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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알라룸푸르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 @풋볼 보헤미안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2024년 6월 11일 저녁 7시(현지 시각) 쿠알라룸푸르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입니다. 이 경기장은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의 홈구장이며, 전 세계에서는 아홉 번째, 동남아에서는 가장 큰 경기장입니다. 총 수용 관중이 8만 7,000여 명에 달합니다. 이곳은 2007 AFC 동남아 4개국 아시안컵 결승전이 열린 곳이기도 하고요. 제 기억이 맞다면 동남아 4개국 아시안컵 당시 한국이 이곳에서 이라크에 승부차기에서 패한 곳입니다. 여러모로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매머드 스타디움이자, 아시아 축구계에서도 손꼽히는 주요 스타디움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곳에서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이 6일 밤 10시(한국 시각)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D그룹 6라운드 대만과 대결을 가집니다. 말레이시아는 이번 대만전에서 최대한 많은 득점(정확히는 최소 7골)을 성공시키고, 같은 시각 무스카트에서 벌어지게 될 경기에서 키르키스스탄이 오만에 지는 상황이 연출되어야 최종 예선에 진출합니다.
 
풋볼 보헤미안은 이곳에 킥 오프 서너 시간 전에 도착해 주변을 한번 둘러봤는데요. 동남아하면 축구 인기가 최고라는 선입견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킥오프 한 시간 전에 미디어 트리뷴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는데요. 조금 실망인데요. 과연 서울이면, 방콕이면, 싱가포르이면, 중국이면 이랬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 정문 @풋볼 보헤미안

킥오프 한 시간 전인데도 입장한 관중이 정말 손에 꼽을 만큼 적습니다. 말레이시아축구협회(FAM)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1만 2,000여 명의 관중이 예매를 했다고 하는데요. 워낙 통이 큰 경기장에 1만 2,000여 명이 들어와봤자 기별이 갈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만, 전체적으로 경기장 주변에 우리가 생각하는 축제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는게 안타깝습니다.
 
사실 경기 하루 전 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대만을 상대로 우리가 가진 환경적 요인을 앞세워 도박을 걸어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말인즉슨, 말레이시아 특유의 더위와 광적 열기로 유명한 울트라스 말라야(한국의 붉은 악마와 같은 대표팀 서포터스)의 응원을 앞세워 상대를 곤혹스럽게 하겠다는 것인데요. 경기가 시작되어야 알 수 있겠으나, 날씨는 비까지 내려 선선한데다 관중도 생각보다 적어 과연 그 뜻이 실현될지 의문입니다.
 
사실 기자회견 후 말레이시아의 최대 스포츠 채널 아스트로 아레나 TV의 한 남성 기자와 만난 적이 있는데요. 이 기자가 말하길 “내일 경기에 관중이 많이 오지 않을 것이다. 1만 2,000여 명이라는데 한 7,000명 예상한다”라더군요. 그래서 이유를 물으니, 평일 저녁 경기에 교통 체증 때문에 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 그렇구만”
 
그리 답하긴 했습니다만,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서울에서 벌어지는 한국과 중국의 경기도 평일 저녁 경기이고, 한 번 경기하면 서울 월드컵경기장 주변에 길이 꽉 막히는 건 매한가지니까요. 그래서 서울에서 있을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 6만 관중 매진 소식을 전하니 놀라더군요.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 확정 직후 김판곤 감독 @말레이시아 뉴 스트레이츠 타임즈

사실 김판곤 감독은 지난해 11월 쿠알라룸푸르에서 풋볼 보헤미안이 만났을 때 관중 수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김 감독이 말레이시아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관중 분위기였습니다. 홍콩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쿠알라룸푸르 원정을 왔을 때, 울트라스 말라야의 광적 응원에 홀딱 반했다네요. 그 응원을 받으며 팀을 이끌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울트라스 말라야는 김 감독 부임 후에도 변함없이 엄청난 응원을 벌이고 있습니다. 기억하시나요?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한국전 때 제법 큰 규모의 원정 응원단이 경기장 분위기를 휘어잡았었습니다.

그때 말레이시아의 골이 터지자 애지중지하던 오토바이를 중고로 판매하고 카타르행 티켓값을 마련해 그 자리에 온 한 남성팬이 눈물을 흘리며 감격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클로즈업이 되기도 했죠(이 남자의 사연이 알려져 당시 한국전 득점자였던 파이살 할림이 사비를 털어 새 오토바이를 사줬다는 훈훈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취재 기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말레이시아가 대회를 떠나기 전까지 도하의 중심지 수크 와키프는 말레이시아 팬들의 응원 때문에 떠들썩했다고 합니다. 워낙 유명하다기에 개인적으로 이 친구들을 보고 싶어 경기장을 찾은 것도 있습니다.
 
어쨌든 김 감독은 바로 그런 서포터들의 응원을 받고 있었는데요. 문제는 울트라스 말라야만 이렇다는 것입니다. 상대가 대만, 키르키스스탄, 오만이라 관심도가 덜한 것도 약간은 이해가 되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팀이 지지를 받지 못하는 건 여러모로 아쉬운 대목입니다.
 
한참 글을 쓰다 보니 킥 오프 40분 전이네요. 지금도 이렇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팀의 성적? 말레이시아축구협회의 프로모션 능력 부족? 그냥 팬들의 무관심? 어찌 됐든 최종예선에 가냐마냐 하는 상황인데 분위기가 너무 차가운 건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경기가 끝나면, 기적이 일어나 말레이시아가 최종예선을 가는 그림이 연출된다면, 분위기가 달라질까요? 이곳에서 지켜보겠습니다.
 

국가 연주 리허설 @풋볼 보헤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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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한 방으로 입국이 가능한 싱가포르→ 쿠알라룸푸르 티켓 @풋볼 보헤미안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싱가포르전 7-0 대승 이후 여러 이야기를 뒤로 하고 현지를 떠났습니다. 대부분의 한국 기자들은 집으로 돌아갔지만, 저는 지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왔습니다. 뜬금없이 쿠알라룸푸르냐고 싶으실지 모르겠는데, 오는 11일 쿠알라룸푸르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에서 있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D그룹 최종 라운드 말레이시아와 대만의 대결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 더 정확히는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김판곤 감독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이미 5라운드가 끝났을 때 여러 매체에서 보도가 나갔듯이, 말레이시아의 상황은 빈 말로도 좋지는 못합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5라운드 키르키스스탄 원정에서 1-1로 비겼는데요. 무조건 이겨서 자력 진출 기회를 살려야 했던 이 경기에서 승점 1점에 그친 여러모로 아쉬움이 큰 경기입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그래도 한 레벨 위라는 키르키스스탄 원정에서 승점을 가져온 것에 의미를 부여할 만합니다만, 상황이 그리 쉽지 않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승점 7점으로 현재 D그룹 3위인데요. 승점 10점으로 2위 키르키스스탄을 뒤쫓고 있습니다. 골득실은 6골이나 차이가 납니다. 일단 말레이시아는 같은 시각 무스카트에서 킥오프할 오만-키르키스스탄전에서 오만이 이긴다는 가정 하에 대만을 상대로 이 골 득실을 만회할 수 있는 대량 득점 승리를 해야만 최종 예선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5라운드 현황 @google

한국이 속한 C그룹에 비교한다면 태국과 같은 처지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룹 최약체와 홈에서 싸우며 같은 시각 부담스러운 원정을 치러야 하는 2위의 패배를 바라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레벨이 높은 미션이지만요.  긍정적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그리 크다고는 볼 수 없지만 어쨌든 말레이시아의 최종예선행 확률은 아직 살아있습니다.

 

현지의 기대치가 꽤나 높습니다. 하리마우 말라야라는 국가대표팀 서포터스의 광적 열기로도 유명한 이곳 말레이시아는 이웃 나라 인도네시아처럼 뭔가 가시적 성과가 나오길 바라고 있는데요. 문제는 김 감독을 둘러싼 상황과 말레이시아의 분위기가 꽤나 묘하다는 겁니다.

 

당초 김 감독은 이번 키르키스스탄 원정을 굉장히 공들여 준비했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이곳 쿠알라룸푸르에서 만났을 때, 김 감독은 2차 예선 여섯 경기 중 이 키르키스스탄 원정을 콕 짚을 정도였는데요. 아마도 오만이 1위를 가져간다는 가정 하에 키르키스스탄과 2위 다툼을 벌이게 될 것인 만큼, 최대한 빨리 대표팀을 소집해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전세기 편으로 쿠알라룸푸르와 왕복해서 마지막 대만전에서 승리해 최종예선 티켓을 따낸다는 플랜을 세운 것 같습니다.

지난해 11월 쿠알라룸푸르에서 만났던 김판곤 말레이시아 감독 @풋볼 보헤미안

그런데 이곳 말레이시아의 스포츠 방송 채널인 아스트로 아레나 TV의 피나 나즈롬 기자에게서 꽤 황당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지난해 10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관련 기자회견 때문에 도하에 갔을 때 만나 친분을 쌓게 된 말레이시아의 축구 전문 기자인데요. 그녀가 말하길 전세기 편으로 키르키스스탄 원정길에 올랐던 김 감독과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경기가 끝난 지 23시간 동안 현지에서 체류하다 현지 시각으로 8일 새벽 230분 즈음에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김 감독에게도 연락을 해보니 사실이었습니다. 싱가포르 원정을 마친 한국 선수단은 경기 직후 서너 시간 만에 곧장 직항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는 것을 떠올리면, 말레이시아 선수단은 그야말로 지옥의 원정길 때문에 진을 다 뺀 셈입니다. 심지어 사실상 하루라는 시간을 이역만리의 땅 키르키스스탄에 버리고 와버렸습니다.

 

가뜩이나 핵심 선수가 테러를 당하거나 주전 공격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빠지고, 심지어 몇몇 클럽들이 차출을 반대하는 바람에 조기 소집 효과도 전혀 누리지 못한 김 감독 처지에서는 또 하나의 악재를 안게 된 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어쨌든 김 감독에게도 과연 기적이 일어날지 한번 현지에서 지켜보고 싶어 귀국하지 않고 말레이시아로 들어왔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11일 오전 11시 말레이시아축구협회(FAM) 본부 건물 강당에서 대만전 사전 기자회견이 있고, 8시부터 쿠알라룸푸르 근교 도시 샤 알람에 위치한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전용 훈련 시설인 파당 위스마 FAM에서 대만전 대비 최종 훈련(15분 공개)이 있을 예정입니다. 거기에 한 번 가볼 생각입니다

 

제가 한국어로 이 포스트를 쓰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미디어 등록 등 취재 과정에서 도움을 준 피나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한국에 놀러왔을 때 사준 산곰장어로 퉁쳤으면. , 그리고 한국은 이미 조기 진출을 확정지은 탓에 팝콘을 뜯으며, 한중전을 즐기는 분위기일 것 같습니다. 기세가 워낙 대단한 데다 상대가 심리적으로 완전히 주저앉은 상태이니 무난한 승리가 기대됩니다. 벼랑 끝에 선 말레이시아는 어떠할까요? 확실한 건 기적이 일어난다면 이곳도 얼마 전 인도네시아처럼 발칵 뒤집힐 것이라는 점이겠죠? 혹시 모르니까 그걸 보려고 왔습니다. 기대하고 있습니다.

쿠알라룸푸르 파빌리온에서, 솔직히 말레이시아, 8개월 사이에 두 번 올 줄 몰랐습니다. @풋볼 보헤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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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광주 FC 감독의 태도와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지난 25일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졌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습니다. 광주는 후반 21분 최경록의 득점으로 앞서갔으나, 경기 종료 직전 인천 공격수 스테판 무고사에게 실점하며 다 잡은 경기를 놓쳤습니다.

광주 처지에서는 승리를 목전에 둔 경기를 놓쳐 여러모로 아쉬움이 클 법한 경기였는데요. 그래선지 경기 후 이 감독의 반응이 뜨거운 화제를 모았습니다. 평소 호불호가 갈리는 인터뷰 스킬 때문에 크게 주목받았던 이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는 분을 삭히려는 듯 취재진의 질문을 단답형으로 대응했는데, 이를 두고 한 기자가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아 날 선 대립이 펼쳐졌다는 소식이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특히 관심을 모은 대목은 이날 이 감독이 광주 수비진의 경기 내용을 두고 실점하지 않았다고 규정한 부분이었습니다. 이 감독은 "내 기분에 따라서 얘기한 것이다. 내가 경기를 봤을 때는 무실점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보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라고 회피했고요. 결과적으로 이게 기자와 충돌의 빌미가 됐는데요. 취재진과 설전 여부를 떠나, 뉘앙스나 전후 맥락에 따라서는 판정에 대한 불만으로 비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상벌위원회 회부까지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케이스는 있습니다. 2019년 6월 3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졌던 FC서울과 울산 현대의 대결 이후 김도훈 당시 울산 감독의 반응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울산은 그날 경기에서 전반 8분 김태환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전반 40분 알리바예프, 전반 42분 박동진에게 연거푸 실점하며 역전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김보경의 극적 동점골로 2-2 무승부를 거두었는데요.

당시 김 감독은 경기 후 “우리 선수들 수고했다. 정말 고맙다. AFC 챔피언스리그 탈락 후 우리 선수들이 경기를 많이 준비했다.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라며 선수들을 칭찬한 뒤, “2-2 무승부지만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시선을 모았습니다.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읽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 감독과 달리 김 감독은 그 자리에서 곧장 “심판 판정에 대해 존중한다”라며 혹시 모를 해석의 여지를 없애려 했습니다.

물론 말꼬리에 단서를 달았다고 해서 심판 판정 불만에 대한 징계를 피하기는 힘듭니다. 또한 당시 몇몇 서울 관계자는 “2-2면 2-2지 2-0으로 이겼다는 말은 뭐냐”라고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질의를 해봤는데요. 당시 김 감독은 어떠한 징계를 받진 않았습니다.

사실 이 감독의 경우도 이와 다르지 않을 듯합니다. 이 감독의 말에서는 정확하게 심판 판정에 대해 어떤 지점에서 화가 났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김 감독의 케이스처럼 단순히 맥락과 느낌에서 화가 느껴진다는 식인데요. 풋볼 보헤미안은 설령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다고는 해도 이걸 두고 징계를 내리는 게 합당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처벌이라는 건 행위의 유무로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때 근거를 삼고 내릴 수 있습니다. 아무리 의심스럽다고는 해도, “너 사실 심판 판정에 불만 있었잖아”라는 식으로 철퇴를 내린다? 이런 식이면 내리지 못할 처벌은 없을 겁니다. 그래서 김 감독도 같은 잣대에서 징계를 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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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소셜미디어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6월 A매치 2연전 명단이 공개됐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27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6월 6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예정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그룹 5라운드 싱가포르 원정 경기와 6월 11일 C그룹 6라운드 중국전에 임할 23명의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명단은 여러모로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선수들로 구성되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시선을 모으고 있습니다.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 등 붙박이들이 어느 정도 부름을 받긴 했지만 전 포지션에 걸쳐 새 얼굴로 구성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비진에는 박승욱(김천 상무), 최준(FC서울), 하창래(나고야 그램퍼스), 황재원(대구 FC) 등 새 얼굴이 선발되었으며, 미드필더진에도 스토크 시티에서 에이스로 군림하기 시작한 배준호가 첫 호출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일본 J1리그에서 마치다 젤비아의 선두권 등극 돌풍을 이끌고 있는 장신 스트라이커 오세훈이 출격 준비를 합니다. 심지어 골키퍼에도 포항 스틸러스 수문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황인재가 출격합니다.

김승규, 김민재 등 부상자가 발생한 상태라는 점을 고려해 이러한 명단이 나온 것이기도 하지만, 그간 대표팀에는 가까이 있지 않았던 선수들이 대거 선발되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큰 실험이라 할 만합니다.

이번 2연전 결과를 지켜봐야 겠으나, 확실한 건 무사히 돌파한다면 향후 국가대표팀 선수층 풀을 좀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소득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만에 하나 삐끗하는 결과를 내게 될 경우, 특히 대량득점 승리가 예상되는 싱가포르전이 아니라 홈에서 있을 중국전에서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낼 경우 임시 사령탑 체제로 계속 이끌어 온 대한축구협회에 많은 비판이 있을 거라 예상됩니다.

@싱가포르축구협회 소셜 미디어

일단 6일에 있을 싱가포르 원정은 지난 3월 태국 원정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관중과의 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싱가포르축구협회(FAS)는 25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번 홈 한국전과 관련해 전석 매진 공지를 올렸습니다.

참고로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은 5만 5천석 규모입니다. 아마도 지난 태국전과 마찬가지로 프리미어리그를 누비는 한국의 슈퍼스타들을 보려는 싱가포르 팬들의 팬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만, 그래도 경기 중에는 엄연히 ‘적’인 만큼 무서운 응원을 퍼부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 그리고 개인적인 얘기 하나 더하겠습니다. 풋볼 보헤미안은 요즘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여행을 다녀올 생각인데요. 운 좋게 이때 싱가포르 원정 경기 때 근처에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 분위기를 여러분들께 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좀 더 생생한 정보를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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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하나시티즌

대전하나 시티즌을 이끌었던 이민성 감독이 21일 자진 사임했습니다.

 

대전하나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감독의 자진 사임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 감독은 그동안 믿고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다. 대전이라는 팀과 함께하며 좋은 기억이 너무 많고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날을 돌아봤습니다.

 

이어 항상 열정적으로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 최선을 다해준 선수단 그리고 스태프, 구단 프런트, 이 밖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전을 위해 헌신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대전은 높은 목표와 비전을 가진 팀이고 충분한 환경과 역량을 가진 팀이다. 밖에서도 늘 지켜보며 응원하겠다라고 사임의 변을 밝혔습니다.

 

이 감독은 지난 2021년 대전하나 지휘봉을 잡아 8년 만에 팀이 K리그1 복귀를 하는 데 크게 기여한 바 있습니다. 2024시즌을 맞아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꾀하고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내거는 등 의욕적인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13라운드가 종료된 현재 대전하나는 256패를 기록, 현재 최하위에 랭크되며 부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13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는 굉장히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였는데요. 이에 결국 사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대전하나는 오는 25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있을 14라운드 울산 HD FC전을 정광석 감독대행 체제로 임할 계획입니다.

 

풋볼 보헤미안은 추후에 이민성 감독의 퇴임과 관련해 글을 하나 정리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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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가 결국 5월 내에 새 A대표팀 감독을 뽑지 못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도훈 전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 감독을 오는 6월 예정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에 임할 축구 국가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65일 싱가포르 축구 국립경기장에서 싱가포르 원정 경기를 치르고, 11일 서울에서 홈 중국전을 펼칩니다. 한국은 2차 예선 C그룹에서 431무를 기록하며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아직 최종 예선 진출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지만, 9부 능선을 넘은 상태라 별 다른 이변이 없다면 최종 예선에 나갈 듯합니다.

 

김 감독은 현역 시절 레전드 스트라이커였던 것으로 굉장히 유명합니다. 지도자로서도 나름 성공가도를 밟았습니다. 2005년 성남 일화 코치로 지도자에 입문한 뒤, 인천 유나이티드와 울산 HD FC의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울산 사령탑으로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며, 이후 싱가포르 강호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를 맡아 싱가포르 리그 우승도 경험했습니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은 5월 내에 새 감독을 뽑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결과적으로 김 감독을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함에 따라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습니다. 제시 마시·에르베 르나르·하비에르 아기레·세뇰 귀네슈·헤수스 카사스 등 여러 지도자가 거론됐으나 결국 아무도 손을 잡지 못했습니다.

 

풋볼 보헤미안은 대한축구협회가 5월 내 선임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좋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부실한 협상력을 떠올린다면 억지로 기한 내에 춘다고 잘못된 선임을 해 더 큰 화를 부르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에게 정말 제대로 된 선임 권한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실제로 정관상에는 그저 자문 기구에 불과한 터라 그들에게 협상을 끌어갈 힘은 규정상 없습니다.

 

어쨌든 6월에는 김도훈 감독이 대표팀을 이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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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18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 @풋볼 보헤미안

지난 5월 18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졌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3라운드 대전하나 시티즌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보고 왔습니다.

인천이 1-0으로 이긴 이날 경기는 경기 내용과 승패보다는, 승부 외적인 요소 때문에 시선이 모였습니다. 이날 대전과 인천의 경기는 지난 11일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졌던 1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대결이 끝난 직후 일부 몰지각한 인천 팬들의 물병투척 사건으로 축구판 분위기가 엉망이 되고 난 뒤 치러지는 인천의 첫 번째 공식 경기였습니다.

인천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상벌위원회의 징계에 따라 벌금 2,000만 원에 향후 다섯 차례 홈 경기 응원석 폐쇄라는 징계를 받은 상태입니다. 이 징계의 경중에 대해 여전히 논란이 매우 큰 상황이지만, 여기서는 차치하겠습니다. 중요한 건 사건을 일으킨 그들이 진심 어린 반성을 하는지 여부겠죠.

사실 그간 서포터스 문화와 역사를 살피면 물병 투척 혹은 관중 난동, 불법적인 버스 막기 등 여러 불법적인 요소가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물병이었지만, 과거에는 악질적인 동전 던지기로 선수를 공격한 더 심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서포터스가 한국 프로축구 분위기를 주도하는 고마운 존재기도 하지만, 이처럼 어두운 면이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런 징계가 떨어지면 사고를 일으킨 당사자들은 두 가지 반응으로 나뉘었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징계는 구단이 대신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나몰라라 하거나, 우리 서포터스는 외려 먼저 공격받은 피해자들인데 세상이 몰라준다는 억울함을 표현하는 식이었죠. 이번에도 사고를 일으킨 일부 인천 팬들은 서울 골키퍼 백종범의 행동이 트리거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도 그런 생각은 억지라는 걸 어렵잖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해도 되는 행동과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구분하여 살아갑니다. 바깥에서 만난 누군가가 도발했다고 해서 주먹으로 대답하면 정당방위로 인정받을수 있을까 생각하면 열이면 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축구장은 치외법권이 아닙니다.

인천 팬들이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뿌린 전단지 @풋볼 보헤미안

서론이 길었는데 어쨌든 인천 팬들이 이번 대전 원정 경기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내심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다행스러운 건 일부 인천 팬들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폭력은 응원이 아니다 #정신차려 파랑검정 이라는 현수막과 전단지를 뿌리며 이번 사건에 대해 반성하고 내부의 자성을 촉구했습니다.

해서 그들이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뿌린 전단지에 적혀 있던 반성문의 전문을 그대로 옮깁니다

인천 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1주일 동안 여러분이
어떠한 심경으로 지내셨을지 
그 쓸쓸함을 측량할 길이 없습니다. 
그 어떤 말로도 위로받기 어려울 만큼 
크게 상처 난 마음을 부여잡고, 
다시 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아주신 여러분들께
심심한 존경과 감사의 말씀
먼저 올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죄송스럽게도 우리는 
다시금 우리의 과를 돌아보며
치부를 드러내 보려 합니다. 
우리를 상처받게 한 이들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들의 행위는
응원이 아니라 폭력입니다. 
그들은 도발한 상대 팀 골키퍼를 향해
물병을 던졌다고 말하지만,
상대 팀 FC서울 선수들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선수들도 날아드는 물병을
온몸으로 맞아가며 막았습니다.
그 만행에 깊은 상처를 입은 건, 
양 팀을 사랑하는 
진짜 팬들이었고, 
축구를 사랑한 어린이들이었으며, 
K리그에 관심을 보여준
시민들이었습니다.

금번의 사태는
전례 없이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20년간 인천을 응원하고
K리그를 보면서 
이러한 사건을 본 것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 제게도
이러한 모습은
충격적이었고,
추하게 보였습니다. 
우리는 이미 통제를
벗어난 것일지도 모릅니다.

세상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하고,
우리는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비록 여러분들의 이야기가 아닐지라도
인천 팬 중 일부의 과한 호승심과
폭력성은 리그에서도 악명 높으며, 
'개포터'라 불리는 그들은
기피의 대상이 되어 갔습니다.
그러나 ‘진짜 지지자’라
자칭한 이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의 엠블럼이 달린
유니폼을 입고 머플러를 매며 
기물파손과 폭력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나요? 
인터넷을 켜고 이러한 글을 올립니다. 
“또 시작이다.”

우리는 지금껏 그것이
타인의 잘못이라고 믿어 왔습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과 다르니
괜찮다고 믿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미 이 조직은
자정 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침묵했습니다.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괜한 다툼이 무서웠습니다.
그렇게 인천의 이름이
더러워졌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
목소리를 낼 때입니다. 

“당신들의 행위는
응원이 아니라 폭력이다.”

“당신들의 비뚤어진 사랑이
구단과 선수들, 팬들을
얼마나 비참하게 만들었는지
돌아보라.” 

그것으로 그들에게,
K리그 팬들에게,
대한민국 시민들에게 보여줍시다.
그들이 들렸다는 사실을, 
더 많은 인천 팬이
진심으로 축구를 사랑하고
폭력에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하여 인천 팬들은 더 나아진
응원을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천 팬 여러분,
변화하고 싶으십니까?
이러한 사태들이
지긋지긋하십니까?
그렇다면 이제는 나설 때입니다.
뒷면의 해시태그를 들어
찍은 인증사진을 찍어주세요. 
경기장의 다른 팬들에게 보여주세요.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걸 증명해 주세요.

#폭력은응원이아니다.
#정신차려파랑검정

Ultras Coast

여러분들은 인천 팬들의 사고 이후 이런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론 사고를 일으킨 몰지각한 이들이 모든 인천 팬들이 아니듯, 이처럼 진심을 담아 반성과 자성을 얘기하는 팬들 역시 모든 인천 팬들의 메시지는 아닐 수 있습니다. 혹자는 서포터스의 그룹 내부의 주류가 아닌 이들이 주류인 이들을 이번 사고를 빌미로 공격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을 내놓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 모든 걸 떠나 생각하고 싶습니다. 저는 인천 팬도 아니고, 기자 생활을 하면서 인천을 전담한 적이 한 번도 없어 그들의 내부 사정을 모릅니다.

그래도 의미를 크게 부여하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풋볼 보헤미안은 설령 그게 모든 인천 팬들의 메시지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함께 개선해나가자는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긍정적인 스노우볼을 일으켜 기분 좋은 효과를 만들어냈으면 좋겠습니다. 추악했던 이번 사고 이후 얻어가는 자그마한 가르침 덕에 훗날 K리그의 환경이 개선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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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 조 추첨식에서 만났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풋볼 보헤미안

저는 40대 중반입니다.
아마 제 또래 축구팬들이라면
위르겐 클린스만이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감이
너무나도 크다는 걸 모두 공감하실 겁니다.

비단 한국을 상대로 월드컵에서 넣었던
환상적인 터닝 발리슛 골 장면을 제쳐두더라도
클린스만은 지금의 리오넬 메시에 버금갈 정도로
우리 세대에서는 거의 넘버 원 스타 골잡이로 통했죠.

그래서 감독으로 만났을 때
꽤 신기하고 반가웠습니다.
아시안컵 본선 조 추첨식에서 만나
믹스트존에서 짧게나마 대면 인터뷰를 했을 때
제 직업이 축구 기자인 덕에
어렸을 적 워너비와 말도 섞어보는구나
하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때 소소한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믹스트존 인터뷰 전에
좀 주섬주섬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 아저씨, "헤이~ 비지맨"하면서
넉살 좋게 받아주는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고요.

6월 A매치 기자회견장에서
우연찮게 아이컨택됐을 때
카타르에서 만나 아는 얼굴 봤다며
웃으며 반가워하는 모습에
괜히 남몰래 뻑 가기도 했습니다.

6월 A매치 명단 기자회견 때 우연찮게 눈 마주침 @풋볼 보헤미안

그런데 요즘은 정말 실망입니다.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지
6개월 만에 엄청난 비난에 직면해 있습니다.
대표팀 감독이 욕먹는거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마는
지금 클린스만 감독은
이례적일 정도로 비난받고 있는데요.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성적 때문인가 싶으실 겁니다.
부임 후 네 경기에서 한 번도 못 이기긴 했죠.
하지만 이건 이유 중 하나이긴 해도
크게 중요하진 않습니다.

솔직히 경기야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잖아요?
그리고 축구는 늘 결과론이기에
이기면 분위기는 바뀝니다.
팀이 자리잡히면 결과는 자연히 따라오죠.

저 같은 미디어도,
그리고 여러분들과 같은 팬들도
그 점을 알기에 인내하고
그의 도전을 지켜보려 한 이유죠.

진짜 문제는 태도입니다.

대표팀 감독직이 아닌 다른 일에
정신 팔려 있는 모습은
보는 내내 난감하고 황당합니다.

한국에 상주하겠다던 다짐을 남기더니
이제 와서는
업무상 굳이 한국에 상주할 필요가 없다는
기묘한 화법으로 회피하는 모습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는 '셀럽' 클린스만 감독 @풋볼 보헤미안

대표팀 감독은 그 자체로 상징성을 지니는 자리입니다.
그 나라의 모든 축구팬,
그 나라 축구계 모두가 주목하고 있고
그래서 늘 처신을 바로 해야 합니다.
감독의 행동 하나하나가
감독의 말 한마디가
대표팀 분위기를 흐리는
외부 충격이 될 수 있으니까요.

파울루 벤투 감독을 비롯한 과거 한국 사령탑들이
말을 못해서 몸가짐을 바르게
가져가려고 했던 게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온전히 본인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무슨 쇠고기 등급 나누는 것처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1등급'으로
대우받는다는 미디어들과
나눴다는 인터뷰는 아무리 곱씹어봐도
왜 다들 호들갑이냐는 식으로 읽힙니다.

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 어디에 있든
대표팀을 책임질 수 있다는 얘기는
너희들이 무슨 얘기를 하든 앞으로도 이럴거니까
신경 끄고 각자 할일만 하자는 주장으로 보입니다.

제가 삐딱한 건가요?

6월 부산에서 치러졌던 페루전 당시 훈련 전 인터뷰 모습 @풋볼 보헤미안

그간 정례화되었던
대표팀 명단 발표와 관련한 기자회견 역시
이번 9월 A매치 때는 거르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심지어 계약상 고용주이자 갑이어야 할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의 폭주를
막을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그간 성적 때문에 말이 많았었지
감독의 행실과 관련한 문제 때문에
이토록 시끄러웠던 건
제 십수 년 기자 생활을 통틀어
아마도 처음이지 싶습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제 어렸을 적 영웅입니다.
그런데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상식의 선에서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 행동을
바라보는 마음은 과거 열성팬이었기에 정말 착잡합니다.

그는 언제쯤 마땅히 가져야 할
책임감을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요?


어쨌든 사람을 찾습니다.

이름 위르겐 클린스만
보시는 분들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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