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보헤미안입니다.
울산 HD FC 팬들은 지긋지긋했던 광주 징크스를 떨쳐냈다며 기뻐했을 것인 반면 광주 FC 팬들은 적어도 울산은 이긴다는 확신이 깨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 굉장히 속이 쓰렸을 1주일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천적 구도가 180도 뒤바뀔 수 있는지 신기합니다.
울산과 광주는 지난 1주일 동안 3연전을 가졌습니다. 2024 하나은행 FA컵 준결승 홈 앤드 어웨이, 그리고 하나은행 K리그1 28라운드 맞대결이 사흘 간격으로 세 경기가 벌어진 것입니다. 특정 팀 간 대결이 이처럼 단기간에 연거푸 벌어지는 것도 신기한 일입니다만, 더 주목할 만한 점은 바로 양 팀의 최근 전적의 역전 구도였습니다.
지난 2년 동안 K리그1 정상을 연거푸 정복했던 울산 HD FC지만, 이상하리만큼 이정효 감독의 광주한테는 무진장 약했습니다. 광주가 2023시즌 K리그1으로 승격한 후 초반 두 경기에서는 울산이 2연승을 챙기며 강자다운 면모를 보이는가 했습니다만, 이후 벌어진 네 경기에서는 내리 4연패를 당했습니다.
2023시즌 이후 울산과 광주의 상대 전적
- 2023년 4월 30일 K리그1 울산 2-1 광주 울산 승
- 2023년 7월 2일 K리그1 광주 0-1 울산 울산 승
- 2023년 9월 3일 K리그1 울산 0-2 광주 광주 승
- 2023년 10월 21일 K리그1 광주 1-0 울산 광주 승
- 2023년 5월 15일 K리그1 광주 2-1 울산 광주 승
- 2023년 7월 10일 K리그1 울산 0-1 광주 광주 승
울산 처지에서는 자칫 ‘광주포비아’에 걸릴 지경이었는데요. 그 구도가 완전히 역전되었습니다. 2024년 7월 말 김판곤 감독이 부임한 후 주어진 광주와의 3연전, 울산은 과거 광주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던 그 팀이 맞나 싶은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2024년 7월 김판곤 감독 울산 사령탑 부임 후 울산과 광주의 상대 전적
2024년 8월 21일 코리아컵 광주 0-1 울산 울산 승
2024년 8월 25일 K리그1 광주 0-1 울산 울산 승
2024년 8월 28일 코리아컵 울산 2-2 광주 무승부
28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벌어진 코리아컵 준결승 2라운드 맞대결에서도 후반 43분까지 2-1로 앞서가는 등 3연전 내내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떠올리면 천적 구도가 삽시간에 확 바뀐 느낌이 듭니다.
울산은 이번 광주와 3연전을 통해 4년 만에 FA컵 결승전에 오름은 물론 K리그1 선두 강원 FC를 2점 차로 바짝 뒤쫓는 2위에 등극했습니다. 지난 6~7월 내내 이런저런 이슈로 시끄러운 분위기라 제대로 힘을 낼 수 없었던 울산이 현재로서는 K리그1과 FA컵 우승에 바짝 근접하는 모양새입니다.
여러모로 김판곤 감독의 지도력에 대한 찬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김판곤 감독 부임 후 울산은 28일 코리아컵 준결승 2라운드 홈 광주전까지 다섯 경기를 치렀습니다. 울산은 5전 3승 1무 1패를 기록했으며, 이중 무실점 승리가 세 차례나 됩니다. 좀 더 득점이 많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어찌됐든 위기를 넘고 이기고 있다는 점은 울산에는 굉장히 좋은 희소식이라 할 수 있을 듯합니다.
김판곤 감독 부임 후 울산의 지난 다섯 경기 결과
2024년 8월 10일 K리그1 울산 1-0 대구 울산 승
2024년 8월 18일 K리그1 울산 1-2 수원FC 울산 패
2024년 8월 21일 코리아컵 광주 0-1 울산 울산 승
2024년 8월 25일 K리그1 광주 0-1 울산 울산 승
2024년 8월 28일 코리아컵 울산 2-2 광주 무승부
한 차례 삐끗한 것을 제외하면 8월 내내 승승장구한 울산과 김판곤 감독은 다가오는 8월 31일 굉장히 큰 시험 무대에 오릅니다. K리그1 선두권 경쟁자인 포항 스틸러스와 물러설 수 없는 ‘동해안 더비’를 치르게 됩니다. 김판곤 감독의 울산이 울산 팬들 사이에서는 “다 져도 좋으니(물론 정말 이런 식으로 생각하시는 팬들은 없겠지만), 포항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동해안 더비에서도 승리를 챙겨가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요?
이상 울산 문수 축구경기장에서 풋볼 보헤미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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