도 힘들죠. 그래도 저는 만족합니다. AFC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했고, AFF 챔피언십에서도 4강에 올랐습니다. 또,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최종예선 직전까지 나아갔죠. 이번 2차 예선 때 우리가 얻은 승점 10점은 말레이시아의 FIFA 랭킹을 올리는 데 좋은 기반이 될 것입니다. 제가 여기에 처음 왔을 때 154위였는데, 지금은 130위입니다. 자랑스럽습니다.”
“2년 반이라는 시간은 길진 않지만 제겐 아름다운 여정이었습니다. 결과를 떠나 대표팀의 특성을 바꿀 수 있어 기쁩니다. 저는 이게 가장 자랑스럽습니다. 우리는 매우 좋은 철학을 가지게 됐다고 봅니다. 이제 말레이시아는 중동팀이나 동아시아팀과 맞서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강하게 그들과 싸우게 되었습니다. 제가 말레이시아에서 세운 특성입니다. 그래서 자랑스럽고 행복합니다. 결과보다 더욱 그렇습니다.”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과 함께 하고 있는 김판곤 감독 @말레이시아축구협회
“먼 훗날 누가 알겠습니까? 언젠가 제가 이곳을 그리워할지 모릅니다.”
Q. 진심으로 다시 묻겠습니다. 우리를 떠날 준비가 되셨나요? “네. 슬픕니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 삶의 끝이 아니고, 우리 관계의 끝도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 저는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도 제 유산은 여기에 있습니다. 제 마음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말레이시아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기회가 된다면 기여할 것입니다.”
“먼 훗날 누가 알겠습니까? 언젠가는 제가 이곳을 그리워할지 모릅니다. 돌아오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 순간 저는 팬들에게 매우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여러분도 그 결정에 놀랐겠지만, 모두가 미래를 기약했으면 합니다. 저는 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국가대표팀은 한 사람이 떠나더라도 흔들리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팬들이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만 보길 바랍니다.”
“모두가 FAM을 지원하고, 국가대표팀을 지원해야 합니다. 저는 다툭 하미딘 FAM 회장을 지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는 훌륭한 리더입니다. 그가 저를 지원했을 때 매우 확고하게 지원해 주었습니다. 그는 국가대표팀을 지원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또한 모두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슬퍼할 시간은 없습니다. 오늘만 슬퍼하고, 내일부터는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을 지원해야 합니다.”
“메르데카컵을 준비하고 AFF 챔피언십을 준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2회 연속 AFC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해야 합니다. 모두 집중해서 지원하길 바랍니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100%를 도와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지원입니다. 저는 간혹 우리 결과 때문에 일희일비할 때마다 슬펐습니다. 이런 건 지원이 아닙니다. 지지자는 내 마음을 100% 주는 것입니다. 비록 이기지 못하더라도 좋은 축구를 하지 않더라도 100%를 주는 것입니다. 이게 지지이자, 힘입니다. 저는 그런 울트라 말라야를 원합니다. 경기에서 졌을 때도 우리를 여전히 지지해주는 것, 그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Q.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에게도 큰 숙제가 아닐까 합니다. 당신의 유산을 이어가야 할 텐데, 쉽게 성공할 수 있을 거라 보시나요? “그에겐 많이 힘들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이미 우리가 잘해낸 성과가 있으니까요. 일례를 들자면, 비슷한 상황이 베트남에서 있었죠. 베트남 감독(박항서 감독)이 큰 성공을 거두자, 그의 후임자는 큰 압박을 받았습니다. 정말 큰 압박이었죠. 그는 팬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성과를 내야 했습니다. 이런 압박을 파우 마르티에게 주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그에게 시간을 줘야 하고,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응원해야 합니다.”
“어느 정도의 압박은 그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너무 많은 압박은 그를 망치게 될 것입니다. 파우 마르티는 좋은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바르셀로나 출신이며 좋은 배경도 가지고 있습니다. 선수들, 그리고 남은 스태프들과도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죠. 저는 파우 마르티가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Q. 많은 이들이 감독님이 떠난다는 소식에 실망했습니다. 이별에 대해 한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이런 종류의 지지, 사랑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 애착이 느껴집니다. 저는 말레이시아가 저에게 많은 사랑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나는 모든 사람은 웃으며 저를 격려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감사하고, 감사하고,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해온 모든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부킷 잘릴 경기장에서 당신을 위해 싸웠고, 당신은 우리를 위해 싸웠습니다. 울트라 말라야와 팬들, 미디어, 정부, 말레이시아 축구협회 등이 그랬죠.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잊지 마세요.”
“저도 잊지 않을 겁니다. 매일 깊이 감사할 겁니다. 말레이시아를 위해, 국가대표팀을 위해 기도할 것입니다. 팬들도 축복받고 행복하기를 기도할 것입니다. 즐기길 바랍니다. 저에게도 이건 축제이자 기쁨입니다. 그래서 매우 감사합니다. 여기에는 많은 기쁨과 행복이 있었기에 잊지 않을 것입니다. 말레이시아 국민들과 울트라 말라야께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했습니다. 말레이시아 국민, 울트라 말라야, 모든 클럽들, 정부에게 감사드립니다.”
말레이시아 축구계는 최근 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놓은 김판곤 감독 후임 문제 때문에 꽤나 떠들썩합니다. 김 감독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2년 6개월 동안 수행했던 말레이시아 감독직을 ‘개인적 이유’ 때문에 그만두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현재 말레이시아 A대표팀은 김 감독을 곁에서 도왔던 스페인 출신 파우 마르티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한동안 이끌 계획입니다. 일단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 체제로 9월에 예정된 메르데카컵에 임할 것으로 보이는데,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이 정식 사령탑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때문에 말레이시아 내에서는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매체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술라이만 후신 쿠알라룸푸르축구협회(KLFA) 기술 이사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김판곤 감독의 후임으로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언급해 시선을 모았습니다. 술라이만 기술 이사의 견해는 이렇습니다.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은 김판곤 감독에게서 많이 배운 인물인 만큼 단기적으로는 적합한 인물입니다.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이 김판곤 감독의 유산을 이어받아 대표팀 전력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말레이시아 축구협회(FAM)는 우리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경험 많은 감독을 데려와야 합니다.”
2022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준결승에서 만났던 김판곤 감독과 박항서 감독 @베트남 PHAPUALT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을 더욱 수준 높은 팀으로 만들었습니다. 박항서 감독이 국가대표팀 감독이 된다면 필요한 지원을 받길 바랍니다. 나는 박항서 감독의 성격뿐만 아니라 실력적 측면에서도 적합한 후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의 접근 방식이 다소 가혹한 만큼 우리 선수들은 이에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베트남 사령탑에서 물러난 지 1년 6개월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지역에서 박항서 감독의 가치와 위상에 변함이 없음을 알 수 있는 주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김판곤 감독은 누구를 감독으로 세우는 것만큼이나 어떻게 지원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흥미롭게도 술라이만 이사처럼 베트남을 언급했습니다. 김판곤 감독은 지난 20일 말레이시아 최대 스포츠 채널 <아스트로 아레나>와 단독 인터뷰를 가져 말레이시아 사령탑으로 활동하며 느꼈던 소회를 남겼는데요. 이 자리에서 말레이시아 축구팬들에게 간곡한 당부를 남겼습니다.
“이런 상황은 베트남에서도 발생했습니다. 감독(박항서)이 성공을 거두자, 그의 후임자(필립 트루시에)는 큰 압박을 받았습니다. 그의 후임은 많은 압박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우리는 파우 마르티에게 그런 압박을 가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에게 성공할 시간을 줘야 합니다. 적정한 수준의 압박은 괜찮겠지만, 지나치면 그를 죽이게 될 것입니다.”
후임자가 제 색깔을 낼 수 있도록 인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레이시아 팬들에게 강조한 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과연 말레이시아 팬들은 김 감독의 후임자를 위한 부탁을 들어줄까요?
싱가포르전 7-0 대승 이후 여러 이야기를 뒤로 하고 현지를 떠났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기자들은 집으로 돌아갔지만, 저는 지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왔습니다. 뜬금없이 쿠알라룸푸르냐고 싶으실지 모르겠는데, 오는 11일 쿠알라룸푸르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에서 있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D그룹 최종 라운드 말레이시아와 대만의 대결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아, 더 정확히는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김판곤 감독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이미 5라운드가 끝났을 때 여러 매체에서 보도가 나갔듯이, 말레이시아의 상황은 빈 말로도 좋지는 못합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5라운드 키르키스스탄 원정에서 1-1로 비겼는데요. 무조건 이겨서 자력 진출 기회를 살려야 했던 이 경기에서 승점 1점에 그친 여러모로 아쉬움이 큰 경기입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그래도 한 레벨 위라는 키르키스스탄 원정에서 승점을 가져온 것에 의미를 부여할 만합니다만, 상황이 그리 쉽지 않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승점 7점으로 현재 D그룹 3위인데요. 승점 10점으로 2위 키르키스스탄을 뒤쫓고 있습니다. 골득실은 6골이나 차이가 납니다. 일단 말레이시아는 같은 시각 무스카트에서 킥오프할 오만-키르키스스탄전에서 오만이 이긴다는 가정 하에 대만을 상대로 이 골 득실을 만회할 수 있는 대량 득점 승리를 해야만 최종 예선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5라운드 현황 @google
한국이 속한 C그룹에 비교한다면 태국과 같은 처지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룹 최약체와 홈에서 싸우며 같은 시각 부담스러운 원정을 치러야 하는 2위의 패배를 바라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레벨이 높은 미션이지만요. 긍정적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그리 크다고는 볼 수 없지만 어쨌든 말레이시아의 최종예선행 확률은 아직 살아있습니다.
현지의 기대치가 꽤나 높습니다. 하리마우 말라야라는 국가대표팀 서포터스의 광적 열기로도 유명한 이곳 말레이시아는 이웃 나라 인도네시아처럼 뭔가 가시적 성과가 나오길 바라고 있는데요. 문제는 김 감독을 둘러싼 상황과 말레이시아의 분위기가 꽤나 묘하다는 겁니다.
당초 김 감독은 이번 키르키스스탄 원정을 굉장히 공들여 준비했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이곳 쿠알라룸푸르에서 만났을 때, 김 감독은 2차 예선 여섯 경기 중 이 키르키스스탄 원정을 콕 짚을 정도였는데요. 아마도 오만이 1위를 가져간다는 가정 하에 키르키스스탄과 2위 다툼을 벌이게 될 것인 만큼, 최대한 빨리 대표팀을 소집해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전세기 편으로 쿠알라룸푸르와 왕복해서 마지막 대만전에서 승리해 최종예선 티켓을 따낸다는 플랜을 세운 것 같습니다.
지난해 11월 쿠알라룸푸르에서 만났던 김판곤 말레이시아 감독 @풋볼 보헤미안
그런데 이곳 말레이시아의 스포츠 방송 채널인 아스트로 아레나 TV의 피나 나즈롬 기자에게서 꽤 황당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지난해 10월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관련 기자회견 때문에 도하에 갔을 때 만나 친분을 쌓게 된 말레이시아의 축구 전문 기자인데요. 그녀가 말하길 전세기 편으로 키르키스스탄 원정길에 올랐던 김 감독과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경기가 끝난 지 23시간 동안 현지에서 체류하다 현지 시각으로 8일 새벽 2시 30분 즈음에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김 감독에게도 연락을 해보니 사실이었습니다. 싱가포르 원정을 마친 한국 선수단은 경기 직후 서너 시간 만에 곧장 직항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는 것을 떠올리면, 말레이시아 선수단은 그야말로 지옥의 원정길 때문에 진을 다 뺀 셈입니다. 심지어 사실상 하루라는 시간을 이역만리의 땅 키르키스스탄에 버리고 와버렸습니다.
가뜩이나 핵심 선수가 테러를 당하거나 주전 공격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빠지고, 심지어 몇몇 클럽들이 차출을 반대하는 바람에 조기 소집 효과도 전혀 누리지 못한 김 감독 처지에서는 또 하나의 악재를 안게 된 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어쨌든 김 감독에게도 과연 기적이 일어날지 한번 현지에서 지켜보고 싶어 귀국하지 않고 말레이시아로 들어왔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11일 오전 11시 말레이시아축구협회(FAM) 본부 건물 강당에서 대만전 사전 기자회견이 있고, 밤 8시부터 쿠알라룸푸르 근교 도시 샤 알람에 위치한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전용 훈련 시설인 파당 위스마 FAM에서 대만전 대비 최종 훈련(15분 공개)이 있을 예정입니다. 거기에 한 번 가볼 생각입니다.
제가 한국어로 이 포스트를 쓰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미디어 등록 등 취재 과정에서 도움을 준 피나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한국에 놀러왔을 때 사준 산곰장어로 퉁쳤으면. 아, 그리고 한국은 이미 조기 진출을 확정지은 탓에 팝콘을 뜯으며, 한중전을 즐기는 분위기일 것 같습니다. 기세가 워낙 대단한 데다 상대가 심리적으로 완전히 주저앉은 상태이니 무난한 승리가 기대됩니다. 벼랑 끝에 선 말레이시아는 어떠할까요? 확실한 건 기적이 일어난다면 이곳도 얼마 전 인도네시아처럼 발칵 뒤집힐 것이라는 점이겠죠? 혹시 모르니까 그걸 보려고 왔습니다. 기대하고 있습니다.
쿠알라룸푸르 파빌리온에서, 솔직히 말레이시아, 8개월 사이에 두 번 올 줄 몰랐습니다. @풋볼 보헤미안
동남아에서 불고 있는 축구 한류 소식은 우리 축구팬들을 즐겁게 합니다. 무엇보다 한국인 지도자들이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자긍심을 느끼게 합니다. 단순히 성적만 잘 나오는 게 아니라, 현지에서 여러 측면에서 리더십에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의 신드롬이 되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박항서 감독, 인도네시아의 신태용 감독이 그렇습니다.
말레이시아에는 김판곤 감독이 있습니다. 현역 시절 부상 때문에 조기에 은퇴한 후 지도자 길을 일찌감치 걸어 홍콩과 한국을 거쳐 지금은 말레이시아 축구의 수장으로 자리하고 있는 김 감독 역시 말레이시아 축구팬들을 여러 차례 놀라게 한 전적이 있습니다.
가장 최근 사례가 바로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한국전이었죠. 객관적 전력상 두세 수 위라 평가받는 한국 축구를 상대로 말레이시아는 여섯 골을 주고받는 대난전 끝에 3-3 무승부를 거두었습니다. 당시 대회에서 일찌감치 2패를 당하며 힘든 처지에 놓여 있던 말레이시아를 이끌고 조국 한국과 대결에서 놀라운 경기력을 펼쳐 보이며 말레이시아 현지는 물론 한국에서도 뜨거운 박수를 받았습니다. 당연히 김 감독의 주가도 현지에서 크게 치솟은 바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축구협회
하지만 최근 김 감독을 둘러싼 상황은 굉장히 좋지 못합니다. 이미 풋볼 보헤미안은 베스트 일레븐을 통해 김 감독의 현지 활약상을 여러 차례 소개해드린 바 있는데요. 최근에는 한국전 득점자인 파이살 할림을 비롯한 국가대표 선수 네 명이 강력 범죄에 피해자가 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강도, 절도 등 선수들이 크게 피해를 입고 있는 일이 자꾸 벌어졌는데요. 한국에서는 한 번 일어나기도 힘든 일이 최근 한달 사이에 네 번이나 일어났다는 점에서, 풋볼 보헤미안은 사건 배후에 뭔가 있는 게 아닌가 싶은 의구심마저 듭니다. 왜냐하면 이런 상황이 상식선에서는 개연성이 너무 없거든요.
이런 악조건 속에서 김 감독의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역시 6월에 에정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D그룹 2연전을 준비합니다. 말레이시아는 6일 비슈케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키르키스스탄을 상대로 원정 경기를 치른 뒤, 11일 쿠알라룸푸르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에서 대만과 대결합니다. 말레이시아는 키르키스스탄 원정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는 기회를 잡는다는 점에서 총력전을 벌여야 합니다. 그런데 이 경기 준비가 순탄하지 않습니다.
당초 말레이시아축구협회는 말레이시아 리그 사무국과 협력해 조기 선수 차출을 유도했습니다. 말레이시아 리그는 2024년 여름부터 추춘제로 전환하는 터라 지금 경기 일정이 없는 상태입니다. 해외파가 거의 없는 말레이시아 선수단의 특성상 김 감독이 즉시 전력감을 대거 불러들여 조기에 담금질할 수 있을 거라 예상되었는데요.
@말레이시아추구협회
현재 말레이시아 리그 양대 강호라 할 수 있는 조호르 다룰 탁짐과 셀랑고르 FC가 선수 조기 차출을 거부해 반쪽 스쿼드로 키르키스스탄 원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FIFA A매치 차출 규정에 의거해 선수를 보내줄 것으로 보이는데, 아무런 일정도 없는 상태인데도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일단 이 두 클럽은 데리고 있는 선수들이 범죄에 노출되어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슈퍼컵 경기도 없어졌다는데요.
대표팀에 합류하면 말레이시아축구협회의 관리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이유 때문에 선수를 보내지 않았다는 점은 김 감독 처지에서는 속이 쓰릴 듯합니다. 비교하는 건 그렇지만, 참고로 인도네시아에서는 신 감독이 차출은 물론 본래 인도네시아 국적이 아니었던 유럽 선수들까지도 적극 귀화시키며 감독이 바라는 선수를 데려오고 있습니다. 한국 지도자가 동남아에서는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그들이 마법사가 아닙니다. 과연 김판곤 감독이 이 고난을 뚫고 팀을 최종 예선으로 데려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