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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다 젤비아

풋볼 보헤미안 人터뷰

일본 J리그
마치다 젤비아 FW
나상호

2024시즌 일본 J1리그에는 굉장히 놀랄 만한 돌풍이 불고 있습니다. 

마치다 젤비아, 한국과 교류가 많아 어지간한 팀은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일본 J리그 판이지만 이 팀에 대해 들어본 이는 그리 많지는 않을 듯합니다. 그럴 만 한게, 1989년 도쿄 사회인 리그에서 시작해 35년 만에 J1리그에 발을 들인 입지전적 클럽이기 때문이거든요. 늘 하부리그가 주 무대였고, 이처럼 일본 최상위 리그를 누비는 건 올해 들어 처음입니다.

그런 팀이 15라운드가 종료된 일본 J1리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 돌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볼 일이나, 확실한 건 이 돌풍의 중심에는 한국인 삼총사 나상호·오세훈·장민규가 있습니다. 이중 맏형인 나상호는 현재 마치다 젤비아에서 가장 ‘레벨이 높은 선수’라 할 수 있겠는데요. 과거 FC 도쿄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봤던 이 선수가 이제 K리그와 FIFA 월드컵을 자양분 삼아 마치다의 에이스로 맹활약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죠. 

나상호 선수와 최근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2023시즌 FC 서울에서 제법 준수한 활약을 펼친 후 ‘승격팀’ 마치다로 갔던 이유, 지금 마치다에서 즐기고 있는 ‘행복 축구’, 그리고 한동안 멀어진 축구 국가대표팀에 대한 솔직한 심경까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미 <베스트 일레븐>을 통해 짤막하게 소개했는데, 거기서 다루지 못한 얘기까지 최대한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립니다. 일종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죠.

@FC서울

“서울 팬들은 제 마음 속에 늘 남아있습니다”

Q. 일본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예, (오)세훈이와 (장)민규가 함께 있어서 적응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잘 소통하면서 뛰니까 효과도 나오는 것 같아서 아주 잘 지내는 것 같습니다.”

Q. 현재까지 10경기 2골 1도움인데, 스스로에 대한 평가는?
“부상 복귀 후 공격 포인트를 계속 올리고는 있는데,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많아요. 그래도 팀이 제게 잘 맞는 스타일이라 앞으로도 좋은 공격 포인트를 또 많이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일단 서울을 떠나 마치다로 이적한 배경이 궁금해요. 서울의 에이스 중 하나였는데, 그때 마치다로 가는 결심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작년에 서울 팬들에 절 많이 좋아해주셨죠. 비록 경기 결과나 순위는 조금 미약했지만, 그래도 개인 공격 포인트는 좋았던 편이라 그런지 서울 팬들께서 남아줬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 제게 보였었어요. 그래서 서울 팬들에게 좀 미안한 부분인데, 다만 제가 예전에 FC 도쿄에서 있었을 때 이루지 못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때마침 J리그에서 다시 제안이 와서 선택을 했습니다.”

“그런데 마치다까지 찾아주시는 서울 팬들이 꽤 많아요. 마치다까지 와주시니까 서울 팬들께 항상 고마움을 느낍니다. 마치다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다 보면 또 좋은 방향으로 또 흘러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늘 서울 팬분들은 제 마음속에 좀 남아 있습니다.”

@마치다 젤비아


“마치다는 한국적인 팀, 한국 동료들과 함께 ‘승격팀 우승’ 꿈꿔”

Q. 직접 얘기했듯 FC 도쿄에서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다시 J리그에 도전하고 싶었던 이유가 있을까요?
“2019년에 도쿄에 입단했을 땐, 모든 게 처음이었어요. 처음 경험하는 해외였고, 용병이었죠. 핑계를 대자면 처음이라는 이유 때문에 적응을 잘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경험도 많이 부족했고요.”

“그때와 지금 모두 똑같은 J리그지만, 그래도 제가 성장한 것 같아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을 경험하면서 성장했고, 그때 쌓은 경험을 무시하지 못하겠더라고요. 경험이 쌓이니 좀 더 여유를 찾을 수 있었고, 그래서 예전에 J리그에서 뛰었던 것과 달리 지금은 공격 포인트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많은 팀 중 마치다 젤비아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일단 저를 적극적으로 원하기도 했고, 스타일을 살펴보니 J리그에선 흔치 않은 전술을 가지고 있어요. J리그는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바탕으로 한 축구를 하잖아요. 그런데 마치는 어찌 보면 한국적인 색깔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 스타일에 맞춰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 선수 중 하나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오세훈 선수와 콤비 플레이가 대단한 결과를 내고 있는데요.
“민규도 있죠. 이 친구들이랑 또 이제 재밌게 좋은 시간들 보내고 있어요. 세 명이서 함께 출전하면 모두 한국 선수들이다보니 소통도 서로 열심히 하며 항상 좋은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제가 도움을 줘서 세훈이가 골을 넣기도 하고, 세훈이가 도움을 줘서 제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 수 있었죠.  그게 결과로 이어지고 있고요.”

Q. 예전에 가시와 레이솔 삼총사(홍명보·황선홍·유상철)이 생각나네요. 그런데 마치다 젤비아가 무려 J1리그 1위를 달리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낯선 팀인데, 일본에서는 이변이라며 더 놀랄 듯한데
“그렇죠. 아무도 예상 못했죠. 그런데 한 가지 일화가 있어요. 동계 훈련 때 미팅을 했는데, 쿠로다 고 감독님께서 올해 목표를 얘기하시는데 승격팀답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뭔가 일을 내겠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중상위권에는 머물 수 있겠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죠.”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욕심이 나죠. 그래서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도 우승을 목표로 뛰고 있어요. 물론 아직 라운드 로빈이 한 번도 돌지 않았고 여름이 되어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안심하긴 어렵다는 건 알아요. 추후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나올 것 같은데, 그래도 지금 우리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비록 우리가 ‘승격팀’이지만 정말 우승까지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

“대표팀에 다시 부름 받도록 노력, 올해는 끝까지 잘하고 싶어”

Q. 대표팀 얘기 잠깐 하죠. 지난해 6월 A매치 2연전 이후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 아쉬움이 클 듯한데

“일단 대표팀이라는 자리는 쉽게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닌 걸 알고 있습니다. 감독님의 성향에 맞게 갖춰져야 되는 자리죠. 그래도 축구 선수에게는 늘 국가대표로 뛰고 싶다는 게 목표잖아요. 그래서 소속팀에서 잘하고 있으면 다시 부름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J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하고 있어요.”

Q.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밖에서 보는 마음이 편치 않았을 텐데
“저는 일단 팬의 입장에서 봤던 것 같아요. 친구들도 뛰고 있고, 가까이서 보던 선후배가 뛰고 있는 팀이니까요. 제가 함께 뛰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경기를 이겼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응원했어요. 비록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진 못했지만, 그래도 저는 열심히 응원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대회가 끝난 후 다시 대표팀에 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하자는 동기 부여를 가졌습니다.”

Q. 그 ‘팬의 입장’이라는 게 선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을 듯해요. 더군다나 1년 전에 월드컵을 뛴 선수니까
“쉽지 않죠. 그래서 저기에 뛰고 있었더라면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부름은 받지 못했고, 현실을 받아들여야죠. 그냥 응원했습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올해 정말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클 듯한데, 각오를 전한다면?
“지난해에 시즌 초반이 좋았고 마지막엔 주춤했죠. 올해는 후반기까지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게 목표입니다. 그걸 달성하면 한층 더 선수로서 성장했다는 의미를 가질 수 있으니까요. J리그에서도 나상호라는 선수를 충분히 보여주고, 결과와 내용 모두 가져오고 싶어요. 비록 외국인 선수긴 하지만, 그래도 제 역할은 충실히 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마치다 젤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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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 조 추첨식에서 만났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풋볼 보헤미안

저는 40대 중반입니다.
아마 제 또래 축구팬들이라면
위르겐 클린스만이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감이
너무나도 크다는 걸 모두 공감하실 겁니다.

비단 한국을 상대로 월드컵에서 넣었던
환상적인 터닝 발리슛 골 장면을 제쳐두더라도
클린스만은 지금의 리오넬 메시에 버금갈 정도로
우리 세대에서는 거의 넘버 원 스타 골잡이로 통했죠.

그래서 감독으로 만났을 때
꽤 신기하고 반가웠습니다.
아시안컵 본선 조 추첨식에서 만나
믹스트존에서 짧게나마 대면 인터뷰를 했을 때
제 직업이 축구 기자인 덕에
어렸을 적 워너비와 말도 섞어보는구나
하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때 소소한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믹스트존 인터뷰 전에
좀 주섬주섬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 아저씨, "헤이~ 비지맨"하면서
넉살 좋게 받아주는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고요.

6월 A매치 기자회견장에서
우연찮게 아이컨택됐을 때
카타르에서 만나 아는 얼굴 봤다며
웃으며 반가워하는 모습에
괜히 남몰래 뻑 가기도 했습니다.

6월 A매치 명단 기자회견 때 우연찮게 눈 마주침 @풋볼 보헤미안

그런데 요즘은 정말 실망입니다.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지
6개월 만에 엄청난 비난에 직면해 있습니다.
대표팀 감독이 욕먹는거야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마는
지금 클린스만 감독은
이례적일 정도로 비난받고 있는데요.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성적 때문인가 싶으실 겁니다.
부임 후 네 경기에서 한 번도 못 이기긴 했죠.
하지만 이건 이유 중 하나이긴 해도
크게 중요하진 않습니다.

솔직히 경기야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잖아요?
그리고 축구는 늘 결과론이기에
이기면 분위기는 바뀝니다.
팀이 자리잡히면 결과는 자연히 따라오죠.

저 같은 미디어도,
그리고 여러분들과 같은 팬들도
그 점을 알기에 인내하고
그의 도전을 지켜보려 한 이유죠.

진짜 문제는 태도입니다.

대표팀 감독직이 아닌 다른 일에
정신 팔려 있는 모습은
보는 내내 난감하고 황당합니다.

한국에 상주하겠다던 다짐을 남기더니
이제 와서는
업무상 굳이 한국에 상주할 필요가 없다는
기묘한 화법으로 회피하는 모습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는 '셀럽' 클린스만 감독 @풋볼 보헤미안

대표팀 감독은 그 자체로 상징성을 지니는 자리입니다.
그 나라의 모든 축구팬,
그 나라 축구계 모두가 주목하고 있고
그래서 늘 처신을 바로 해야 합니다.
감독의 행동 하나하나가
감독의 말 한마디가
대표팀 분위기를 흐리는
외부 충격이 될 수 있으니까요.

파울루 벤투 감독을 비롯한 과거 한국 사령탑들이
말을 못해서 몸가짐을 바르게
가져가려고 했던 게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온전히 본인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무슨 쇠고기 등급 나누는 것처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1등급'으로
대우받는다는 미디어들과
나눴다는 인터뷰는 아무리 곱씹어봐도
왜 다들 호들갑이냐는 식으로 읽힙니다.

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 어디에 있든
대표팀을 책임질 수 있다는 얘기는
너희들이 무슨 얘기를 하든 앞으로도 이럴거니까
신경 끄고 각자 할일만 하자는 주장으로 보입니다.

제가 삐딱한 건가요?

6월 부산에서 치러졌던 페루전 당시 훈련 전 인터뷰 모습 @풋볼 보헤미안

그간 정례화되었던
대표팀 명단 발표와 관련한 기자회견 역시
이번 9월 A매치 때는 거르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심지어 계약상 고용주이자 갑이어야 할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의 폭주를
막을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그간 성적 때문에 말이 많았었지
감독의 행실과 관련한 문제 때문에
이토록 시끄러웠던 건
제 십수 년 기자 생활을 통틀어
아마도 처음이지 싶습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제 어렸을 적 영웅입니다.
그런데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상식의 선에서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 행동을
바라보는 마음은 과거 열성팬이었기에 정말 착잡합니다.

그는 언제쯤 마땅히 가져야 할
책임감을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요?


어쨌든 사람을 찾습니다.

이름 위르겐 클린스만
보시는 분들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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