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 보헤미안입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나름 선전을 펼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 내부에서는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을 향한 비판 의견이 꽤나 나온 듯합니다.
인도네시아 매체 <자와포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신 감독과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에 대한 평가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습니다. 신 감독의 몇몇 결정이 실책으로 간주되면서 팀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서 지금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0월 초 치러졌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그룹 2연전에서 1무 1패를 기록했습니다. 바레인 원정에서는 2-1로 앞서다 추가 시간을 지나치게 많이 부여한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 끝에 2-2로 비겼고, 중국 원정 경기에서는 1-2로 패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2연전의 목표가 승점 4점이었다는데요.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인도네시아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 회장과 신태용 감독간 비공개 회의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아랴 시눌링가 인도네시아축구협회 집행위원이 지난 24일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국립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은 이렇습니다.
시눌링가 집행위원은 “패배 후에 회장님께서 모든 정보를 받으셨고, 그 후에 신태용 감독을 다시 인도네시아로 소환하셨다. 회의는 잘 진행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나아지기를 기대한다”라며 “신 감독에게 왜 졌는지 모든 걸 물어보는 게 당연하다. 왜 바레인전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졌는지 물었다. 추가 시간이 얼마나 주어졌든 끝까지 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물론 심판 문제도 다뤄야겠지만, 우리는 우리대로 평가해야 한다. 마지막 순간에 왜 집중력이 무너졌는지 그 부분이 중요하다. 차라리 바레인처럼 좀 드러누워 시간을 끌기도 해야 하는데 우리는 너무 성실하게 경기하느라 그걸 놓쳤다. 우리 선수들은 너무 진지하게만 했다, 공을 끝까지 가져가려고만 했다”라고 좀처럼 납득되지 않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시눌링가 집행위원은 소위 ‘침대축구’하는 게 나쁘지 않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시눌링가 집행위원은 “드라마 좀 찍는 것도 괜찮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은 이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 아마도 혼혈 선수가 많아서 그런지, 인도네시아 드라마나 시트콤을 잘 안 봐서 그럴 수도 있다. 그래서 드라마틱한 플레이가 부족한 것 같다”라고 황당한 주장을 하기도 했습니다.
시눌링가 집행위원이 이렇게 기자회견까지 열어 신 감독에 대해 언급한 건 최근 인도네시아의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소셜 미디어상에서 #ShinTaeYongOut 태그가 확산되고 있는 것을 우려해서인 듯합니다. 이 네티즌들은 신 감독의 중국 원정 선발 라인업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는 축구팬들입니다.
시눌링가 집행위원은 중국전에서 신 감독님의 선수 기용과 전술이 문제였다는 비판이 많아도, 지금은 지지와 단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시눌링가 집행위원은 “지금 당장 STY 아웃이라고 할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지금 팀이 하나로 뭉치는 것이다. 당장은 단합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일단 팬들을 달래는 멘트도 남겼습니다.
인도네시아 축구를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 레벨에 올려놓았음에도, 심지어 3차 예선에서 죽음의 조에 배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승점 3점을 얻는 등 분전하고 있는 것을 떠올리면 생뚱맞은 경질 여론과 이에 해명하는 인도네시아의 분위기는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한편 신 감독의 인도네시아는 오는 11월 15일 일본전, 19일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안방인 겔로라 붕 카르노 국립경기장에서 치릅니다. 홈 경기이긴 하지만, 객관적 전력상 열세인 상태에서 임하는 이 경기에서 가혹한 평가 잣대를 내미는 게 아닌지 걱정입니다.
이상 풋볼 보헤미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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