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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질문에 대부분 짤막한 답변을 남기는 식이었지만, 마음 속에 담긴 감정이 꽤 진심으로 다가왔습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새로 승선한 스트라이커 오세훈은 두고 하는 말입니다.

 

오세훈은 오는 66일 밤 9(한국 시각)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그룹 5라운드 싱가포르 원정 경기를 위해 지난 2일 저녁 동료들과 함께 싱가포르에 입성했습니다. 2024시즌 일본 J1리그에서 마치다 젤비아의 돌풍을 이끄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는 오세훈은 김도훈 임시 감독의 호출을 받아 A대표로서 검증을 받게 됩니다.

 

여러모로 시선을 모을 수밖에 없는 선수입니다. 이번 싱가포르 원정에 임한 대표팀의 명단은 조금 색다릅니다. 지난 2년간 대표팀 최전방을 책임졌던 황의조와 조규성이 없으며, 그 백업 구실을 맡았던 오현규도 이번에 오지 못했습니다. 지난 3월에 최고령 A매치 데뷔를 한 주민규가 그나마 연속성을 가진 국가대표 발탁에 성공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오세훈이라는 새 이름이 등장했습니다.

“일단 기뻤지만 명단에 포함됐다는 자체가 너무나도 영광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좋은 것뿐만 아니라 책임감이 제일 먼저 생겼던 것 같아요. 대한민국 나라 대표를 위에서 뛴다는 자체가 책임감을 일단 가장 크게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오세훈의 국가대표 발탁 소감입니다. 오세훈은 2024시즌 일본 J1리그에서 17경기 출전 61도움을 기록하며 쾌조의 페이스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경기력을 보이면 대표팀의 부름을 받는 게 꽤 합당해 보입니다. 그리고 프로 데뷔팀 울산 HD FC를 떠나 일본으로 건너온 후 지금의 경기력을 보일 때까지 2년 동안 꽤나 고생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올해 준수한 경기력과 대표팀 발탁은 오세훈에게는 고무적인 결과물입니다. 더욱이 울산 팬들의 큰 비난을 사며 감행한 이적이었기에 오세훈이 지난 2년 동안 맛본 몰락은 다른 누구도 아닌 오세훈에게 너무 치명상으로 남을 만한 일이었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경험한 용병의 삶이 얼마나 냉혹한지를 뼈저리게 느꼈을 오세훈입니다.

“일본 간 거에 대해서는 후회는 없었는데 일본 가는 그런 과정에 대해서는 조금 후회를 했었던 것 같아요. 그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제가 성장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충분히 2년이라는 시간이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울산에 그냥 남아있는 게 더 나았던 선택이었을까요? 오세훈은 그래도 일본으로 가는 게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일본에 가면서 매끄럽지 못했던 이적 과정이 계속 마음에 남았던 듯합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갑작스레 J1리그 하위권이었던 시미즈 에스펄스 이적, 게다가 시미즈가 지불해야 했던 바이아웃 금액과 관련한 갈등 등이 원인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오세훈과 홍명보 울산 감독의 말이 서로 다르기도 했습니다. 자연히 울산 팬들의 미운 털이 박혔는데요.

 

“아쉽기라기보다 제가 후회를 많이 했었죠. 그리고 울산 팬들이나 감독님을 포함해서 모든 분들에게 죄송했던 것 같아요.”

 

이번 싱가포르 원정을 통해 2년 동안 마음 속에만 담아두고 앓았을 사과를 했습니다. 그래선지 조금은 후련해보이는 표정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음의 짐을 덜었으니 6일 싱가포르전에서 보다 건강한 멘탈 상태에서 승부에 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주민규와 경쟁에서 이겨야겠지만요. 그런데 풋볼 보헤미안이 보기에는 3월에 처음 실험한 주민규와 이제 갓 선발된 오세훈의 출발선 차이가 그리 커 보이진 않습니다. 더군다나 지금 대표팀은 임시 감독 체제입니다. 멀리 볼 이유가 없는 김도훈 감독은 당장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는 선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시즌 골 수는 오세훈이 주민규보다 앞섭니다.

 

과연 마음 고생이 심했던 오세훈이 다가오는 싱가포르전에서 깜짝 선발 명령을 받을 수 있을까요? 오세훈은 이런 각오를 남겼습니다. 풋볼 보헤미안은 싱가포르 현지에서 그 각오가 현실이 될 수 있을지를 지켜보겠습니다.

“공격수로서 책임감을 다 해서 득점을 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리고 득점을 떠나 팀을 위해서 희생해서 다 같이 승리하는 게 저의 각오고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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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드래곤즈

풋볼 보헤미안 터뷰

 

전남 드래곤즈 FW

존 몬타노

 

2023시즌 전남 드래곤즈는 14득점 14도움을 기록하며 마구 날뛰던 발디비아를 가지고도 승격하지 못했습니다. 정확히는 플레이오프에 발을 담그지도 못했죠. 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지만, 지난해 전남을 설명할 때 발디비아를 빼놓고는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MVP급 활약을 보이는 선수라도 그저 그 선수에게만 의존해서는 팀의 목표를 이룰 수 없음을 증명한 사례가 아닐까요?

 

하지만 올해 2024시즌의 전남은 다를 겁니다. 발디비아는 지난해와 별반 다를 바 없이 뛰어납니다. 52도움을 기록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발디비아만 홀로 빛나는 팀이 아닙니다. 무명의 골잡이 김종민이 득점 순위 2(8)에 랭크되어 있으며, 지금 소개할 콜롬비아 출신 공격수 존 몬타노는 도움 순위 1(5도움)에 올라있기 때문입니다. , 이젠 발디비아가 외롭지 않습니다. 그리고 전남도 발디비아에만 의존하는 팀이 아닙니다.

 

몬타노의 가세는 여러모로 전남에 큰 힘이 됩니다. 공격수들이 그저 골만 노리고 뒤엉키면 조직력을 살릴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동료를 위한 도우미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도우미 구실을 몬타노가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직접 만났던 몬타노는 그게 바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이라며 팀의 목표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자세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몬타노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전남 드래곤즈 소셜 미디어

K리그가 마음에 듭니다

 

Q. 반갑습니다. 전남 유니폼을 입고 처음 경험하는 K리그 무대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떠하세요?

반갑습니다. 일단 저는 전남에서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매우 편안하고, 매 순간을 즐기고 있죠. 다른 문화에서 다른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계속 일하고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때 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한국에 오자마자 태국으로 가야했는데, 조금씩 잘 적응했다고 봅니다. 한국 문화를 조금 배웠는데 매우 좋은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있어 신께 감사드립니다.”

 

Q. 한국 생활은 어떠한지?

한국은 매우 평화롭고, 매우 윤리적이며, 존중을 중요시하는 나라인 것 같네요. 그리고 매우 안전한 나라입니다. 콜롬비아에선 파티를 즐기는 문화가 있는데, 한국에서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 같아요. 이런 한국 문화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기술, 문화 등 많은 면에서 더 발전된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Q. 직접 몸으로 겪어본 K리그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한국에서 꽤 많은 경기를 뛰었는데, K리그는 상당히 강도가 높고 다른 리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네요. , 매우 전술적인 리그로, 신체적으로 잘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좋은 리그이며, 상당히 강도 높습니다. 그래서 매일 조금씩 더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기를 뛰면서 K리그를 더 잘 알게 됐습니다. K리그가 마음에 듭니다. 계속해서 노력하고, 열심히 일하여 팀 목표와 개인 목표를 달성하고 싶습니다.”

 

Q. 다른 나라의 리그와 비교하면 어떤가요?

저는 콜롬비아·미국·엘살바도르 등 여러 리그에서 경기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강도입니다. K리그는 선수들이 더 많이 뛰고, 더 많이 압박하며, 전술적인 면이 매우 강합니다. 제가 뛴 중미 무대에서도 이런 경기가 종종 있지만 대개 볼을 가지고 정지하는 상황이 많습니다. 개념 자체가 다른 축구인 것 같아요. K리그가 훨씬 더 강하고, 훨씬 빠릅니다. 그런 면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중앙아메리카의 축구는 더 느리고, 여기는 더 빨라요.”

 

Q. 피지컬적으로 힘들지 않았는지?

어느 나라에서 뛰든 신체적으로 싸워나가야 한다고 봐요. 저는 늘 수준 높은 나라에서 경기하고 싶었습니다. 흥미로운 점도 많아요. 또한 한 인간으로서도 새로운 문화를 배우고 개인적으로 발전하고 싶습니다. 한국은 바로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전남 드래곤즈 소셜 미디어

내게 가장 중요한 건 항상 팀이 승리하는 것

 

Q. 공격 포인트(25도움)를 많이 만들어내며 빨리 적응하고 있습니다.

제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항상 팀이 승리하는 것입니다. 저는 도움을 주는 걸 좋아하고, 골을 넣는 것을 좋아하며, 경기에서 뛰는 걸 좋아합니다. 경기를 잘 하지 못하면 집에 가서 조금 슬퍼지기도 해요. 왜냐하면 저는 스스로에게 매우 엄격하거든요. 팀을 먼저 생각하고 싶습니다. 저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고, 항상 전술적인 움직임을 통해 팀을 돕는 걸 생각합니다. 그게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Q. 지난해 K리그2 MVP였던 발디비아와 함께 경기하고 있습니다. 호흡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일단 저는 발디비아를 존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클럽에서 매우 중요한 일을 해왔고, 작년에는 역사를 썼기 때문입니다. 발디비아는 매우 존경받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발디비아를 돕고, 발디비아뿐만 아니라 모든 팀 동료들을 돕기 위해 왔습니다. 그것이 제가 한국에 온 이유입니다.”

 

팀 동료들이 더 나은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 팀에 왔습니다. 예를 들어 발디비아가 작년에 10골을 넣었다면 올해는 15골을 넣도록 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이곳 한국에서 내가 바로 존 몬타노라고 말하고 싶다거나, 오로지 저만 생각하려고 온 게 아닙니다. 그런 상황이 절 매우 행복하게 만듭니다. 팀이 점점 더 나아지도록 기여하는 것이 저의 초점입니다. 어쨌든 발디비아는 매우 존경받고 있으며, 중요한 선수입니다.”

 

Q. 전남이 K리그2에서 2위를 기록 중입니다. 이 순위를 유지하고 싶을텐데요.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현재 2위인데, 이를 유지해야겠죠. 항상 상위권에 있고자 하는 욕망을 유지해야 합니다. 저는 이 순위에 있는 게 매우 좋습니다. 그리고 계속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열심히 뛰어야 합니다. 상위권에 있는 게 매우 즐겁고 유지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뛸 생각입니다.”

 

Q. 승격을 간절히 바라는 전남 팬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나요?

항상 우리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많은 아이들과 젊은이들이 많은, 아름다운 팬들입니다. 매우 귀여워요. 우리는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계속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목표인 승격을 이루기 위해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러분을 많이 사랑하고 있으며, 모두가 하나 되어 앞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모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뛸 것입니다.”

@전남 드래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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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 소셜 미디어

풋볼 보헤미안 人터뷰
 
포항 스틸러스 MF
오베르단
 
포항 스틸러스 중원의 지배자 오베르단은 여러모로 독특한 느낌을 주는 선수입니다.
 
첫째, 일단 브라질 선수 같지 않습니다. 멀리 네이마르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같은 슈퍼스타를 찾을 필요도 없이, 포항 바로 옆 대구 FC 에이스 세징야만 떠올려봐도 브라질 선수들은 화려하고 눈부시다는 느낌을 주잖아요? 그런데 오베르단은 그 화려함 없이도 축구를 기깔나게 잘한다는 느낌을 주는 선수입니다. 게다가 한국 선수 저리가라 할 정도로 많이 뛰고요.
 
둘째, 이렇게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인 선수가 불과 3~4년 전만 해도 프로 레벨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올해 28세인 선수이니, 20대 중반까지도 프로 무대를 밟지 못했다는 얘기인데요. 보통 이런 상황이 주어지면 축구 선수의 길을 포기하고 지도자로 전향하거나 아예 축구판을 떠나 일반인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런데도 이런 악조건을 이겨내고 축구 선수로서 입지를 다져 지금 K리그 중원을 씹어 먹고 있습니다. 새삼스럽지만 그 오베르단도 프로가 되지 못할 뻔한 브라질 축구판이 새삼 놀랍게 느껴집니다.
 
그 오베르단과 5월 15일 포항 스틸러스의 산실 송라 클럽하우스에서 만나 그의 커리어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이타적인 플레이로 중원을 떠받치는 그 플레이 스타일을 꼭 닮은 겸손한 언행과 태도에 감탄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게 있었습니다. 오베르단도 잠깐이나마 축구의 길을 포기했었다네요.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그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주세요.

@포항 스틸러스 소셜 미디어

이제 K리그에 완벽하게 적응
 
Q. 포항을 통해 K리그에 입성한 지 1년 반이 지났습니다. 한국 생활을 만족하는지?
“일단 작년에는 조금 적응하는 부분도 있었죠. K리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시스템적인 부분이나 이런 부분에서 좀 적응 기간이 많이 필요해서 조금 천천히 간 느낌이었다면 올해는 완벽히 적응을 하고 어떤 시스템으로 이제 K리그가 돌아가는지, 제가 어떤 플레이를 해야 되고 팀을 위해서 어떤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수월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해외 진출이 처음이라 들었습니다. 저도 10년 전에 월드컵 때문에 브라질에 간 적이 있어 아는데 정말 먼 나라더라고요. 이 먼 한국까지 오게 된 결심을 내린 배경을 듣고 싶습니다.
“사실 한국에 가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기 전에 브라질에서도 나름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었어요. 나름 잘하고 있었죠. 하지만 저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꿈 중 하나가 바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었어요.”
 
“때마침 이런 좋은 제안이 와서 올 수 있게 되었고, 또 처음 제안이 왔을 때 여러모로 이제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생각도 많이 해봤는데, 삶의 질이나 이런 부분에서도 브라질보다 훨씬 좋을 것 같다고 판단이 들더라고요. 해외 진출이라는 제 꿈을 이루고 싶었고, 정말 좋은 조건이라 결정하게 됐습니다.”

오베르단의 운명을 바꾼 카스카베우 입단식 사진 @카스카베우 홈페이지

축구를 한 달 정도 그만 뒀었다고?
 
Q. 프로필을 살펴보니 25세 이전에는 세미 프로 클럽에서 뛰었더라고요. 브라질은 정말 축구를 미친 듯이 좋아하고 잘하는 나라로 유명하잖아요? 20대 중반까지 프로 레벨 선수로 인정받지 못했을 때 고민이 컸을 것 같은데
“음… 처음에 히우 브랑쿠라는 정말 작은 팀에서 한 4년 정도 했는데, 그때 이제 첫째 아들도 태어났던 시기였어요. 그때 아들 키우는 게 정말 힘들었고, 경제적으로도 좀 어려워서 축구를 한 달 정도 그만뒀었습니다.”
 
“그리고선 다른 일들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이제 카스카베우 구단에서 같이 축구를 다시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왔어요. 거기서부터 이제 조금 축구 쪽으로 잘 풀리기 시작했고요. 카스카베우에 들어감으로써 피게이렌시라는 팀에 들어가게 됐고, 그때 해외에서 뛴 경험을 가진 선수들과 대화도 하면서 ‘해외에 나가면 정말 또 다른 좋은 조건들이 많이 있다‘는 걸 알게 됐죠. 해외에 나가고 싶다는 꿈을 꾼 이유죠.”
 
Q. 잠깐만요. 생계 때문에 축구를 그만 둘 생각을 했다고요? 그렇다면 다시 축구를 하게 되어 성공을 거두는 지금이 정말 행복할 듯한데요.
“그렇습니다. 말씀드렸듯이 축구를 그만둘 때는 생계적인 부분이 너무 컸고, 첫째 아들이 태어난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가정을 부양해야 되기 때문에 축구를 다시는 안 한다는 마음으로 나갔죠. 그래서 친구가 하는 그런 배터리 장사 하는 가게에 들어가서 일을 했어요.”
 
“배터리 가게 일을 하면서 전화 한 통을 받았는데, 그게 바로 카스카베우라는 팀에서 온 전화였죠.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하더라고요. 이제는 홀몸이 아니기 때문에 혼자 결정할 수 없어서 와이프랑 상의했는데, 와이프가 고민도 없이 ‘네가 하고 싶었던 일 아니냐’ ‘넌 축구하는 거 제일 좋아하지 않냐. 그냥 해. 괜찮다’ 이렇게 좋은 말을 많이 해줘서 마음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때 결정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어 늘 감사합니다.”

@포항 스틸러스

그래서 포항의 제안이 기뻤다
 
Q. 그토록 어렵게 커리어를 쌓다가 포항의 제안을 받았을 때 더욱 기뻤을 듯한데요.
“그냥 진짜 마냥 기뻤어요. 그러면서도 정확하게 어떤 팀인지는 몰라서 이제 집에서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한국에서 꽤 유명한 팀이고 준비된 클럽이라는 거를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제 제 꿈을 이룰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했죠. 그때부터는 이제 운동에 집중했습니다. 한국에 가게 됐으니 좀 오랜 시간 있고 싶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Q. 알고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때 포항 사령탑이었던 김기동 감독이 미친듯이 뛰는 선수를 무조건 잡아오라고 특명을 내렸다고 해요. 그 선수가 바로 오베르단이고요. 그만큼 힘든 역할을 받았을텐데, 안 힘들던가요?
“일단 제 스타일 자체가 원래 좀 많이 뛰는 편입니다. 그리고 제 포지션이 많이 뛰지 않으면 안 되죠. 그래서 체력적인 부분에서 경기 90분 뛰는 동안 많이 뛰는 건 그렇게 힘들진 않았어요. 처음에 그냥 한국 왔을 때는 뭐 기후나 시차 적응 이런 부분에서 좀 힘들었지, 그게 적응된 이후부터는 경기하는 부분 같은 건 원래부터 제가 해왔던 것들을 했기 때문에 크게 힘들지 않았습니다.”

@포항 스틸러스

심플한 플레이를 완벽하게, 내가 잘하는 게 아니라 포항이 잘하는 것
 
Q. 브라질 선수하면 다들 화려함을 떠올리잖아요. 수비수 같은 경우에도, 이를테면 다비드 루이스처럼 공격적인 선수가 떠오르고요. 그런데 오베르단 선수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죠. 제가 생각해도 브라질에는 재능을 타고나는 선수들이 많아요. 그런데 저는 호나우지뉴나 네이마르처럼 드리블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항상 심플한 플레이를 완벽하게 하자는 주의로 플레이를 해왔던 선수였습니다. 늘 이런 생각을 가지고 경기를 뛰기 때문에 말씀하신 그런 모습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네이마르처럼 드리블할 수 없기 때문에 제가 잘하는 걸 최대한 잘하고 싶어요.”
 
Q. 현재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K리그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팀도 작년에 FA컵 우승하는 등 큰 성공을 거뒀는데…
“사람들이 절 어떻게 평가하는 것은 차치하고요. 포항이라는 팀은 특정 누군가가 잘하는 팀이 아니고, 팀 전체가 각자 역할을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죠. 저는 작년 후반기에 다쳐서 FA컵 결승전 같은 경기를 못 뛰었는데 그래도 선수들이 우승을 해주었잖아요. K리그1에서도 2위를 해주었고요.”
 
“그런 걸 보면 제가 잘하는 게 아니라 모든 선수가 함께 노력해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게 포항이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저희가 상위권에서 계속 경쟁을 하고는 있지만, 제가 벤치에 앉거나 설령 게임을 안 뛰는 상황이 오더라도 포항은 충분히 상위권 경쟁을 할 수 있는 그런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Q. 포항은 오베르단 선수의 축구 인생에서 어떠한 의미로 남을 팀이라고 생각합니까?
“일단 제겐 정말 고마운 팀이죠. 제가 처음으로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팀이고, 정말 좋은 기억들을 만들고 있으니까요. 입단 첫 해에 다쳤음에도 불구하고 상도 탈 수 있었고요. 이런 좋은 경험들을 지금도 많이 하고 있고, 그래서 절 믿고 기회를 준 포항에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다른 생각하지 않고 정말 고마운 이 팀을 위해 보탬이 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노력하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은 없을 것 같습니다.”

@포항 스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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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 소셜 미디어

풋볼 보헤미안 人터뷰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감독

아마도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2024시즌 개막 전 가장 걱정 어린 시선을 받았던 지도자일 것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었거든요. 첫째, 박 감독이 현장 경험 감각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포항 사령탑 부임은 2019년 중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B팀 사령탑을 잠깐 맡은 후 무려 5년 만에 현장 복귀였습니다. 물론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으로서 피치 위 승부를 가장 지근거리에서 바라보긴 했으나, 제3자와 당사자는 엄연히 다르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었기에 박 감독의 ‘감’이 살아있을까 싶은 이들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포항은 김기동 감독(現 FC 서울 사령탑)이 지휘봉을 잡은 후 5년 동안 큰 성공을 거둔 팀이었습니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K리그1 준우승과 FA컵 우승까지 일구어냈죠. 소위 ‘매머드 클럽’과는 거리가 먼 포항의 한계를 뛰어난 지도력으로 큰 성과를 안겼던 김 감독의 서울 이적은 그 자체만으로도 포항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니 걱정이 생길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박 감독의 포항은 놀라운 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13라운드가 종료된 현재 7승 4무 2패를 기록, 김천 상무를 골득실에서 밀어내고 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안한 선두이기도 하고,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다는 점에서 포항의 이 순위가 유지될지 여부는 지켜볼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분명한 게 있습니다. 시즌에 앞서 섣부른 예상을 했던 모든 이들을 우습게 만들어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도자 박태하 감독이 궁금했습니다. 포항에서 박태하 감독을 만난 이유입니다. 여러분들도 이 인터뷰를 통해 '태하드라마'를 쓰고 있는 박태하 감독의 기질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포항 스틸러스


Q. 리그 선두권 다툼을 하고 있습니다. 예상대로 시즌이 잘 진행되고 있나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솔직히 지금 상황을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선수들의 땀과 노력 덕분이죠. 솔직히 시즌 개막 전에는 우려 속에서 출발했는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수들과 서로 소통하고 신뢰하며 좋은 분위기를 가져갔던 게 좋은 결과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Q.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 때문에 준비 기간이 적어 애로사항이 많았을 듯한데
“조바심보다는, 빨리 팀을 안정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래서 시간이 좀 걸릴 거라 예상했죠. 저는 한 6개월 내에 안정을 찾아도 굉장히 빠른 거라 생각했습니다. 기존 선수들이 축구 지능이나 경험이 충분했기 때문에 이 정도면 빨리 안정화될 거라 기대는 했는데, 의외로 다른 선수들도 잘 이해한 덕에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선수들이 그만큼 노력한 덕이라고 봐요.”

Q. 관련해서 감독님 개인적인 스트레스는 없으셨나요?
“스트레스는 없어요. 저는 중국에 있을 때도 그랬습니다. 물론 그게 경험이 됐을지는 몰라도, 아무리 고민한다고 해도 팀이 생각대로 굴러가진 않는다는 걸 알거든요. 팀을 만들어 가는 데에는 다 시간이 필요하고, 성공과 실패는 늘 50대50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소신 있게 하자고 생각했죠. 전술적 측면에서는 우리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 맞춰서 짜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난 것 같고요.”

Q. 전임 김기동 감독이 5년을 맡은 팀이라 변화를 준다면 꽤 힘들 거라 예상한 이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굉장히 빨리 팀을 추슬렀어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경험이 있는 선수들의 도움과 희생이 없었다면 힘들었습니다. 그들 덕에 그 밑에 있는 중참들과 새내기들이 잘 따라왔죠. 솔직히 훈련이나 경기를 하다 보면 선수 처지에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런데도 그 부정적인 것보다는 긍정적인 부분을 더 따르려고 했던 선수들의 자세가 참 고맙습니다. 믿고 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덕이라고 봅니다.”

@포항 스틸러스 소셜 미디어

Q.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바라봤을 팬들의 시선을 어떻게 느끼셨나요?
“지금은 제 처지에서는 경기력이나 결과 모두 만족하죠. 물론 팬들의 반응을 저로서 신경이 안 쓰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런 것에 신경을 쓰고 에너지를 쏟는 것보다는 우리 팀을 더 잘 만들어 결과를 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압니다. 솔직히 요즘은 조금만 경기력과 결과가 안 좋으면 다 감독 탓이잖아요? 그렇지만 웬만해서는 신경 안 쓰려고 해요.”

“지금 이기고 있기 때문에 기분 좋은 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이 분위기를 지속하려면 더 간절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주고 있습니다. 또, 설령 좋은 결과가 안 나더라도 우리가 즐겁게 준비하고 행복하게 해야 한다고 말이죠. 우리가 축구와 팀에 대해 소속감을 느끼고 같은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면 굉장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래도 결과가 나쁘다는 평가가 나온다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고요.”

Q. 지금 1위잖아요? 지금 시점에서는 의미 없다고 말씀하실 것 같은데, 그래도 포항이 1위라는 것에 의미를 두는 팬들이 많습니다. 자부심을 느끼시죠?
“자부심을 느끼죠. 사실 다른 사람들은 과연 현장에서 오래도록 떨어진 제게 감각이 있을까 혹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부정적 시선을 많이 던졌습니다. 더군다나 저는 K리그에서 처음 감독을 해보잖아요? 하지만 저는 도전자 입장에서 이것저것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중국에서도 그랬어요.”

“지금 언론에서도 8~9명 선수 정도만 주축이라는데 그렇지 않아요. 저는 지금 제게 필요한 선수들이 다 있어요. 다른 팀과 비교할 이유도 없고요. 그렇게 또 하나 깨우치는 거라 봅니다. 구단이 돈이 많고 능력이 되고 예산이 많다면 그 나름대로 맨 꼭대기에 올라가는 이유가 되겠죠. 하지만 저는 팀을 새로 만들어가는 것도 재미이자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선수들이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서는 정답은 없지만, 저는 제 나름대로 선수들을 대하고 끌어내려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결국 정답은 저만의 방식이라 할 수 있겠죠.”

Q. 그렇다면 팬들을 포함해 세상 모든 사람에게 ‘한번 두고 봐라’라는 마음도 가지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제가 알았던 포항과 지금은 다르죠. 대학 시절 제가 비록 좋은 선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드래프트 1순위로 들어와 군 시절을 제외하면 12년 동안 몸담은 팀이었습니다. 거의 10년을 포항과 함께하고 여기서 은퇴했죠. 그때 제 모습이 사람들의 가슴 속에 남아 감독이 된 지금 더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어찌 보면 운명 같은 일이잖아요? 굉장히 큰 영광이자 감사할 스토리고요. 그래서 제가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포항이라는 팀과 도시는 제가 살고 있는 곳이며, 앞으로 살아가야 할 도시입니다. 지금이야 성적이 좋아서 이런 얘기를 편하게 할 수 있지만, 성적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제 감정을 솔직하게 얘기하고 과거 K리그의 명문이었던 포항에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늘 가지고 있어요. 설령 나중에 잘못되더라도 말이죠.”

@포항 스틸러스 소셜 미디어

Q. 정재희 선수가 정말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본래 번쩍거릴 줄 아는 선수였지만, 이렇게 포인트가 많이 나오는 건 기대 이상입니다.
“우리가 뭘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을 했습니다. 현대 축구 트렌드가 무엇인지 감독이라면 다들 고민하잖아요? 새로운 게 없나 유튜브나 와이스카웃을 통해 여러 가지를 살피죠. 그걸 참고로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빠른 선수가 있다면 최대한 우리 팀에 도움 될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항상 고민했습니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그 장점을 살려 성과를 내고 있으며 팀으로서도 도움이 되는 부분을 찾고 있습니다.”

“사실 (정)재희뿐만 아니라 (김)종우나 (황)인재도 잘하고 있어요. 황인재의 경우 선방도 잘하자면 그 친구에게서 빌드업을 원했거든요. 요즘은 트렌드가 골키퍼도 볼을 잘 차야 하잖아요. 그런데 발기술이 처음에는 좋지 않은 골키퍼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엔 잔 실수가 잦았거든요. 그런데 제 생각대로 잘 따라오길래 나중에 알고 보니 어렸을 적엔 수비수를 했다더라고요. 그래서 인재한테 ‘실수해도 좋다. 골 먹어도 좋다’라고 자꾸 독려합니다. 덕분에 실수가 많이 줄고 좋은 플레이를 펼치고 있어요.”

Q. 그런데 프로 레벨에서는 완성된 선수로 팀을 만들어 가는 게 아닌가요? 뭔가 가르칠 만한 상황이 아니잖아요? 훈련할 때 꽤 갑갑할 듯한데
“잘 안되면 솔직히 짜증도 나죠. 하지만 그걸 현장에서 표현하면 다음 단계로 발전하지 않잖아요. 다른 예를 들어보죠. 수비수인 (이)동희는 처음에는 스리백의 오른쪽 수비수로만 뛰었어요. 동계 훈련 때 연습 경기를 치러보니 걱정이 되더라고요. 근데 지금 보니 무척 발전했잖아요. 수비 좋지 헤딩도 우수하지 스피드도 괜찮지, 여기서 빌드업까지 좀 더 하면 국가대표로 성장할 만한 자원이라고 봐요. 이렇게 될 수 있도록 인내해야죠.”

@포항 스틸러스 소셜 미디어

Q. 외국인 선수는 어떤가요? 조르지는 골이 없다고 팬들이 걱정하던데요. 수비수인 아스프로도 마찬가지고요.
“아스프로는 제가 불러서 얘기했어요. 사실 AFC 챔피언스리그 준비 때문에 너무 완벽하게 맞추려고 해서 널 영입한 감이 있다고요. 반면 조르지는 포인트 면에서는…. 네, 수치적으로는 좋지 않죠. 그런데 보이지 않는 무형적인 부분에서 매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일단 상대를 흔들어놓으면 그 빈틈을 다른 선수가 공격하게끔 하고 있습니다. 이 친구가 골만 터지면 더욱 좋은 일이겠죠.”

Q. 조르지가 많이 조급할 듯한데…
“아무래도 어린 선수인 데다 순진하다 보니 상처를 받을 수 있겠죠. 하지만 저는 ‘조급해하지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해라. 지금 너는 괜찮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주전(5월 12일) 이후에는 ‘너 이렇게 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지금까지 잘한다 잘한다했지만, 지금부터는 냉정하게 평가할 수밖에 없.. 그러니 집에 가서도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 생각하라’고 혼을 냈습니다. 그리고 조르지가 어려워도 (이)호재 역시 나쁘지 않거든요. 다른 기술 좋은 선수들도 열심히 하고 어필도 하고 있으니 적절히 조합해야 할 것 같아요.”

 

Q. 현재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향후 우승 경쟁도 해볼 만한데요?
“우승 경쟁 여부는 그때 가서 다시 말하겠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리그 판도는 어떤가요? 포항에 유리한 그림 같은데) 아니죠. 예를 들어 전북 현대도 만만하게 볼 팀은 아니죠. 게다가 대구를 볼 때도 그래요. 그 스쿼드로 어떻게 그런 경기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데 기어이 결과를 내더라고요. 또 순식간에 경기 스타일도 바뀌고요. 그건 감독의 몫이겠죠.” 

“사실 감독의 경험이 없다 혹은 프로의 경험이 없다 이런 잣대가 기준점을 어디에 둘 지에 따라 확 달라진다고 봅니다. 그래서 팬들도 그런 얘기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고 봐요. 물론 팬들께 이런 말을 하면 더 자극받을 것 같은데, 사실 감독 평가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다는 걸 말하고 싶은 겁니다. 아무리 베테랑 지도자가 와도 팀이 망가지고 실패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반대로 초보가 오더라도 성공할 수 있죠. 저는 그런 걸 중국에서도 정말 많이 봤거든요.”

Q. 마지막으로 가벼운 질문 하나 할게요. 외부에서 감독님의 포항 축구를 ‘태하드라마’라고 표현해 주는 게 어떠세요? 
“이야깃거리도 될 수 있고,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좋은 일이죠. 솔직히 감독 처지에서는 이른 시간에 득점하고 경기가 진행됐으면 좋겠는데, 그만한 능력까지는 아직 도달하지 못해 이런 얘기가 나온다고 봅니다. 그래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해주고 결과를 만들어오는 선수들 항상 감사합니다.”

@포항 스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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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다 젤비아

풋볼 보헤미안 人터뷰

일본 J리그
마치다 젤비아 FW
나상호

2024시즌 일본 J1리그에는 굉장히 놀랄 만한 돌풍이 불고 있습니다. 

마치다 젤비아, 한국과 교류가 많아 어지간한 팀은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일본 J리그 판이지만 이 팀에 대해 들어본 이는 그리 많지는 않을 듯합니다. 그럴 만 한게, 1989년 도쿄 사회인 리그에서 시작해 35년 만에 J1리그에 발을 들인 입지전적 클럽이기 때문이거든요. 늘 하부리그가 주 무대였고, 이처럼 일본 최상위 리그를 누비는 건 올해 들어 처음입니다.

그런 팀이 15라운드가 종료된 일본 J1리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 돌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볼 일이나, 확실한 건 이 돌풍의 중심에는 한국인 삼총사 나상호·오세훈·장민규가 있습니다. 이중 맏형인 나상호는 현재 마치다 젤비아에서 가장 ‘레벨이 높은 선수’라 할 수 있겠는데요. 과거 FC 도쿄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봤던 이 선수가 이제 K리그와 FIFA 월드컵을 자양분 삼아 마치다의 에이스로 맹활약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죠. 

나상호 선수와 최근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2023시즌 FC 서울에서 제법 준수한 활약을 펼친 후 ‘승격팀’ 마치다로 갔던 이유, 지금 마치다에서 즐기고 있는 ‘행복 축구’, 그리고 한동안 멀어진 축구 국가대표팀에 대한 솔직한 심경까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미 <베스트 일레븐>을 통해 짤막하게 소개했는데, 거기서 다루지 못한 얘기까지 최대한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립니다. 일종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죠.

@FC서울

“서울 팬들은 제 마음 속에 늘 남아있습니다”

Q. 일본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예, (오)세훈이와 (장)민규가 함께 있어서 적응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잘 소통하면서 뛰니까 효과도 나오는 것 같아서 아주 잘 지내는 것 같습니다.”

Q. 현재까지 10경기 2골 1도움인데, 스스로에 대한 평가는?
“부상 복귀 후 공격 포인트를 계속 올리고는 있는데,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많아요. 그래도 팀이 제게 잘 맞는 스타일이라 앞으로도 좋은 공격 포인트를 또 많이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일단 서울을 떠나 마치다로 이적한 배경이 궁금해요. 서울의 에이스 중 하나였는데, 그때 마치다로 가는 결심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작년에 서울 팬들에 절 많이 좋아해주셨죠. 비록 경기 결과나 순위는 조금 미약했지만, 그래도 개인 공격 포인트는 좋았던 편이라 그런지 서울 팬들께서 남아줬으면 하는 그런 바람이 제게 보였었어요. 그래서 서울 팬들에게 좀 미안한 부분인데, 다만 제가 예전에 FC 도쿄에서 있었을 때 이루지 못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때마침 J리그에서 다시 제안이 와서 선택을 했습니다.”

“그런데 마치다까지 찾아주시는 서울 팬들이 꽤 많아요. 마치다까지 와주시니까 서울 팬들께 항상 고마움을 느낍니다. 마치다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다 보면 또 좋은 방향으로 또 흘러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늘 서울 팬분들은 제 마음속에 좀 남아 있습니다.”

@마치다 젤비아


“마치다는 한국적인 팀, 한국 동료들과 함께 ‘승격팀 우승’ 꿈꿔”

Q. 직접 얘기했듯 FC 도쿄에서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다시 J리그에 도전하고 싶었던 이유가 있을까요?
“2019년에 도쿄에 입단했을 땐, 모든 게 처음이었어요. 처음 경험하는 해외였고, 용병이었죠. 핑계를 대자면 처음이라는 이유 때문에 적응을 잘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경험도 많이 부족했고요.”

“그때와 지금 모두 똑같은 J리그지만, 그래도 제가 성장한 것 같아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을 경험하면서 성장했고, 그때 쌓은 경험을 무시하지 못하겠더라고요. 경험이 쌓이니 좀 더 여유를 찾을 수 있었고, 그래서 예전에 J리그에서 뛰었던 것과 달리 지금은 공격 포인트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많은 팀 중 마치다 젤비아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일단 저를 적극적으로 원하기도 했고, 스타일을 살펴보니 J리그에선 흔치 않은 전술을 가지고 있어요. J리그는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바탕으로 한 축구를 하잖아요. 그런데 마치는 어찌 보면 한국적인 색깔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 스타일에 맞춰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 선수 중 하나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오세훈 선수와 콤비 플레이가 대단한 결과를 내고 있는데요.
“민규도 있죠. 이 친구들이랑 또 이제 재밌게 좋은 시간들 보내고 있어요. 세 명이서 함께 출전하면 모두 한국 선수들이다보니 소통도 서로 열심히 하며 항상 좋은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제가 도움을 줘서 세훈이가 골을 넣기도 하고, 세훈이가 도움을 줘서 제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 수 있었죠.  그게 결과로 이어지고 있고요.”

Q. 예전에 가시와 레이솔 삼총사(홍명보·황선홍·유상철)이 생각나네요. 그런데 마치다 젤비아가 무려 J1리그 1위를 달리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낯선 팀인데, 일본에서는 이변이라며 더 놀랄 듯한데
“그렇죠. 아무도 예상 못했죠. 그런데 한 가지 일화가 있어요. 동계 훈련 때 미팅을 했는데, 쿠로다 고 감독님께서 올해 목표를 얘기하시는데 승격팀답지 않다는 생각을 했어요. 뭔가 일을 내겠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중상위권에는 머물 수 있겠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잘할 줄은 몰랐죠.”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욕심이 나죠. 그래서 선수들은 물론 코칭스태프도 우승을 목표로 뛰고 있어요. 물론 아직 라운드 로빈이 한 번도 돌지 않았고 여름이 되어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안심하긴 어렵다는 건 알아요. 추후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나올 것 같은데, 그래도 지금 우리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고 봅니다. 비록 우리가 ‘승격팀’이지만 정말 우승까지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

“대표팀에 다시 부름 받도록 노력, 올해는 끝까지 잘하고 싶어”

Q. 대표팀 얘기 잠깐 하죠. 지난해 6월 A매치 2연전 이후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 아쉬움이 클 듯한데

“일단 대표팀이라는 자리는 쉽게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닌 걸 알고 있습니다. 감독님의 성향에 맞게 갖춰져야 되는 자리죠. 그래도 축구 선수에게는 늘 국가대표로 뛰고 싶다는 게 목표잖아요. 그래서 소속팀에서 잘하고 있으면 다시 부름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J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하고 있어요.”

Q.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밖에서 보는 마음이 편치 않았을 텐데
“저는 일단 팬의 입장에서 봤던 것 같아요. 친구들도 뛰고 있고, 가까이서 보던 선후배가 뛰고 있는 팀이니까요. 제가 함께 뛰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경기를 이겼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응원했어요. 비록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진 못했지만, 그래도 저는 열심히 응원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대회가 끝난 후 다시 대표팀에 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하자는 동기 부여를 가졌습니다.”

Q. 그 ‘팬의 입장’이라는 게 선수 입장에서는 쉽지 않을 듯해요. 더군다나 1년 전에 월드컵을 뛴 선수니까
“쉽지 않죠. 그래서 저기에 뛰고 있었더라면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부름은 받지 못했고, 현실을 받아들여야죠. 그냥 응원했습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올해 정말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클 듯한데, 각오를 전한다면?
“지난해에 시즌 초반이 좋았고 마지막엔 주춤했죠. 올해는 후반기까지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게 목표입니다. 그걸 달성하면 한층 더 선수로서 성장했다는 의미를 가질 수 있으니까요. J리그에서도 나상호라는 선수를 충분히 보여주고, 결과와 내용 모두 가져오고 싶어요. 비록 외국인 선수긴 하지만, 그래도 제 역할은 충실히 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마치다 젤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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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풋볼 보헤미안 人터뷰

인천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

솔직히…, 관중석에 있는 팬 때문에 팀이 피해를 입는다면 가장 화가 날 법한 이는 피치에서 피땀 흘려 뛴 선수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화가 나진 않더라도 원망하게 될 법한 일이 아닐까요? 머리로는 그래도 우리 팬이라는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사람이라는 건 감정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지난 11일 인천 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졌던 인천 유나이티드 팬들의 물병 투척 사건 이후 인천 선수단 그리고 그들을 이끌고 있는 조성환 감독이 딱하게 느껴졌던 이유기도 합니다. 16일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홈 경기 응원석 폐쇄(5경기)와 벌금 2,000만 원 징계를 받은 직후, 조 감독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났습니다. 

18일 하나은행 K리그1 2024 13라운드 대전하나 시티즌 원정 경기를 위해 이곳을 찾은 조 감독에게 억울할 법하다는 말을 건넸습니다. 그랬더니 제 생각과는 완전히 다른 답이 날아왔습니다. 시쳇말로 ‘1도 관련 없을 법한’ 조 감독은 도리어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떻게든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말하려는 조 감독을 보며, 프로 축구팀의 감독은 정말 힘든 직업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남이 벌인 일에도, 때로는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니까요. 그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인천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Q. 선수단 분위기는 어떤가요?
“감독으로서 여러 상황이 있었는데, 저도 그 일에 대해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어쨌든 벌어진 일이고, 하루 빨리 추스르는 길은 승점 3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경기력과 결과로 팀 이미지 등 여러 부분들을 쇄신해야 할 것 같습니다.”

Q. 선수단이 잘못해서 물병 투척 사건이 일어난 건 아닙니다. 억울한 감도 있을 듯한데…
“아닙니다. 뭐… 선수단이 아니라 저도 만약에 제르소가 퇴장을 안 당했다면…, 워낙 준비하는 과정에서 저희들이… 아, 감독의 느낌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잘 준비했다. 오늘 경기는 좀 기대가 된다’라는 것 말입니다. 경기 흐름이 좀 나쁘지도 않았고요. 단지 저는, 항상 호사다마라고 또 좋은 경기 흐름이나 아니면 좋은 일들이 있을 때 안 좋은 일들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퇴장당한 제르소에게 말을 건네지 못한 것에 책임을 느낍니다. 제르소가 K리그에서 워낙 또 경험을 또 많이 한 선수잖아요. 그래서 굳이 제가 선수한테 ‘네가 우리 팀에 주요 공격수고 많은 어떤 그런 견제가 들어올 것’이라고 이야기를 안 하더라도, 혹은 ‘멘탈적으로 이겨내야 된다’는 말을 안 하더라도 잘 해줄 것이라는 생각에 제가 말을 좀 더 아꼈습니다. 어떻게 보면 좀 더 감독으로서 한 번 더 노파심에 더 한 번 더 짚어줬더라면 하는 전 아쉬움이 있었고, 그런 부분들이 없었다면 그런 일들이 또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 같고요.”

 

“ 그래서 이건 선수단의 잘못이 아니다 아니면 누구의 잘못이다 이런 걸 떠나고 싶어요. 그리고 꼭 잃는 것만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더욱 또 성숙된 팬 문화가 또 자리 잡을 수도 있고, 우리 팀뿐만 아니라 다른 팀도 그런 반면교사를 삼을 수 있으니까요.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입니다. 또 이걸 어떻게 우리가 잘 좀 더 좀 더 세련되게 잘 극복을 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인천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Q. 선수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주었나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이건 좀 더 우리 스스로가 또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일입니다. 누군가에게 전가시킬 수 있는 부분들이 아니기 때문에 개개인적으로 좀 더 반성을 하고 우리가 또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열정적인 팬들이라는 인천의 이미지가 반감된 부분이 엄청나게 큰데 이런 부분들을 불식시킬 수 있는 거는 
우리 경기력이고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인천은 강하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언제 강했냐고 말한다면, 그냥 팀으로 같이 열심히 했을 때 강한 면모를 보였다고 봅니다. 예전에 저희들이 승점 매번 헌납했던 승점 자판기가 아니라 상대도 이제 인천을 많이 신경 쓰는 팀으로 거듭났다는 건, 그만큼 또 한 단계 올라와 있는 뜻이겠죠.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선수들도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또 이런 상황에 대해서 좀 이겨내자고 선수들과 결의를 다졌습니다”

 

Q. 제르소에게는 어떤 얘기를 해주었나요?

“괜찮냐고, 오히려 제가 더 질책보다는 위로를 해줬습니다. 끝나고 라커룸에서 공개적으로 
선수들한테 사과도 했고, 그 마음은… 선수의 성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또 많이 힘들까 하는 또 생각도 가졌습니다. 저도 팀의 감독으로서 안타까운 일이지만 제르소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라 제가 그걸 못해서 미안하다는 생각을 해서 좀 많이 좀 위로를 해줬습니다. 선수가 제일 많이 힘들죠. 저도 아니고 본인 스스로가 제일 힘들기 때문에 잘 이겨내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르소도 한층 더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밝아졌고요.”

@인천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https://youtu.be/sIV3SEW5VQ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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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 보헤미안 人터뷰

 

포항 스틸러스

MF

정재희

 

2024시즌 포항 스틸러스의 돌풍이 거세다. 시즌 개막 전 5년 동안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김기동 감독을 FC 서울로 떠나보낸 포항은, 박태하 감독 체제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박 감독 역시 한국과 중국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지도자이긴 해도, 김기동 감독 체제가 워낙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있던 포항을 이어받자마자 결과물을 낼 수 있으리라 여긴 이들이 많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항은 12라운드가 종료된 518일 현재 하나은행 K리그1 2024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2741패로 승점 25점을 기록, 1점 차로 동해안 라이벌 울산 HD FC를 따돌리고 1위다. 아직 시즌이 한참 남았다고는 해도, 이처럼 포항이 두각을 나타낼거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한 선수가 있으니 바로 돌격대장정재희다. 정재희는 71도움을 기록, 현재 K리그1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골 폭풍을 일으키며 포항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이 정재희를 만나 2024시즌 놀라운 활약상의 비결을 물었다. 정재희는 놀랍게도 그저 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올해 포항의 페이스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포항은 영원히 강하다."

 

운이 따른 덕에 공격 포인트가 나오고 있다

 

Q. 이번 시즌 굉장히 좋은 시즌을 치르고 있다. 스스로 평가한다면?

이번 시즌은 제가 교체로 주로 출전하고 있잖아요. 운이 좀 많이 따르는 것 같아요. 또한 지난해 부상이 워낙 컸기 때문에 몸 관리를 제일 우선적으로 하면서 경기를 치르고 있는데 운이 따른 덕에 잘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운이라기엔 포인트가 많은데?) 그래도 운이 크다고 생각합니다(웃음)”.

 

Q. 커리어 내내 올해처럼 폭발적인 시즌을 보낸 건 처음인 듯하다. 무엇이 가장 많이 달라졌나?

앞서 언급했듯이 안 다치려고 해요. 몸 관리를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이렇게까지 관리를 했던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입니다. 덕분에 몸도 더 가벼워지고 경기력적인 측면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Q. 지난 2022시즌 포항 유니폼을 입은 후 올해 3년차다. 3년 전 포항에 오게 된 계기는?

저는 프로 데뷔 후 줄곧 K리그2에서만 뛰었었기 때문에 1부로 오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포항에서 제안이 왔을 때 주변 선수들에게 김기동 당시 감독님에 대해 물어봤어요. 그런데 안 좋은 평가가 하나도 없어서 포항에 오면 저에게 득이 될 게 많겠다고 생각했죠. 김 감독님의 지도 덕분에 편하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게다가 포항이 역사가 있는 팀이잖아요. 동료 선수들이 뛰어났어요. 그래서 저도 거기에 맞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포항에 온 결정이 옳았다고 봅니다.”

 

Q. 지난해 부상 때문에 힘들었을 텐데 무슨 생각이 들었나?

시즌 초 1~2라운드 때 골을 넣어서 시작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다쳤어요. 처음에는 3개월 정도면 복귀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4개월이라고 하더라고요. 재활을 열심히 했는데 다시 다치고, 반복되면서 힘들었어요. 차라리 더 큰 부상을 당해 아예 시즌이 끝났더라면 모르겠는데 돌아올 때쯤 다시 다치니까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는 절대 다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Q. 올해 포항이 박태하 감독 체제로 바뀌었다. 부상 복귀 직후인데다 감독도 바뀌어 겨울에 고민이 많았을 듯한데

말씀하신대로 감독님이 바뀌긴 했죠. 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실지도 잘 모르는 상황이었고요. 하지만 안 다치면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감독님 마음에 들 수 있게끔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동계 훈련 때부터 천천히 준비했습니다. , 저는 개인적으로 감독님들이 시키는 걸 최대한 하려는 스타일인데요. 그걸 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Q. 박태하 감독이 가장 원했던 게 뭔가?

제가 뛰는 공격형 미드필더들에게는 넓게 벌려서 공격하고 수비할 때는 합세하는 걸 원하세요. 저 역시 수비를 많이 도와주는 유형이라 감독님 전술과 맞는 것 같아요.”

 

Q. 아까 운이 좋다고 했는데 그 운도 준비하는 사람에게만 오는 법인데

하지만 막상 제가 골을 넣는 장면이나 이런 걸 보시면 진짜 운이 좋긴 했다고 생각하실거에요. 골대 맞고 저한테 굴러오고 공이 제 발 앞에 떨어지는 장면들이 좀 많거든요. 물론 거기서 제가 골대 안에 집어넣었다는 거는 운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과정들이 저한테 오는 그런 걸 보면 운이 좀 있긴 있다고 생각합니다(웃음).”

 

Q. 그렇다면 생각 이상으로 잘 풀리는 시즌인 만큼 이걸 최대한 활용하고픈 생각일 텐데

그런데 저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내색을 하지 않으려는데 자꾸 포인트 생각이 들긴 해요. 어쨌든 상위권에 있으니까요. 그러다 자꾸 생각이 들면 아니야 그러지 말자라고 스스로를 다독입니다. 그렇게 주변에 휘둘릴 일 없이 제 자신을 잡으려고 하고 있어요. , 골을 많이 넣긴 했어도 만족스럽진 않아요. 골 장면은 많은데 전체적인 경기력으로 보면 제가 정말 잘한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Q. 포항 순위가 1위인 상황이다. 여러모로 2024시즌 걱정이 컸을 포항 팬들에게 자부심을 안길 만한 상황이 주어졌는데

요즘 포항 응원 문구에 포항은 영원히 강하다라는 말이 새겨져 있어요. 그게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좀 들고요. 누가 나가든 누가 또 진짜로 새로운 선수가 와서 또 잘하게 됩니다. 솔직히 저희도 시즌 전 이렇게 1위를 달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올해는 예년과는 다른 것 같아요. 작년만 해도 저희가 선두였던 울산 HD를 추격할 찬스가 주어졌을 때 늘 져서 기회를 놓쳤는데요. 올해는 정반대인 것 같아요. 우리가 비기니까 울산이 극장골 먹고 비기더라고요. 이런 운까지 도와준다면 올해 저희가 좀 더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Q. 포항 3년차로 아는데 울산을 언급하는 거 보니 포항 선수 다 됐다는 생각도 든다.

근데 여기 있으면 그런 주변에서 워낙 그렇기 때문에 느낄 수밖에 없어요. , 항상 우리 윗 순위가 울산이었기 때문에, 다른 팀보다도 일단 울산 제일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울산과 라이벌리를 체감하니 밖에서 볼 때랑 완전히 다를 듯같은데) 저는 본래 2부 선수였기 때문에 그런 걸 아예 거의 거기에 관심이 없었어요 여기 와보니까 이제 팬들도 그렇고 약간 그 라이벌전이라는 게 오히려 더 울산이랑 하면 더 재미있는 상황이 되고 그런 걸 좀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Q. 올해는 포항이 높은 순위에 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 그들이 틀리고 있어요. 그들에게 메시지를 남긴다면?

포항은 영원히 강하다. 이 한마디면 될 것 같아요. 여기에 시즌 끝날 때까지 우리가 잘할 거라는 의미가 담겨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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