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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 ⓒ호주 SBS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다가오는 9월부터 열리게 될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는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싸우지 않은 팀과 첫 경기를 치르게 됩니다. 바로 9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최종예선 B그룹 첫 경기의 상대 팔레스타인인데요.

 

객관적 전력상 한국이 크게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경기라고 여겨집니다. 그런데 승패 여부보다도 이 팀의 한국 원정 자체에 더 관심이 갑니다. 중동 정세와 관련된 뉴스를 자주 접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팀이 현재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고 있다는 게 신기한 상태니까요. 팔레스타인은 다른 나라들처럼 참가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성취이기 때문입니다.

ⓒMidjourney Ai

팔레스타인에게 축구가 가진 의미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축구는 어떤 의미일까요?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걸려 있는 곳에서 스포츠는 사치로 여겨질 수밖에 없습니. 빈곤, 갈등, 이주라는 비극들이 결합되어 축구가 점점 덜 중요해지고, 거의 무의미한 여가 활동처럼 여겨지게 만드니까요. 생존의 문제는 축구보다도 훨씬 더 절박한 법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 축구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스포츠는 정말 어두운 환경에서도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희망을 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힘을 가지고 있거든요. 팔레스타인이 필리핀을 꺾고 2006 AFC 챌린지컵에서 우승했을 때, 가자 지구에서는 불꽃놀이가 터지고 거리 파티가 열리며 축제가 펼쳐졌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해안으로 몰려들어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지켜봤죠.

 

이런 걸 보면 축구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축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중요한 탈출구를 제공하며, 팀의 성공은 다른 곳에서 찾기 힘든 기쁨을 주고, 그들이 매일 겪는 다양한 문제들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국가대표팀이 국가 독립을 위한 오랜 투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인식도 있습니다. 지난 2011년 팔레스타인 국가대표 수비수로 활동했던 나딤 바르구티는 당시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은 축구팀 덕분에 팔레스타인을 알게 됩니다. 축구는 우리가 인간임을 세상에 증명할 수 있는 완벽한 방법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팔레스타인 축구 국가대표팀은 전 세계에 팔레스타인의 집단 정체성을 대표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팔레스타인의 홈 구장 파이살 알 후세이니 스타디움 ⓒX

떠돌아다니며 축구 경기를 치르는 것도 힘든 이유는?

 

팔레스타인의 공식 홈 구장으로 지정된 서안지구 파이살 알 후세이니 스타디움은 2000년에 빚어졌던 제2차 인티파다 당시 이스라엘군의 탱크가 주둔했던 땅 위에 지어졌습니다. FIFA도 자금을 지원하며 팔레스타인이 보다 좋은 여건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힘을 보탰습니다. 그러나 이 경기장은 실질적으로 팔레스타인에게 진정한 홈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서는 지금까지 공식적인 팔레스타인의 A매치는 남녀를 통틀어 손에 꼽을 만큼 적기 때문입니다.

 

곰곰 그들의 과거를 살피면 안방은커녕 해외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도 어려움이 많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046, 팔레스타인 선수단은 2006 FIFA 독일 월드컵 아시아 예선 우즈베키스탄 원정 경기 때가 그랬습니다. 당시 팔레스타인은 조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대만을 8-0으로 격파하고 이라크와 1-1로 비기면서 자신감을 얻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기 직전에 이스라엘 정부가 선수단의 출국을 막았습니다. 팔레스타인은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로 급조된 팀으로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고 0-3으로 패배했으며, 이후에도 우즈베키스탄에 지며 결국 예선 탈락했습니다. 사실 이런 출국 거부 사태는 팔레스타인에는 흔한 일이었습니다. 2006년에도 출국이 거부되면서 싱가포르와의 예정된 경기를 취소해야 했고, 2008 AFC 챌린지컵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대로 된 평가전조차 치를 수 없는 지경입니다. 이스라엘은 선수단만 막은 게 아닙니다. 팔레스타인축구협회 국제부 담당 직원의 입출국을 제한했으며, 반대로 FIFAAFC의 기술 강사들의 팔레스타인 방문도 종종 막았습니다. 구실은 팔레스타인 과격단체의 테러로 내세웠는데요. 이렇다 보니 팔레스타인은 국제대회에 나설 때마다 마음을 졸이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역사적 첫 메이저 대회 본선인 2015 AFC 호주 아시안컵 당시에는 출국 비행기 안에서 이스라엘 정부 요원이 갑작스레 들이닥칠까봐 벌벌 떨었다는 얘기도 있죠.

 

상황이 팔레스타인은 당시 FIFA 회장인 제프 블래터에게 중재를 요청하며 축구와 정치의 완전한 분리를 요구했던 적도 있습니다. 지브릴 라주브 팔레스타인 회장은 지난 2014FIFA 총회 당시 단상에 올라 이스라엘축구협회 회장을 불러내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퍼포먼스도 벌이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당시 총회에서 이스라엘 제명을 안건으로 올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해결책도 찾지 못했죠. 블래터는 이스라엘 축구협회에 대한 제재를 촉구하는 팔레스타인의 요청을 거부했거든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영토

사실 국제적으로 팔레스타인의 영토라 여겨지는 가자 지구와 서안지구를 오가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두 곳을 오가려면 무조건 이스라엘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했습니다. 선수 및 팀의 자유로운 이동이 되지 않으니 리그도 양분되어 운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연히 정상적인 축구 발전을 이룰 수 없었죠.

 

선수들이 죽거나 구속되는 일도 빈번했습니다. 사례가 정말 많습니다. 2004년 당시 최고의 미드필더였다는 타리크 알 쿠토는 이스라엘 방위권에 의해 사망했으며, 아이만 알쿠르드, 와제 모스타헤, 샤디 스바케는 2008년 말부터 2009년 초까지 가자 지구에서 일어난 3주간 양측 충돌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존경받는 지도자였던 아헤드 자코트 역시 2012년 자택에서 이스라엘군의 포탄에 맞아 세상을 떠났죠.

 

마흐무드 사르사크는 이슬람 지하드 운동에 연루되었다는 혐의로 3년 동안 수감되었고, 장기간의 단식 투쟁과 국제적인 압력으로 겨우 석방되었습니다. 지야드 알코드의 집이 파괴되었고, 오마르 아부 루웨이스는 2012년에 테러리스트 셀의 일원으로 지목되어 억류되었으며, 사마 파레스 무하메드 마라바는 하마스의 운반원으로 고용되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팀 시설도 파괴되었는데, 20064월에 폭격을 당한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경기장은 현재 경기장 중앙에 거대한 분화구가 생겨 있습니다. 심지어 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외국인 지도자도 도망쳤습니다. 목숨이 걸린 일이니 당연한 반응이죠.

지난 8월 14일 라주브 회장의 구금 소식을 알린 쿠웨이트 매체 <알 세야사흐>

선수단과 협회를 향한 이스라엘의 방해와 탄압은 현재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816일 지브릴 라주브 팔레스타인 축구협회 회장이 이스라엘 정부에 의해 구금되고 여권을 빼앗겼습니다. AFC는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축구협회 회장이 구금되고 여권을 빼앗긴 것을 강력 규탄한다라고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라주브 회장은 팔레스타인 역사상 최초의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인 이번 한국 원정에 함께 하지 못하고 이스라엘군의 삼엄한 감시를 받는 걸 피할 수 없을 듯합니다.

“모든 팔레스타인인들은 아시아 축구에서 가장 큰 대회인 이번 아시안컵에서 처음으로 연주되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듣고 목이 메였다. 우리는 호주에 오는 것마저 힘들었다. 그래서 이 상황 자체가 우리에게는 승리다. 전 세계에 팔레스타인이라는 나라가 존재한다는 걸 알렸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호주 아시안컵 본선 때 팔레스타인 골문을 책임졌던 람지 살레의 말입니다. 당장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에서 월드컵 예선전을 준비하고, 심지어 이스라엘의 집요한 방해 때문에 경기마저 마음껏 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는 팀이 바로 팔레스타인입니다. 경기 승패를 떠나 경기에 임한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성공이자 성취라고 앞서 설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더 대단한 건 이런 와중에도 팔레스타인이 성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16강, 그리고 월드컵 최종예선까지 진출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국제 무대 도전 이야기는 사실 십수 년째 국제 축구계에서 끊임없이 문제 제기가 되는 이슈였습니다. 종교와 정치적 관점에서 서로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겠으나, 적어도 스포츠에서만큼은 경계가 없었으면 합니다.

 

이상 9월에 서울을 방문할 팔레스타인의 이야기였습니다.

풋볼 보헤미안이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축구 국가대표팀 ⓒ팔레스타인 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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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FC에 소속된 프라마타 아르한과 함께 한 신태용 감독 @인도네시아축구협회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오는 11월 개막 예정인 2024 AFF(동남아시아축구연맹) 미쓰비시 일렉트릭컵에 A대표팀이 아닌 U-23 대표팀을 이끌 것으로 보입니다.

 

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은 과거 스즈키컵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던, 동남아시아 축구계에서는 그들만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큰 대회입니다. <데틱> 등 다수 인도네시아 매체들은,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 전력강화위원회가 오는 11월 열리게 될 AFF 미쓰비시 일렉트릭 컵에 출전하는 대표팀의 지휘봉을 신태용 감독에게 맡긴다고 밝혔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당초 이 대회에 신태용 감독이 팀을 맡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신 감독은 A대표팀이 출전하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집중하는 대신 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에는 U-23대표팀을 내보내어 이 팀을 책임지고 있는 인드라 감독에게 지휘봉을 주겠다는 계획이 검토되었습니다.

2024 AFC 카타르 U-23 아시안컵에 임했던 신태용 감독 @인도네시아축구협회

신 감독은 지금껏 A대표팀은 물론 연령별 대표팀까지 총괄하는 권한을 행사해왔습니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그리고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렸던 2024 AFC 카타르 U-23 아시안컵에 모두 출전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축구사상 최초로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오른 만큼,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신 감독이 A대표팀에 보다 집중하는 환경을 만드는 걸 고심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신 감독과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 회장이 올해 AFF 챔피언십까지는 U-23대표팀을 병행하겠다는 합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 감독은 2025년 방콕·촌부리·송클라 SEA 게임을 준비하는 연령별 대표팀을 이끌고 이번 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에 출전할 계획이며, 추후 A대표팀에 합류할 선수들의 기량을 직접 점검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2024 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은 오는 1124일부터 1221일까지 AFF에 가맹된 10개국이 홈 앤드 어웨이로 펼쳐질 계획입니다. 그룹 스테이지로 순위를 먼저 가린 후 각 그룹 상위 2개 팀이 크로스 토너먼트로 우승컵의 주인공을 결정짓습니다.

2024 AFF 아세안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엠블럼

신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2024 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에서 베트남·필리핀·미얀마·라오스와 경쟁합니다. 객관적 전력상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더불어 준결승 진출이 유력시됩니다. A그룹에서는 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캄보디아·브루나이 혹은 동티모르간 플레이오프 승자가 경쟁합니다.

 

신 감독이 이번 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때문에 9월부터 연말까지 굉장히 바쁜 나날을 보낼 것으로 보입니다. 9월부터 시작될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일정에 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까지 최소 열한 경기를 치릅니다. 참고로 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준결승 이후 경기는 뺀 일정입니다.

신태용 감독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가 2024년 올해 치러야 할 A매치 일정: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C그룹 : 일본·호주·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중국·인도네시아

2024 AFF 동남아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B그룹 : 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미얀마·라오스·브루나이-동티모르 PO 승자

 

202495일 제다 킹 압둘라 스타디움 월드컵 최종예선 사우디아라비아 vs 인도네시아

2024910일 수라바야 겔로라 붕 토모 스타디움 월드컵 최종예선 인도네시아 vs 호주

20241010일 리파 바레인 국립경기장 월드컵 최종예선 바레인 vs 인도네시아

20241015일 칭다오 유스 풋볼 스타디움 월드컵 최종예선 중국 vs 인도네시아

20241114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 월드컵 최종예선 인도네시아 vs 일본

20241119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 월드컵 최종예선 인도네시아 vs 사우디아라비아

20241124일 양곤 투운나 스타디움 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미얀마 vs 인도네시아

20241127일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 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베트남 vs 인도네시아

2024127일 자카르타 국립경기장 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인도네시아 vs 필리핀

 

이상 풋볼 보헤미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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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타르 세그르트 전 타지키스탄 감독 @AFC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최고의 돌풍을 일으켰던 팀 중 하나인 타지키스탄의 사령탑을 기억하시나요? 마치 알버트 아인슈타인을 쏙 빼닮은 외모 때문에 한국 팬들 사이에서도 아인슈타인 감독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화제가 된 인물입니다. 바로 크로아티아 출신 페타르 세그르트 감독인데요. 이 세그르트 감독이 최근 말레이시아 지휘봉을 내려놓은 김판곤 감독의 후임이 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합니다.

 

태국 매체 시암스포츠에 따르면, 타지키스탄을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에 올려두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세그르트 감독이 공개적으로 말레이시아의 차기 사령탑이 되고 싶다는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태국 매체가 아무 상관이 없을 법한 세그르트 감독과 말레이시아의 상황을 주목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같은 동남아 섹션에 속한 국가이기도 하지만, 오는 11월 예정된 2024 AFF(동남아시아축구연맹)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A그룹에서 말레이시아와 일전을 벌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그르트 감독은 2022년 타지키스탄 지휘봉을 잡아 팀의 FIFA 랭킹을 103위까지 끌어올리며, 2022 태국 킹스컵, 2023 말레이시아 메르데카컵에서 우승하고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 진출을 이끄는 등 많은 성과를 낸 바 있습니다. 다만 카타르 아시안컵 후 타지키스탄과 결별하고 현재 야인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처지에서는 꽤나 욕심이 날 법한 지도자인데요. 세그르트 감독은 꽤나 적극적으로 자신을 어필했습니다. 그의 얘기를 한 번 들어볼까요?

시암스포츠 해당 기사 캡쳐 @태국 시암스포츠

“김판곤 감독을 매우 존경하며, 그가 말레이시아 축구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합니다. 그리고 저는 말레이시아 팬들과 사람들을 매우 좋아합니다. 제가 항상 쿠알라룸푸르에 방문할 때마다 친절하게 대해주었습니다. 저는 항상 말레이시아 팀을 맡아보고 싶었습니다.” - 페타르 세그르트 전 타지키스탄 감독, 태국 시암스포츠

 

하지만 말레이시아가 곧장 세그르트 감독을 선임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말레이시아축구협회(FAM)최근 울산 HD FC 사령탑으로 이동한 김판곤 감독의 공백에 스페인 출신 파우 마르티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세웠습니다. 일단 사령탑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김 감독의 전술과 축구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수석코치를 임시로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김 감독은 팀을 떠나면서 말레이시아 현지 스포츠 채널인 아스트로 아레나 TV와 인터뷰에서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을 위해 인내하고 시간을 부여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말레이시아가 아인슈타인 감독을 김판곤 감독의 후임으로 선임할까요?

 

이상 풋볼 보헤미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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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 보헤미안입니다.

과거 수원 삼성에서 몸담았던 수비수 박준형이 말레이시아의 강호 조호르 다룰 탁짐에 입단했습니다.

올해 31세인 박준형은 대구 FC 유스 출신이며, 브라질 클럽 ABC에서 프로 데뷔해 비토리아(포르투갈)을 거쳐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수원삼성에 몸담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자리를 잡지 못하고 홍콩 강호 키치를 거쳐 태국 클럽 랏짜부리에서 뛰다 2024-2025시즌 개막을 앞둔 조호르 다룰 탁짐에 입단하게 됐습니다.

조호르 다룰 탁짐은 현재 말레이시아리그를 넘어 동남아 최강으로도 불릴 정도로 명성을 드높이고 있는 팀입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울산 HD FC를 잡는등 두각을 보인 바 있습니다.

조호르 다룰 탁짐에는 과거 K리그에서 활약했던 브라질 공격수 베르손이 몸담고 있습니다.

이상 풋볼 보헤미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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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 @BAIDU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26일 오전, 중국 매체 시나닷컴에서는 최강희 산둥 타이샨 감독의 갑작스러운 한국행과 관련한 이슈를 보도했습니다. 올해 65세인 최 감독은 과거 전북 현대를 이끌며 K리그 우승 5회,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를 달성한 한국 팬들에게 매우 유명한 지도자입니다.

최 감독은 중국에서도 톈진 취안젠, 다롄 이팡, 상하이 선화 그리고 최근 산둥 타이샨을 이끌며 이름을 널리 알렸습니다. 특히 상하이 선화 시절에는 2019년 중국 FA컵 우승을 이끌며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2023년 부패 혐의로 경질된 하오웨이 감독의 후임으로 산둥 타이샨의 지휘봉을 잡은 후 혼란에 빠진 팀을 빠르게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산둥 타이샨은 26일 오전, 중국 소셜 미디어를 통해 최 감독이 건강 문제로 한국으로 급히 돌아가 치료를 받게 되며, 그의 부재 기간 동안 김민현 코치가 대행으로 팀을 이끈다고 발표했습니다. 산둥의 공식 성명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강 문제로 인해, 팀의 최강희 감독이 최근 한국에서 검진과 치료를 받을 예정입니다. 검진 결과에 따라, 의사는 최 감독에게 향후 2주간 추가 관찰과 치료를 권고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김민현 코치가 팀 훈련과 경기를 담당할 예정입니다. 최 감독이 빠른 시일 내에 건강을 회복하고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산둥 타이산 2024년 7월 26일자 공지

 

이런 가운데 다른 중국 매체는 최 감독의 급작스러운 한국행 소식을 두고 건강 문제로 인한 일시적 휴직인지 아니면 우회적 사임인지를 놓고 논란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山东泰山主帅崔康熙曲线下课?再让子弹飞一会儿

山东泰山主帅崔康熙曲线下课?再让子弹飞一会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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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닷컴에 기사를 제공하는 중국 매체 윤파설구(尹波说球)는 “최 감독의 건강 문제는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에서 매일 야외에서 훈련과 경기를 해야 하는 60대 감독에게는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팀 부진과 외부 문제가 최 감독에게 스트레스를 주었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일각에서는 최강희 감독이 클럽과의 협의 끝에 자진 사임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최근에는 K리그의 한 명문 구단이 최 감독을 다시 한국으로 복귀시키려 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러나 클럽의 공식 발표는 최 감독의 복귀를 기대하고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강희 감독은 2024시즌 팀의 고르지 못한 경기력 때문에 시즌 내내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지난 7월 6일 상하이 선화와의 라이벌전에서는 적지에서 0-6이라는 기록적 참패를 당하며 엄청난 비난을 받았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2024시즌 중국 슈퍼리그에서 산둥은 20전 9승 7무 4패로 5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최소 목표로 하고 있는 산둥에게는 실망스러운 성과입니다.

최 감독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며, 이상 풋볼 보헤미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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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축구연맹(AFC) 본부 건물 내부 @풋볼 보헤미안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서 부담을 덜고 승부에 임할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중국 매체 <체단주보>에 따르면, AFCFIFA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 진출한 18개 팀이 2차 예선을 치를 때 기록했던 누적 경고를 면제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본래 FIFA는 지역 예선 경기에서 쌓인 경고를 그대로 유지하되, 본선행이 확정되면 그때 지역 예선에서 기록했던 모든 경고와 퇴장 조치를 삭제해 본선 진출팀들이 최적의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만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다음 경기 출전 정지 처분이 내려지는 경고를 받을 경우, 본선 첫 경기에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AFC는 이 조치가 타 대륙과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AFC는 지난 2차 예선이 북중미 월드컵 최종 예선과 2027 AFC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 지역 예선을 동시에 진행했던 특수성이 있으며, 단계별로 치러지는 아시아 예선과 달리 타 대륙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룹 스테이지로 진행되는 점을 거론하며 아시아 팀들이 불리하다는 점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은 이번 아시아 2차 예선을 치르며 총 다섯 명의 선수가 경고를 받았습니다. 수비수 조유민을 비롯해 미드필더 박용우, 이순민, 정우영, 스트라이커 조규성이 경고를 한 장씩 받았습니다. 만약 FIFAAFC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이 다섯 선수는 2차 예선에서 얻었던 경고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상 풋볼 보헤미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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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 기자회견 후 아스트로 아레나 TV와 단독 기자회견에 임한 김판곤 감독 @풋볼 보헤미안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최근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 김판곤 감독이 지난 20일 말레이시아 최대 스포츠 채널 아스트로 아레나 TV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2년 6개월 동안 말레이시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오던 김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임 발표는 말레이시아는 물론 한국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사임 기자회견 직후 현지 스포츠 전문 채널과의 깊은 인터뷰에서 어떤 말을 남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울산 HD FC 감독 부임설 등 여러 현안에 대한 반응도 궁금했지만, 김 감독이 어떤 마음으로 말레이시아 사령탑으로 활동했는지를 알 수 있어 굉장히 의미 있는 인터뷰였다고 생각합니다. 약 40분 정도 되는 방송 인터뷰를 정리하는 것이 꽤 힘들었지만, 축구인 그리고 지도자 김판곤 감독을 알 수 있는 좋은 내용이라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꽤 긴 인터뷰이니 시간을 가지고 읽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올해 11월 예정된 AFF 챔피언십에 입으려 했다는 셔츠 입고 기자회견에 나선 김판곤 감독 @풋볼 보헤미안

“저는 이제 반(半) 말레이시아인이 된 것 같습니다.”
 
Q. 감독님, 현재 상황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사임 후 일상이 100% 바뀌었다고 들었습니다. 사임 후 일상은 어떠신가요?
“네, 조금 바뀌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사무실에 가기 위해 준비하곤 했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일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지금은 일어나도 일이 없어서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에요. 네, 그래서 지금은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Q. 지금 입고 계시는 셔츠는 올해 남겨두고 있는 두 대회(메르데카컵·2024 AFF 챔피언십)를 위해 마련하신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예. 지난 월드컵 예선 홈 경기(6월 대만전) 이후 생각했습니다. 말레이시아 팬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요. 그래서 말레이시아 전통적 디자인의 셔츠를 입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준비해봤는데요. 결국 이 셔츠를 대회에서 입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인터뷰에 입고 나왔고요. 다시 한번 팬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셔츠를 입고 있으면 팬들과 더 가까워지고 마음을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좀 더 말레이시아인이 되신 것 같은가요?) 그런 것 같네요. 반(半) 말레이시안이 된 것 같습니다.”
 
Q. 기자회견 때 내일이 오면 이 결정을 후회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 후회하시나요?
“그런 것 같네요. 제 마음을 반으로 가를 수 없으니까요. 저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여기 있고 싶었고 말레이시아를 위해 더 많은 역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기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기서 멈추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했습니다. 그래서 후회감도 듭니다. FAM(말레이시아 축구협회) 스태프들과 제 국가대표팀 지원 스태프들을 그리워하게 될 것입니다. 울트라 말라야(대표팀 서포터스)도 그리워할 것이고요. 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후회할 것 같습니다. 다툭 하미딘 FAM 회장도 정말 그리울 것 같고요.”
 
Q. 쿠알라룸푸르에서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죠. 여기서 저를 돌봐주시고 지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시간을 보내고, 제가 좋아하는 레스토랑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홍콩으로 돌아가기 전에 먹고 싶습니다. 한 레스토랑에 가고 싶고, 또한 두리안 가게도 방문할 예정입니다. 네, 가능하다면요. 여기서 좋아하는 것들과 사진도 찍을 것입니다. 하늘이 맑고 구름이 많은 날씨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홍콩으로 돌아가기 전에 좋은 추억을 만들려고 합니다.”

말레이시아 감독 시절 @말레이시아축구협회

“현재 여러 제안을 받았습니다.”
 
Q. 많은 성과를 이루신 만큼 여러 팀에서 제안을 받으셨을 것 같습니다. 다음 행선지는 클럽인가요? 아니면 국가대표팀인가요?
“제 코칭 경력은 26년입니다. 한국에서 코칭을 시작했고, 26년 중 14년은 국가대표팀에 참여했습니다. 홍콩과 말레이시아에서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했고요. 한국에서는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일했었죠. 총 14년간 국가대표팀에서 일했고, 12년간 클럽에서 일했습니다. 음… 저는 국가대표팀을 더 선호하고 즐기는 것 같습니다. 매우 집중적이고 짧은 기간 동안 모두가 열심히 일하고 그 후에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까요. 클럽도 좋습니다. 매일 필드에 있고, 풀 냄새를 맡으며 선수들과 함께 걷고, 매주 개선할 수 있습니다. 차이점이 있겠지만, 저는 대표팀을 지도하는 걸 좀 더 즐겼습니다.”
 
Q. 혹시 틀렸다면 바로 잡아 주세요. 어쩌면 감독님은 다음 울산 감독님일 수도 있습니다.
“현재 저는 여러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무엇을 제안하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어떤 프로젝트로 저를 끌어들일 수 있는지 제안을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모든 세부 사항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프로젝트는 중요합니다. 그들이 열정적이고 예산을 가지고 있길 바라며, 저는 팀을 운영할 완전한 권한과 힘을 필요로 합니다. 제게 온 모든 제안이 최고 수준일 겁니다. 아마도 울산이 강력한 제안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결정 난 건 없습니다. 저 역시 그들에게는 후보 중 하나일 것이니까요. 아직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Q. 울산은 현역 시절 뛰었던 팀이었죠?
“제 친정팀입니다. 저는 28년 전에 선수로서 그곳에서 뛰었습니다. 선수로서 뛰다 28년 전에 울산을 떠났고, 전북 현대에서도 한 번 더 뛰고 은퇴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코치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말레이시아 선수단과 훈련하는 김판곤 감독 @말레이시아축구협회

“선수들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Q. 당신의 꿈과 커리어를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저는 큰 꿈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항상 어디를 가든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을 더 나은 사람, 더 나은 선수로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훈련을 하고 팀을 관리하면서 저 역시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물리적으로 이렇게 되고 싶다는 큰 꿈은 없습니다. 영감을 주는 사람,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만드는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게 제가 가진 지도자로서의 제 목표입니다.”
 
Q. 그런 아이디어를 말레이시아 대표팀에도 적용했나요?
“네, 어디를 가든 제 전술을 세우는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 측면도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선수는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건 자신을 통제하고, 자기 동기부여가 강한 사람을 의미합니다. 그런 면모를 갖추는 게 앞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절반의 시간은 전술적, 기술적인 것을 가르치고, 나머지 절반은 그들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영감을 주고, 때로는 아무도 말하지 않아도 그가 느끼도록 합니다.”
 
“선수를 사랑합니다. 제가 선수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선수도 제게 무언가를 주기 위해 동기부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홍콩, 한국, 말레이시아 어디를 가든 많은 부분이 있습니다. 지난 2년 반 동안 믿을 수 없을 만큼 멋진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좋은 소리도, 애정 어린 소리도 들었고, 그런 관계와 시간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그런 관계를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Q. 농담 섞인 질문인데요. 대표팀 라커룸에서 모하마두 수마레 같은 선수는 늘 재미있는 캐릭터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경기 전에 선수들을 웃게 하는 선수가 누군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그럼요. 수마레는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는 친구죠. 모두가 그를 좋아합니다. 그의 캐릭터도 모두가 알고 있죠. 파이살 할림과는 마치 톰과 제리처럼 싸웁니다. 할림이 항상 이기고 수마레가 맨날 집니다. 우리는 그걸 보고 즐겼습니다. 훈련 캠프 내내 그들이 함께 웃으며 즐겼으니까요.”
 
“샤멜 쿠티 아바, 이 친구도 재미있는 선수입니다. 경기와 훈련 때는 진지하지만, 식사 후 팀 빌딩 게임을 하면 그저 장난꾸러기가 됩니다. 사파위 라시드도 그렇습니다. 이 선수는 동료들을 가까이 두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멋지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진 선수입니다. 우리는 좋은 캐릭터를 가진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 선수들이 많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말레이시아-한국전 경기 모습 @말레이시아 뉴스트레이츠 타임즈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한국전 3-3 무승부가 최고의 경기였던 이유
 
Q. 이 얘기를 하는 감독님 미소를 볼 수 있어 기쁩니다. 2년 6개월 동안 선수들과 함께 보낸 최고의 추억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 여러 순간이 있습니다. 최고의 순간은… 2022년 6월 아시안컵 예선 첫 경기에서 투르크메니스탄에 3-1로 승리한 것입니다. 믿을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우리는 게임을 통제하고 지배하고 싶다는 우리 팀 특성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공격적이고 강력한 모습을 보였고, 3-1로 이겼죠. 놀라운 경기였습니다. 이어 방글라데시를 이기고 43년 만에 AFC 아시안컵 본선행에 성공했습니다. 그때 경기 후 뒤풀이를 잊을 수 없습니다. 또 하나의 기억은 AFF 챔피언십 싱가포르전이었습니다. 그때 부킷 잘릴 경기장이 가득 찼었습니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때 한국전도 잊을 수 없습니다. FIFA 랭킹 22위 팀을 상대로 그런 경기를 할 수 있어 정말 상상도 못했거든요. 그때 우리는 먼저 실점했고, 후반에 동점과 역전골을 넣어 2-1로 앞서 갔습니다. 한 88분쯤까지 2-1로 앞서다가 2-2가 됐죠. 2-2로 경기를 마치고 싶었지만 후반 추가 시간에 페널티를 내줬습니다. (그때 그 결과에 행복해하는 유일한 한국인이 아니었을까요?) 물론 그랬겠죠. 제 한국인 스태프도 이 결과에 행복했고요. 경기가 끝나기 직전에 3-3이 되었고, 이 경기를 잊을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사람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 경기였기 때문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거의 포기할 상황에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말고 싸우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누군가는 힘들어하고, 누군가는 포기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그 경기는 그처럼 힘들어하는 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망이 있다면, 모든 영혼을 다한다면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 말이죠. 아이들이 책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울 수 있었던 경기였습니다. 그런 건 오직 국가대표팀만이 전달할 수 있죠. 이게 축구고, 이게 국가대표팀입니다. 그리고 이건 국가대표인 우리에게 주어진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이 순간을 제가 좋아하게 된 이유죠.”
 
Q. 처음 말레이시아에 왔을 때 어느 정도 계실 생각이었나요?
“사실 제 첫 목표는 4년이었습니다. 4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말레이시아 대중이 저를 좋아하는지, 저도 그들을 좋아하는지를 보고 결정을 내리려고 했습니다. 아시안컵 예선 결과가 좋아 좋은 분위기였을 때 우리 회장님이 더 오래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10년 동안 여기 머물고 싶었습니다. 이곳을 좋아하고 사랑합니다. 놀라운 시간이었습니다. 아름다웠습니다.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모든 파티가 저를 격려해 주었습니다. 심지어 정부도 제게 많은 지지를 해주고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오랫동안 여기 머물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2년 반만 하게 되었네요.”
 
Q. 그런데 감독님 2년 반은 성과를 내기엔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국가대표팀은 더 그렇죠. 대회도 많이 없었고요.
“대표팀 캠프에서 두 경기씩 하면 1년에 열 경기 정도밖에 안 됩니다. 뭔가를 성취하기 어렵고, 즉시 개선하기도 힘들죠. 그래도 저는 만족합니다. AFC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했고, AFF 챔피언십에서도 4강에 올랐습니다. 또,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최종예선 직전까지 나아갔죠. 이번 2차 예선 때 우리가 얻은 승점 10점은 말레이시아의 FIFA 랭킹을 올리는 데 좋은 기반이 될 것입니다. 제가 여기에 처음 왔을 때 154위였는데, 지금은 130위입니다. 자랑스럽습니다.”
 
“2년 반이라는 시간은 길진 않지만 제겐 아름다운 여정이었습니다. 결과를 떠나 대표팀의 특성을 바꿀 수 있어 기쁩니다. 저는 이게 가장 자랑스럽습니다. 우리는 매우 좋은 철학을 가지게 됐다고 봅니다. 이제 말레이시아는 중동팀이나 동아시아팀과 맞서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강하게 그들과 싸우게 되었습니다. 제가 말레이시아에서 세운 특성입니다. 그래서 자랑스럽고 행복합니다. 결과보다 더욱 그렇습니다.”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과 함께 하고 있는 김판곤 감독 @말레이시아축구협회

“먼 훗날 누가 알겠습니까? 언젠가 제가 이곳을 그리워할지 모릅니다.”
 
Q. 진심으로 다시 묻겠습니다. 우리를 떠날 준비가 되셨나요?
“네. 슬픕니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 삶의 끝이 아니고, 우리 관계의 끝도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 저는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도 제 유산은 여기에 있습니다. 제 마음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말레이시아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기회가 된다면 기여할 것입니다.”
 
“먼 훗날 누가 알겠습니까? 언젠가는 제가 이곳을 그리워할지 모릅니다. 돌아오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 순간 저는 팬들에게 매우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여러분도 그 결정에 놀랐겠지만, 모두가 미래를 기약했으면 합니다. 저는 시스템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국가대표팀은 한 사람이 떠나더라도 흔들리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팬들이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만 보길 바랍니다.”
 
“모두가 FAM을 지원하고, 국가대표팀을 지원해야 합니다. 저는 다툭 하미딘 FAM 회장을 지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는 훌륭한 리더입니다. 그가 저를 지원했을 때 매우 확고하게 지원해 주었습니다. 그는 국가대표팀을 지원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또한 모두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슬퍼할 시간은 없습니다. 오늘만 슬퍼하고, 내일부터는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을 지원해야 합니다.”
 
“메르데카컵을 준비하고 AFF 챔피언십을 준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2회 연속 AFC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해야 합니다. 모두 집중해서 지원하길 바랍니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100%를 도와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지원입니다. 저는 간혹 우리 결과 때문에 일희일비할 때마다 슬펐습니다. 이런 건 지원이 아닙니다. 지지자는 내 마음을 100% 주는 것입니다. 비록 이기지 못하더라도 좋은 축구를 하지 않더라도 100%를 주는 것입니다. 이게 지지이자, 힘입니다. 저는 그런 울트라 말라야를 원합니다. 경기에서 졌을 때도 우리를 여전히 지지해주는 것, 그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Q.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에게도 큰 숙제가 아닐까 합니다. 당신의 유산을 이어가야 할 텐데, 쉽게 성공할 수 있을 거라 보시나요?
“그에겐 많이 힘들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이미 우리가 잘해낸 성과가 있으니까요. 일례를 들자면, 비슷한 상황이 베트남에서 있었죠. 베트남 감독(박항서 감독)이 큰 성공을 거두자, 그의 후임자는 큰 압박을 받았습니다. 정말 큰 압박이었죠. 그는 팬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성과를 내야 했습니다. 이런 압박을 파우 마르티에게 주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그에게 시간을 줘야 하고,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응원해야 합니다.”
 
“어느 정도의 압박은 그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너무 많은 압박은 그를 망치게 될 것입니다. 파우 마르티는 좋은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바르셀로나 출신이며 좋은 배경도 가지고 있습니다. 선수들, 그리고 남은 스태프들과도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죠. 저는 파우 마르티가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Q. 많은 이들이 감독님이 떠난다는 소식에 실망했습니다. 이별에 대해 한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이런 종류의 지지, 사랑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 애착이 느껴집니다. 저는 말레이시아가 저에게 많은 사랑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나는 모든 사람은 웃으며 저를 격려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감사하고, 감사하고,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해온 모든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부킷 잘릴 경기장에서 당신을 위해 싸웠고, 당신은 우리를 위해 싸웠습니다. 울트라 말라야와 팬들, 미디어, 정부, 말레이시아 축구협회 등이 그랬죠.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잊지 마세요.”
 
“저도 잊지 않을 겁니다. 매일 깊이 감사할 겁니다. 말레이시아를 위해, 국가대표팀을 위해 기도할 것입니다. 팬들도 축복받고 행복하기를 기도할 것입니다. 즐기길 바랍니다. 저에게도 이건 축제이자 기쁨입니다. 그래서 매우 감사합니다. 여기에는 많은 기쁨과 행복이 있었기에 잊지 않을 것입니다. 말레이시아 국민들과 울트라 말라야께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했습니다. 말레이시아 국민, 울트라 말라야, 모든 클럽들, 정부에게 감사드립니다.”

김판곤 감독과 애제자 파이살 할림 @말레이시아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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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전 말레이시아 감독과 그의 후임이 된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 @말레이시아축구협회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말레이시아 축구계는 최근 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놓은 김판곤 감독 후임 문제 때문에 꽤나 떠들썩합니다. 김 감독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2년 6개월 동안 수행했던 말레이시아 감독직을 ‘개인적 이유’ 때문에 그만두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현재 말레이시아 A대표팀은 김 감독을 곁에서 도왔던 스페인 출신 파우 마르티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한동안 이끌 계획입니다. 일단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 체제로 9월에 예정된 메르데카컵에 임할 것으로 보이는데,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이 정식 사령탑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때문에 말레이시아 내에서는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매체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술라이만 후신 쿠알라룸푸르축구협회(KLFA) 기술 이사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김판곤 감독의 후임으로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언급해 시선을 모았습니다. 술라이만 기술 이사의 견해는 이렇습니다.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은 김판곤 감독에게서 많이 배운 인물인 만큼 단기적으로는 적합한 인물입니다. 파우 마르티 감독대행이 김판곤 감독의 유산을 이어받아 대표팀 전력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말레이시아 축구협회(FAM)는 우리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경험 많은 감독을 데려와야 합니다.”

2022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준결승에서 만났던 김판곤 감독과 박항서 감독 @베트남 PHAPUALT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을 더욱 수준 높은 팀으로 만들었습니다. 박항서 감독이 국가대표팀 감독이 된다면 필요한 지원을 받길 바랍니다. 나는 박항서 감독의 성격뿐만 아니라 실력적 측면에서도 적합한 후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의 접근 방식이 다소 가혹한 만큼 우리 선수들은 이에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베트남 사령탑에서 물러난 지 1년 6개월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지역에서 박항서 감독의 가치와 위상에 변함이 없음을 알 수 있는 주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김판곤 감독은 누구를 감독으로 세우는 것만큼이나 어떻게 지원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흥미롭게도 술라이만 이사처럼 베트남을 언급했습니다. 김판곤 감독은 지난 20일 말레이시아 최대 스포츠 채널 <아스트로 아레나>와 단독 인터뷰를 가져 말레이시아 사령탑으로 활동하며 느꼈던 소회를 남겼는데요. 이 자리에서 말레이시아 축구팬들에게 간곡한 당부를 남겼습니다.

“이런 상황은 베트남에서도 발생했습니다. 감독(박항서)이 성공을 거두자, 그의 후임자(필립 트루시에)는 큰 압박을 받았습니다. 그의 후임은 많은 압박을 받으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우리는 파우 마르티에게 그런 압박을 가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그에게 성공할 시간을 줘야 합니다. 적정한 수준의 압박은 괜찮겠지만, 지나치면 그를 죽이게 될 것입니다.”

후임자가 제 색깔을 낼 수 있도록 인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레이시아 팬들에게 강조한 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과연 말레이시아 팬들은 김 감독의 후임자를 위한 부탁을 들어줄까요? 

이상 풋볼 보헤미안이었습니다.

말레이시아축구협회 건물 내에 있는 김판곤 감독의 사진 @풋볼 보헤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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