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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 기자회견 중인 손준호 ⓒJTBC 캡쳐

풋볼 보헤미안입니다.
 
손준호는 1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중국에서 구금되었던 상황에 대해 설명했습니다다. 손준호의 이번 기자회견은 중국축구협회(CFA)가 축구계 내 승부조작 및 뇌물수수에 연루된 축구인들의 징계를 내리게 되면서 마련되었습니다.
 
중국축구협회는 중국에서 뇌물 수수 혐의로 1년 동안 구금되었던 손준호에게 중국 내 축구 활동 영구 제명 처리를 내렸습니다. 손준호 이외에도 중국 축구계 내 부패와 관련된 이들에 대한 징계 역시 내리면서 이 사안을 FIFA에 보고할 예정입니다. 만약 FIFA에서 중국의 통보를 승인할 경우 중국 내 징계가 FIFA 가맹국 전체에 적용됩니다. 즉, 손준호는 K리그에서도 뛸 수 없는 선수 생명의 위기에 직면한 셈인데요.
 
손준호는 11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승부조작 혐의를 전면 부정했으며, 이는 중국 내 법정에서도 일관되게 주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가족까지 들먹이는 중국 공안의 협박에 어쩔 수 없이 거짓 자백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일단, 사건의 전개와 이해를 돕기 위해 손준호의 이번 사건 타임라인과 기자회견의 주요 요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산둥 타이산 시절 손준호 ⓒ중국 시나닷컴

▲ 중국 공안으로부터 체포 구금된 손준호 사태 타임라인
 
2023년 5월 12일 손준호, 상하이 홍차오 공항에서 가족들과 한국으로 귀국하던 중 공안으로부터 ‘비공무원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
2023년 5월 16일 손준호 측, 승부 조작 및 뇌물 수수 혐의 전면 부인
2023년 5월 16일 중국 외교부, 손준호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 발표: ‘비공무원 뇌물 수수 혐의’ 때문
2023년 5월 17일 손준호, 심양 한국 총영사관 통해 가족에게 “나는 괜찮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 메시지 전달
2023년 6월 1일 대한축구협회,전한진 경영본부장과 협회 변호사를 중국에 급파
2023년 6월 5일 대한축구협회, ‘빈손 귀국’
2023년 6월 18일 중국 공안, 손준호 구속 수사 전환
2023년 9월 4일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 중국 정부에 체포 철회 요청
2023년 11월 23일 중국 외교부 입장 발표 : 법치 국가로서 엄격히 법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2024년 3월 25일 손준호 석방 후 한국 귀국
2024년 6월 14일 손준호 수원 FC 입단
2024년 6월 23일 손준호 프로 복귀전
2024년 8월 27일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손준호 발탁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리스크’ 언급
2024년 9월 10일 중국축구협회 공식 발표: 손준호, 승부조작 및 뇌물수수 혐의로 중국 축구계 내 활동 영구 제명
2024년 9월 11일 손준호 측 긴급 기자회견

산둥 시절 손준호의 모습 ⓒ중국 시나닷컴

▲ 손준호의 기자회견 요점
 
· 공항에서 체포되었을 때 매우 놀라고 충격을 받았다. 가족들 앞에서 체포된 터라 감당하기 힘들었다.
· 번역기를 통해 뇌물수수 혐의로 체포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 매우 혼란스럽고 믿을 수 없었다.
· 체포된 후 줄곧 무죄를 주장했다.
· 하지만 극도의 공포와 강압 수사를 받았다. 작은 죄라도 인정하라고 거짓 자백 요구도 받았다.
· 구치소에서 중국 공안으로부터 20만 위안(한화 약 3,700만 원)을 받았다고 인정하면 석방해 주고 한국에서 축구 선수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 가족에게 돌아가기 위해 죄를 거짓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 중국 현지 변호사에게서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사실을 말하라는 조언을 받고 거짓 자백을 전면 번복했다.
· 승리 수당이 16만 위안(약 3,000만 원)인데 고작 20만 위안을 받고 승부조작할 이유가 없다.

진징다오와 손준호의 모습 ⓒ중국 시나닷컴

· 진징다오(한국명 김경도)는 한국어를 잘해 교류가 깊었고,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 돈을 빌려주고 받는 금전 거래도 있었다.
· 승부조작이 설계되었다는 그 경기가 끝난 지 5~6일 뒤에 진징다오로부터 20만 위안을 받았다. (중국 언론에서 제기하는 해당 경기는 2023년 1월 산둥-상하이 하이강전)
· 하지만 이 거래는 승부조작과는 관련 없다. 승부조작과 관련해서는 중국 법정에서도 단 한 번도 인정한 적이 없다.
· 그런데 이 20만 위안을 받은 것에 이유를 현재는 기억하지 못한다.
· 중국 법정으로부터 판결문을 받은 적이 없다. 중국 변호사를 통해 확인하겠다.
· 중국 공안으로부터 아내가 넘겨받은 스마트폰을 포렌식 했으나 관련 내용이 전혀 없었다. 증빙 자료는 없다.
· 중국 측은 음성이 담기지 않은 영상과 거짓 자백 내용을 제외하면 증거가 전혀 없다.
· 이 사안에 대해 추후 발설하지 않기로 중국 측과 합의했었다.
· 그런데 중국축구협회가 공식적으로 영구 제명을 발표해 기자회견을 하게 되었다. 이제 잃을 게 없다.
· 증거가 없어 FIFA가 중국축구협회의 통보를 받아들일 리 없다.
· 만약 받아들인다면 FIFA와 CAS(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하겠다.
· 현재 FIFA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어떠한 통보를 받은 게 없으며, 수원 FC와도 추후를 논의해 보겠다.

산둥 시절 손준호의 모습 ⓒ중국 시나닷컴

손준호의 이번 기자회견은 여러모로 의구심만 더 키운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일단 산둥 타이산에서 함께 뛰었던 조선족 출신 전 중국 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진징다오에게서 받은 20만 위안(한화 약 3,700만 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평소 금전거래가 있었던 진징다오로부터 돈을 받은 건 사실이긴 하나, 무엇 때문에 받았는지 기억에 나지 않는다는 설명은 사실 쉽게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함께 기자회견에 동석한 에이전트는 중국에서 많은 연봉을 받고 중국 위안화로 평소 써온 터라 이 정도의 거금이 마치 사이버 머니처럼 느껴질 정도였다는 비유는 더욱 납득하기 힘들고요. 정작 중요한 건 그의 간곡한 호소만 있을 뿐, 현재로서는 손준호 측이 내세울 수 있는 증빙이 전무하다는 것입니다.
 
일단 <체단주보> <시나닷컴> <소후> 여러 중국 매체에서도 손준호의 이번 기자회견을 발 빠르게 정리해 중국 팬들에게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번 손준호의 기자회견에는 중국의 사법과 수사 체계를 전면 부정하는 내용까지 담겨 있습니다. 손준호의 말이 사실이라면, 한국과 중국의 외교 문제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국인이 외국에서 강압 수사에 거짓 자백까지 강요받았다는 일이니까요. 사실 여부를 떠나서도, 중국 외교부가 발끈하며 반응할 사안인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여러분들은 손준호의 이번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상 풋볼 보헤미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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