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오는 9월 예정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최종예선 B그룹 1~2라운드에 출전할 대표팀 선수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홍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발표되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이번 명단에는 K리그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쳐보이고 있는 신예 선수들이 대거 승선했습니다.
연령별 대표에서 활약하고 있는 양민혁 ⓒ대한축구협회
최근 토트넘 홋스퍼 입단이 확정된 양민혁을 비롯해 강원 FC의 라이트백 황문기, 인천 유나이티드의 레프트백 최우진, 그리고 FC 미트윌란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센터백 이한범입니다. 전체적으로 기존 대표팀에서 핵심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을 줄곧 선발한 채 홍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이 발로 뛰어가며 가능성을 확인한 새 얼굴을 선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의미를 부여할 만합니다.
풋볼 보헤미안이 주목했던 대목은 바로 레프트백입니다. 최근 이런저런 일로 괴로운 시기를 겪었던 김진수가 결국 부름을 받지 못했습니다. 대표팀 레프트백은 한 경기 출전 기록을 가진 ‘중고 신인 국가대표’ 이명재와 아예 국가대표가 처음인 최우진이 다투게 되는 구도입니다. 누가 홍 감독의 선택을 받을까요?
한편 명단을 발표한 홍명보호는 오는 9월 5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최종예선 B그룹 1라운드 팔레스타인전을 치르며, 11일 새벽 1시(한국 시간) 무스카트 술탄 카부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질 2라운드에서 오만과 원정 승부를 벌입니다. 대표팀은 오는 9월 2일 소집되어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첫 공식 훈련을 소화합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우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도전을 시작합니다. 이번 최종예선 B그룹에서 이라크·요르단 · 오만 · 팔레스타인 ·쿠웨이트와 맞붙게 되었는데요. 9월에 두 경기를 치르는데요.
12일, 대한축구협회가 SNS를 통해 9월에 예정된 북중미 월드컵 최종예선 첫 두 경기 일정을 공개했습니다. 첫 경기는 9월 5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대결하고, 10일 밤 11시(한국 시간)에는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스타디움에서 오만 원정 경기를 치릅니다.
우리나라로선 조 편성 운이 괜찮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요. A그룹에는 중동 맹주 이란과 AFC 아시안컵 2연패팀 카타르가 자리하고 있고, C그룹엔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등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세 팀이 뒤섞여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난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우리에게 굴욕을 안겨준 요르단을 비롯한 B그룹 상대들도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춰 방심은 금물입니다.
더 큰 문제는 원정 일정입니다. 상대 5개국으로 향하는 직항편이 없어서 모두 UAE 아부다비나 두바이를 경유해야 하는 상당히 고된 여정이죠. 게다가 중동의 치안 문제와 정세 불안정이 또 다른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라크 바스라 국립경기장 ⓒUAE 매체 7NEWS바스라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이라크-인도네시아전 ⓒAFC
특히 이라크 원정길이 큰 걱정거리입니다. 이라크는 현재 한국 정부로부터 여행 금지국가로 지정된 곳입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이라크를 위험한 국가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라크는 지난 20~30년 동안 월드컵이나 올림픽 예선을 제3국에서 치러야만 했습니다.
다만 최근 이라크 정세가 안정되고 있다는 이유로 최근 FIFA와 AFC에서 이라크 내 홈 경기를 허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라크 남부 도시 바스라 국립경기장에서 2차 예선 경기가 열렸던 적도 있고요.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가 2차 예선에서 이라크 원정 경기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2025년 6월 5일 예정된 이라크 원정 경기도 이곳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성사된다면 1990년 2월 15일 바그다드에서 경기가 있었던 이후로 35년 만에 이라크 원정을 하게 되는 거죠. 선수단이야 외교적 조치로 이라크에 들어갈 수 있다지만, 우리 팬들이 응원을 위해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여행 금지 국가라 방문이 불허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군의 최루 가스가 떨어진 팔레스타인의 파이살 알 후세이니 국립경기장 ⓒ팔레스타인축구협회(PFA)
한편으로 다행인 건, 이스라엘과 사실상 전쟁 상태에 있는 팔레스타인 원정은 안 가도 된다는 겁니다.
팔레스타인은 사상 처음인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을 안방에서 치르고 싶어 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홈 구장인 파이살 알 후세이니 국립경기장은 예루살렘 인근 서안지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요르단 등에서 팔레스타인의 홈 경기 개최를 지지하기도 했지만, 이집트 매체 <알 마스리 알 윰>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의 홈 경기 요청이 AFC와 FIFA에서 거절되었다고 합니다. 팔레스타인 축구협회 대변인 디마 사이드가 이 소식을 팔레스타인 팬들에게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우리 팬들 앞에서 경기를 치르는 건 당연한 권리"라며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경기장 주변은 여전히 안전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2023년 4월에도 이스라엘군이 파이살 알 후세이니 국립경기장에 최루 가스를 발사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홈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싶은 팔레스타인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선수단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 경기를 치르는 건 위험한 일입니다.
따라서 이번 AFC와 FIFA의 결정에 따라 팔레스타인도 이라크, 시리아, 예멘처럼 제3국에서 홈 경기를 치러야 합니다. 경기 장소가 여전히 중동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변함없을 듯합니다. 안전은 확보되었지만 고된 원정길이라는 건 변함이 없을 듯합니다.
대표팀 감독은 축구 지도자라면 누구에게나 영광스러운 자리입니다. 이 나라 최고의 선수를 불러들여 팀을 구성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이 직책에 주어지는 책임감도 어마어마합니다. 쉽지 않은 미션임을 모두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실패를 용인하는 분위기는 거의 없습니다.
비단 A대표팀 감독에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닙니다. 연령별 대표팀 감독에게도 이러한 부담이 그대로 주어집니다. 심지어 핸디캡이 주어지죠. 해당 연령대에서는 최고의 잠재성과 기량을 가진 선수들을 불러 모을지 몰라도, 대부분의 선수들은 정기적으로 소속팀에서 경기를 펼치지 못해 정상 컨디션이 아닙니다.
만약 정기적인 출전을 한다면, 그 선수는 소위 ‘월반’도 가능한 ‘슈퍼 탤런트’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네다섯 살에서 열 살 넘게 차이나는 베테랑들과 경기해도 기량적으로 밀리지 않은 선수이기 때문에 A대표팀 발탁은 물론 유럽 클럽에도 진출할 수 있는 특급 재능으로 인식됩니다. 가장 최근의 사례가 바로 토트넘 홋스퍼 입단을 확정지은 강원 FC의 양민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즉, 연령별 대표팀 감독은 역설적으로 그 나이대 최고 기량을 가진 선수를 쓰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A대표팀에서도 뛸 만한 기량을 가진 선수를 무작정 데려와서 쓴다면 20~30년 전처럼 선수 혹사 논란의 중심에 서야 하는 부담을 안아야 하는데다, 결정적으로 규정상 선수를 마음대로 차출할 수도 없습니다. FIFA의 국가대표 선수 차출 규정에 따르면 이 선수들은 의무 차출 대상이 아니니까요.
이창원 한국 U-19대표팀 감독 ⓒ풋볼 보헤미안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3일까지 나흘간 부산에 짤막하게 전지훈련 캠프를 차리고 어린 선수들을 지도한 이창원 한국 U-19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감독은 지난 31일 부산 기장 월드컵빌리지에서 만났을 때 양민혁이나 대전하나 시티즌에서 주전급으로 올라선 윤도영 등 최고 재능을 쓰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각오를 하고 있다는 뜻이며, 비단 이 감독에게만 해당되는 어려움이 아니라는 걸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이외의 선수들로 승부해야 하는 이 감독이 바라는 바가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지금 자신이 불러들일 수 있는 선수들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큽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간절히 바라는 바가 있습니다. 풋볼 보헤미안은 지난 3일 부산 클럽하우스에서 이 감독을 만나 그의 바람을 들었습니다.
이 감독과 나눈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이 감독은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U-19 대표 선수들은 다음 소집 때 이 감독의 간절한 바람에 부응할 수 있을까요?
AFC(아시아축구연맹)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출전한 18개 국가대표팀에 오는 8월 5일까지 선수 예비 명단을 제출하라고 공지했습니다. 각 팀은 35명 선수를 예비 등록할 수 있으며, 골키퍼는 최소 세 명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6일부터 선수를 추가 등록할 수는 없지만, 코칭스태프 및 지원스태프 변경은 가능합니다.
AFC 규정에 의하면, 최종예선 진출 팀은 사전에 등록된 예비 명단 35명 선수 내에서 23명의 최종 명단을 선택할 수 있으며, 경기 당일 각 팀은 최대 11명의 코칭스태프 및 지원스태프를 등록할 수 있습니다. 코칭스태프 및 지원스태프는 감독·팀 매니저·미디어 오피서·의료진 등이 포함됩니다.
또한 AFC는 이번 최종예선과 관련해 코로나 팬더믹 때 도입된 경기당 다섯 명 교체 규정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최대 다섯 명을 교체할 수 있는데, 교체 타이밍은 세 번의 기회 내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다만 뇌진탕 선수가 발생할 경우 선수 안전을 위해 추가적으로 한 명 더 교체할 수 있습니다.
최종예선에는 총 18개 팀이 출전합니다.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이번 최종예선 B그룹에서 이라크·요르단·오만·팔레스타인·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들과 홈 앤드 어웨이 레이스를 벌입니다. 홍명보 감독이 최종예선을 함께 준비할 35명을 어떤 선수로 채울지에 시선이 모입니다.
한국은 9월 5일 국내에서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최종예선 첫 경기를 치르며, 10일 무스카트 술탄 카부스 스타디움에서 오만을 상대로 원정 경기를 치릅니다.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드디어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지난 2024년 7월 8일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을 제75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었음을 알린 후, 3주가 흐른 시점에서야 대표팀 새 출범을 알리는 취임 기자회견을 연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홍 감독이 공식적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것에 대한 소견을 어떻게 밝힐 것인지에 대해 귀를 기울였습니다. 국정감사까지 거론될 정도로 가뜩이나 분위기가 최악인 터라 반전을 시킬 만한 동력이 이번 인터뷰에서 나올지 애당초 의문이었고, 막상 기자회견이 끝나니 실제로 사람들의 반응은 굉장히 부정적이었습니다. 그의 취임 기자회견에서 특히 주목받았던 멘트를 정리하고 제 생각을 남깁니다. 가장 납득이 안 되는 그의 말은 가장 먼저 나왔습니다.
울산과 K리그 팬들에게 죄송하지만, 대표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홍명보입니다. 기자회견에 앞서 지난 5개월 동안 여러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K리그 팬들과 약속을 저버려 미안함과 무거운 마음을 갖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동안 큰 성원을 보내주신 울산 HD 팬들에게 사과와 용서를 구하려고 합니다. 저는 울산 팬 여러분이 보내주신 뜨거운 지지 덕에 다시 감독으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이번 선택이 팬 여러분에게 실망감을 드렸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죄송합니다. 울산, K리그 팬들께 깊은 용서를 구하며 어떤 질책과 비난이든 받아들이고 겸허히 수용하겠습니다. 실망하신 팬들에게 용서 받는 방법은 제가 제 자리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길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습니다.”
홍 감독은 자신의 취임사 첫 머리에 K리그 팬과 울산 팬들에게 고개를 숙이는 내용을 채웠습니다. 하지 않겠다고 공석에서 대놓고 선언했으나 이를 손바닥 뒤집듯 번복해버린 것에 대한 대응이었는데요. 풋볼 보헤미안은 홍 감독이 요즘 사회에서 가장 해서는 안 될 사과를 한 것 같습니다. 그냥 어떤 질책이든 비난이든 받아들이겠다는 정도로 마무리했다면 어땠을까요?
대표팀의 성장과 발전, 그러니까 대표팀 성적으로 용서를 받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K리그와 대표팀은 한국 축구라는 커다란 카테고리에서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은 맞습니다만, 왜 이런 얘기를 하는지 저는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K리그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는 건 분명한 참입니다. 하지만 대표팀이 성적을 내면 그 분위기가 K리그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죠.
하지만 그래서 그게 K리그가 대표팀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되는 건 아닙니다. 좀 더 거칠게 표현하자면, K리그와 홍 감독을 빼앗긴 울산 팬들 중 대다수는 대표팀이 무슨 성적을 내든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겁니다.
홍명보 감독 @YTN 캡쳐
시끄러웠던 지난 과정을 떠올려볼 때, 심지어 말 뒤집기와 거짓말 논란이 있었던 홍 감독의 상황에 더 주목해서 전망하자면, 많은 K리그 팬들이 설령 대표팀이 좋은 성과를 낸다고 치더라도 그건 대표팀의 성공이자 홍명보 감독의 성공일지는 몰라도, K리그와 울산의 성공은 아니라고 생각할 겁니다. 외려 모두의 박수와 격려를 받아야 할 대표팀을 적대감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한국 축구를 위해 대표팀을 응원해달라? 팬들의 굉장한 거부감을 사는 발언이 아닐까요?
지금 상황은 안타깝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홍명보 감독이 언제든 한 번은 더 대표팀을 맡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어서 더 그랬는지 모릅니다.
풋볼 보헤미안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현장에서 취재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도 대표팀은 의리 축구 논란으로 경기 외적으로 크게 상처를 입고 본선으로 향했고, 풋볼 보헤미안도 정말 많은 비판 기사를 쏟아낸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그를 어느 정도 이해를 했습니다.
그때 홍명보 감독에게 주어진 준비 기간이 1년 채 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 짧은 기간 동안 월드컵 본선이라는 거대한 과업을 해낸다? 홍명보 감독 처지에서는 자신이 잘 아는 선수로 승부를 볼 수 없었을 겁니다. 결국 실패하고 말았지만, 전 당시 홍 감독의 선택이 적어도 그의 입장에서는 성공 가능성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수였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설령 따가운 질타가 있어도, 외부의 비판을 통해 내부를 단결한다는 식의 발상이었다고 봅니다. 실제로 당시 대표팀 분위기가 그랬고요. 하지만 외부 비판을 똘똘 뭉쳐 버텨내는 팀은 제 기억에는 거의 없습니다. 실력과 결과로 말한다? 어찌 보면 이상일 뿐, 사실 도박에 가까운 노림수입니다.
@쿠키뉴스
그래서 만약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또 잡게 된다면, 반드시 두 가지 전제 조건이 뒤따르길 바랐습니다. 첫째, 넉넉한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무엇보다 박수 받는 가운데에서 대표팀이 출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홍명보호 1기가 이 두 가지가 없어서 망가져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런 좋은 조건을 갖추었을 때 지도자 홍명보는 어떤 성과를 낼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시쳇말로 시작부터 글렀습니다. 그의 말처럼 이번 기회가 마지막일 것이고, 더는 이런 기회가 없을테니까요.
물론 앞날은 모릅니다. 홍명보 감독이 주변의 우려와 질타에도 불구하고 성공할 수는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게 한국 축구의 성공이자, K리그와 울산 팬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물인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대표팀의 성공은 홍명보의 만회이자 성공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단지 그뿐일 겁니다. 그래서 이런 식의 감독 선임은 안 된다고 많은 이들이 얘기했던 겁니다.
또 한 가지, 앞으로 모든 경기가 홍 감독을 물어뜯는 소재가 될 것입니다. 좋은 경기력을 통해 이긴다? 선수들이 잘해서 혹은 운이 좋거나 상대가 약해서라는 말이 따라붙겠죠. 좋지 못한 경기력으로 비기거나 진다? 그러면 모든 화살은 그러니까 홍명보를 뽑은 탓이라고 귀결될 겁니다. 어떤 상황이든 속된 말로 까이게 되는 팀을 맡는다? 그게 클럽이든 대표팀이든 맡아선 안 되는 겁니다.
하지만 홍 감독은 한국 축구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걸었습니다. 한국 축구를 위한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졌지만, 아무도 높이 평가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나르시시스트라고 비아냥거립니다.
어쨌든 홍명보 감독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습니다. 꼭 승리하고 성공하십시오. 팬들의 비판이 잠들지는 모르겠지만, 꼭 성공해야 그 수위를 조금은 낮출 수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이 비난과 비판이 정말 따가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