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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풋볼 보헤미안 人터뷰

인천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

솔직히…, 관중석에 있는 팬 때문에 팀이 피해를 입는다면 가장 화가 날 법한 이는 피치에서 피땀 흘려 뛴 선수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화가 나진 않더라도 원망하게 될 법한 일이 아닐까요? 머리로는 그래도 우리 팬이라는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사람이라는 건 감정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지난 11일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졌던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의 물병 투척 사건 이후 인천 선수단 그리고 그들을 이끌고 있는 조성환 감독이 딱하게 느껴졌던 이유기도 합니다. 16일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홈 경기 응원석 폐쇄(5경기)와 벌금 2,000만 원 징계를 받은 직후, 조 감독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났습니다. 

18일 하나은행 K리그1 2024 13라운드 대전하나 시티즌 원정 경기를 위해 이곳을 찾은 조 감독에게 억울할 법하다는 말을 건넸습니다. 그랬더니 제 생각과는 완전히 다른 답이 날아왔습니다. 시쳇말로 ‘1도 관련 없을 법한’ 조 감독은 도리어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떻게든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말하려는 조 감독을 보며, 프로 축구팀의 감독은 정말 힘든 직업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남이 벌인 일에도, 때로는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니까요. 그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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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선수단 분위기는 어떤가요?
“감독으로서 여러 상황이 있었는데, 저도 그 일에 대해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어쨌든 벌어진 일이고, 하루 빨리 추스르는 길은 승점 3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경기력과 결과로 팀 이미지 등 여러 부분들을 쇄신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선수단이 잘못해서 물병 투척 사건이 일어난 건 아닙니다. 억울한 감도 있을 듯한데…
“아닙니다. 뭐… 선수단이 아니라 저도 만약에 제르소가 퇴장을 안 당했다면…, 워낙 준비하는 과정에서 저희들이… 아, 감독의 느낌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잘 준비했다. 오늘 경기는 좀 기대가 된다’라는 것 말입니다. 경기 흐름이 좀 나쁘지도 않았고요. 단지 저는, 항상 호사다마라고 또 좋은 경기 흐름이나 아니면 좋은 일들이 있을 때 안 좋은 일들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퇴장당한 제르소에게 말을 건네지 못한 것에 책임을 느낍니다. 제르소가 K리그에서 워낙 또 경험을 또 많이 한 선수잖아요. 그래서 굳이 제가 선수한테 ‘네가 우리 팀에 주요 공격수고 많은 어떤 그런 견제가 들어올 것’이라고 이야기를 안 하더라도, 혹은 ‘멘탈적으로 이겨내야 된다’는 말을 안 하더라도 잘 해줄 것이라는 생각에 제가 말을 좀 더 아꼈습니다. 어떻게 보면 좀 더 감독으로서 한 번 더 노파심에 더 한 번 더 짚어줬더라면 하는 전 아쉬움이 있었고, 그런 부분들이 없었다면 그런 일들이 또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 같고요.”

 

“ 그래서 이건 선수단의 잘못이 아니다 아니면 누구의 잘못이다 이런 걸 떠나고 싶어요. 그리고 꼭 잃는 것만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더욱 또 성숙된 팬 문화가 또 자리 잡을 수도 있고, 우리 팀뿐만 아니라 다른 팀도 그런 반면교사를 삼을 수 있으니까요.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입니다. 또 이걸 어떻게 우리가 잘 좀 더 좀 더 세련되게 잘 극복을 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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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선수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주었나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이건 좀 더 우리 스스로가 또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일입니다. 누군가에게 전가시킬 수 있는 부분들이 아니기 때문에 개개인적으로 좀 더 반성을 하고 우리가 또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열정적인 팬들이라는 인천의 이미지가 반감된 부분이 엄청나게 큰데 이런 부분들을 불식시킬 수 있는 거는 
우리 경기력이고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인천은 강하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언제 강했냐고 말한다면, 그냥 팀으로 같이 열심히 했을 때 강한 면모를 보였다고 봅니다. 예전에 저희들이 승점 매번 헌납했던 승점 자판기가 아니라 상대도 이제 인천을 많이 신경 쓰는 팀으로 거듭났다는 건, 그만큼 또 한 단계 올라와 있는 뜻이겠죠.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선수들도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또 이런 상황에 대해서 좀 이겨내자고 선수들과 결의를 다졌습니다”

 

Q. 제르소에게는 어떤 얘기를 해주었나요?

“괜찮냐고, 오히려 제가 더 질책보다는 위로를 해줬습니다. 끝나고 라커룸에서 공개적으로 
선수들한테 사과도 했고, 그 마음은… 선수의 성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또 많이 힘들까 하는 또 생각도 가졌습니다. 저도 팀의 감독으로서 안타까운 일이지만 제르소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라 제가 그걸 못해서 미안하다는 생각을 해서 좀 많이 좀 위로를 해줬습니다. 선수가 제일 많이 힘들죠. 저도 아니고 본인 스스로가 제일 힘들기 때문에 잘 이겨내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르소도 한층 더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밝아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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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sIV3SEW5VQ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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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18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 @풋볼 보헤미안

지난 5월 18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졌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3라운드 대전하나 시티즌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보고 왔습니다.

인천이 1-0으로 이긴 이날 경기는 경기 내용과 승패보다는, 승부 외적인 요소 때문에 시선이 모였습니다. 이날 대전과 인천의 경기는 지난 11일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졌던 1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대결이 끝난 직후 일부 몰지각한 인천 팬들의 물병투척 사건으로 축구판 분위기가 엉망이 되고 난 뒤 치러지는 인천의 첫 번째 공식 경기였습니다.

인천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상벌위원회의 징계에 따라 벌금 2,000만 원에 향후 다섯 차례 홈 경기 응원석 폐쇄라는 징계를 받은 상태입니다. 이 징계의 경중에 대해 여전히 논란이 매우 큰 상황이지만, 여기서는 차치하겠습니다. 중요한 건 사건을 일으킨 그들이 진심 어린 반성을 하는지 여부겠죠.

사실 그간 서포터스 문화와 역사를 살피면 물병 투척 혹은 관중 난동, 불법적인 버스 막기 등 여러 불법적인 요소가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물병이었지만, 과거에는 악질적인 동전 던지기로 선수를 공격한 더 심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서포터스가 한국 프로축구 분위기를 주도하는 고마운 존재기도 하지만, 이처럼 어두운 면이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런 징계가 떨어지면 사고를 일으킨 당사자들은 두 가지 반응으로 나뉘었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징계는 구단이 대신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나몰라라 하거나, 우리 서포터스는 외려 먼저 공격받은 피해자들인데 세상이 몰라준다는 억울함을 표현하는 식이었죠. 이번에도 사고를 일으킨 일부 인천 팬들은 서울 골키퍼 백종범의 행동이 트리거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도 그런 생각은 억지라는 걸 어렵잖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해도 되는 행동과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구분하여 살아갑니다. 바깥에서 만난 누군가가 도발했다고 해서 주먹으로 대답하면 정당방위로 인정받을수 있을까 생각하면 열이면 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축구장은 치외법권이 아닙니다.

인천 팬들이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뿌린 전단지 @풋볼 보헤미안

서론이 길었는데 어쨌든 인천 팬들이 이번 대전 원정 경기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내심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다행스러운 건 일부 인천 팬들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폭력은 응원이 아니다 #정신차려 파랑검정 이라는 현수막과 전단지를 뿌리며 이번 사건에 대해 반성하고 내부의 자성을 촉구했습니다.

해서 그들이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뿌린 전단지에 적혀 있던 반성문의 전문을 그대로 옮깁니다

인천 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1주일 동안 여러분이
어떠한 심경으로 지내셨을지 
그 쓸쓸함을 측량할 길이 없습니다. 
그 어떤 말로도 위로받기 어려울 만큼 
크게 상처 난 마음을 부여잡고, 
다시 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아주신 여러분들께
심심한 존경과 감사의 말씀
먼저 올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죄송스럽게도 우리는 
다시금 우리의 과를 돌아보며
치부를 드러내 보려 합니다. 
우리를 상처받게 한 이들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들의 행위는
응원이 아니라 폭력입니다. 
그들은 도발한 상대 팀 골키퍼를 향해
물병을 던졌다고 말하지만,
상대 팀 FC서울 선수들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선수들도 날아드는 물병을
온몸으로 맞아가며 막았습니다.
그 만행에 깊은 상처를 입은 건, 
양 팀을 사랑하는 
진짜 팬들이었고, 
축구를 사랑한 어린이들이었으며, 
K리그에 관심을 보여준
시민들이었습니다.

금번의 사태는
전례 없이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20년간 인천을 응원하고
K리그를 보면서 
이러한 사건을 본 것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 제게도
이러한 모습은
충격적이었고,
추하게 보였습니다. 
우리는 이미 통제를
벗어난 것일지도 모릅니다.

세상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하고,
우리는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비록 여러분들의 이야기가 아닐지라도
인천 팬 중 일부의 과한 호승심과
폭력성은 리그에서도 악명 높으며, 
'개포터'라 불리는 그들은
기피의 대상이 되어 갔습니다.
그러나 ‘진짜 지지자’라
자칭한 이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의 엠블럼이 달린
유니폼을 입고 머플러를 매며 
기물파손과 폭력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나요? 
인터넷을 켜고 이러한 글을 올립니다. 
“또 시작이다.”

우리는 지금껏 그것이
타인의 잘못이라고 믿어 왔습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과 다르니
괜찮다고 믿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미 이 조직은
자정 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침묵했습니다.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괜한 다툼이 무서웠습니다.
그렇게 인천의 이름이
더러워졌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
목소리를 낼 때입니다. 

“당신들의 행위는
응원이 아니라 폭력이다.”

“당신들의 비뚤어진 사랑이
구단과 선수들, 팬들을
얼마나 비참하게 만들었는지
돌아보라.” 

그것으로 그들에게,
K리그 팬들에게,
대한민국 시민들에게 보여줍시다.
그들이 들렸다는 사실을, 
더 많은 인천 팬이
진심으로 축구를 사랑하고
폭력에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하여 인천 팬들은 더 나아진
응원을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천 팬 여러분,
변화하고 싶으십니까?
이러한 사태들이
지긋지긋하십니까?
그렇다면 이제는 나설 때입니다.
뒷면의 해시태그를 들어
찍은 인증사진을 찍어주세요. 
경기장의 다른 팬들에게 보여주세요.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걸 증명해 주세요.

#폭력은응원이아니다.
#정신차려파랑검정

Ultras Coast

여러분들은 인천 팬들의 사고 이후 이런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론 사고를 일으킨 몰지각한 이들이 모든 인천 팬들이 아니듯, 이처럼 진심을 담아 반성과 자성을 얘기하는 팬들 역시 모든 인천 팬들의 메시지는 아닐 수 있습니다. 혹자는 서포터스의 그룹 내부의 주류가 아닌 이들이 주류인 이들을 이번 사고를 빌미로 공격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을 내놓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 모든 걸 떠나 생각하고 싶습니다. 저는 인천 팬도 아니고, 기자 생활을 하면서 인천을 전담한 적이 한 번도 없어 그들의 내부 사정을 모릅니다.

그래도 의미를 크게 부여하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풋볼 보헤미안은 설령 그게 모든 인천 팬들의 메시지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함께 개선해나가자는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긍정적인 스노우볼을 일으켜 기분 좋은 효과를 만들어냈으면 좋겠습니다. 추악했던 이번 사고 이후 얻어가는 자그마한 가르침 덕에 훗날 K리그의 환경이 개선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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