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대구를 다녀왔습니다.
대구 FC-울산 현대의 대결,
부쩍 팬덤이 커져 영남 지역의 인기 클럽이 된
두 팀의 승부라 꼭 취재해야겠다는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도착 후 들었던 생각은...
아 덥습니다.
정말 덥습니다.
대프리카의 위력,
새삼 대단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런데 그 더위도
축구팬들의 행렬은 막을 수 없더라고요.
이날 경기는 만석!
이번 시즌 대구의 다섯 번째 만석 경기였습니다.
그런데 전광판에 굉장히 익숙한
사람의 뒷 모습이 보였습니다.
대구의 라이징 스타
고재현 선수가
메가폰을 잡았더라고요.
처음엔 고재현 유니폼 입은
팬인 줄 알았는데
진짜 레알 참트루
고재현 선수였습니다.
대구의 메인 응원가인
'그 겨울'을 선창하고
후~ 하! 하는 그 응원도 리딩하고
대구 팬들의 호응도 대단하고!
어제 경기도 경기지만
제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바로 응원 단상에 선
고재현이었습니다.
저번에 대전하나 시티즌이 낳은
'대전의 아들' 황인범도 그렇고
완전 대구 성골 로컬보이라
'대구의 아들' 고재현도 이런 모습을 보이는게
저는 정말 보기 흐뭇합니다.
예전만 해도 선수들이 이런 자리에
나서는 걸 그리 좋아하진 않았거든요.
선수 처지에서는 늘 당연하다듯
받았던 응원이어선지 몰라도
메가폰 잡고 응원하는 자신의 모습을
전혀 생각하지 못한 선수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향도 점점 옅어져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마 유스 시절부터 자주 접하고
흥얼거렸던 응원가라 그런거지 싶습니다.
근거가 뭐냐고요?
얼마 전 끝났던
K리그 유스 챔피언십 때
힌트를 얻었거든요.
U-17 대회 우승팀
전북 현대 영생고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 후 불렀던 노래가 바로
오오렐레였습니다.
아, 어린 선수들이 팬들의 응원가를
자신들의 노래로 여긴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황인범과 고재현을 보니
그 문화가 어린 선수들 사이에서는
꽤 오래 전부터 자리잡은 듯한 느낌도 듭니다.
어찌 됐든 확실한 건
옛 선수들과 달리
팬들과 함께 응원가를 부르는
어린 선수들의 문화 덕에
팬들은 스타디움에서
더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앞으로도 자꾸
제2의 고재현
제2의 황인범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선수가 선창하는 응원가는
팬들 입장에서는 더 부르기 좋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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